▲ 지지자들 앞에서 연설하는 트럼프
기후위기는 과학의 문제가 아니라 정치의 문제라는 인식
트럼프에게 기후위기는 과학적 사실이 아니라 정치적 프레임이다. 그는 기후위기를 “좌파가 만든 공포 마케팅”, “국민을 통제하기 위한 수단”으로 규정해왔다. 기후변화 논의가 강화될수록 규제는 늘어나고, 정부 권한은 커지며, 기업 활동은 제약을 받는다. 트럼프는 이를 자유시장에 대한 공격으로 해석한다. 기후위기는 자연 현상이 아니라 정치 권력이 만들어낸 허구라는 인식을 지지층에게 심어주는 것이 그의 기본 전략이다.
▲ 트럼프는 화석연료 산업 보호를 위해 기후위기를 부정한다?
석유·가스 산업과 결합된 정치 생태계
트럼프 정치의 핵심 후원 세력은 화석연료 산업이다. 미국의 셰일오일, 천연가스, 석탄 산업은 기후위기 담론이 확산될수록 직접적인 타격을 받는다. 탄소 규제, 배출권 거래, 친환경 전환 정책은 이 산업 구조를 무너뜨리는 정책이다. 트럼프는 이 산업을 ‘미국 제조업의 심장’으로 규정하며 보호한다. 기후위기를 부정하는 것은 곧 이 산업을 지키는 정치적 선택이다.
반엘리트 정서와 과학 불신의 결합
트럼프 정치의 중요한 자산은 반엘리트 정서다. 워싱턴 관료, 학자, 언론, 국제기구를 ‘국민 위에 군림하는 집단’으로 규정한다. 기후과학자들 역시 이 프레임 속에 들어간다. IPCC, NASA, 유엔 기구가 발표하는 과학 보고서는 ‘글로벌 엘리트의 음모’로 치환된다. 복잡한 과학 모델보다 “난 추워서 난방을 켜야 한다”는 직관이 더 설득력 있는 정치 언어가 된다.
중국 견제 논리와 기후정책의 충돌
트럼프는 기후위기를 “중국이 미국을 약화시키기 위해 만든 사기”라고 반복적으로 주장해왔다. 친환경 전환은 제조원가 상승과 산업 구조 재편을 동반한다. 그는 이를 미국 산업의 경쟁력을 약화시키는 정책으로 본다. 반면 중국은 국가 주도로 전기차, 배터리, 태양광 산업을 육성하며 기후산업을 새로운 패권 수단으로 활용한다. 트럼프는 기후정책을 산업전쟁의 패배 전략으로 규정한다.
▲ 트럼프의 기후위기 부정은 과학 무지가 아니라 보수 유권자 결집을 위한 선거 전략이며 권력 계산이다.
선거 전략으로서의 기후부정
기후위기 부정은 단순한 신념이 아니라 선거 전략이다. 미국 중부와 남부의 보수 유권자들은 에너지 산업과 밀접하게 연결돼 있다. 탄소 규제는 곧 일자리 감소로 인식된다. 트럼프는 기후위기 부정을 통해 이들의 불안을 정치적 지지로 전환한다. 기후위기를 믿느냐의 문제가 아니라, 누구 편에 설 것이냐의 문제로 재구성하는 것이다.
트럼프가 기후위기를 사기라고 부르는 이유는 과학을 몰라서가 아니라, 정치적으로 그렇게 말하는 것이 유리하기 때문이다. 기후위기는 그에게 환경 문제가 아니라 권력의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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