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윤효용 기자= 인도네시아 축구협회(PSSI)가 신태용 감독을 경질한 배경에는 네덜란드 스타급 감독 선임이 있었다.
PSSI는 하루 전인 6일(한국시간)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신태용 감독과 인도네시아 성인 대표팀, U23(23세 이하) 감독직 계약을 종료한다"라고 발표했다.
그러면서 PSSI는 “이번 결정은 인도네시아 축구협회와 국가대표팀이 팀의 성과와 인도네시아 축구 국가대표팀이 달성할 장기적인 목표에 대해 오랫동안 신중하게 고려하고 평가한 결과 내려진 것이다”라며 경질 사유을 전했다.
신 감독의 성과를 놓고 보면 다소 이해할 수 없는 행보다. 신 감독은 지난 2020년 인도네시아 대표팀 감독으로 부임한 뒤 훌륭한 성과를 내며 팀을 발전시켰다. 부임 직후 동남아시아의 월드컵으로 불리는 스즈키컵(현. 미쓰비시 일렉트로닉 컵)에서 준우승이라는 성과를 냈고, 2023 카타르 아시안컵에서는 16강 진출에 성공했다. U23 대표팀을 이끌고 지난 2024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에서 황선홍호를 꺾고 4강에 진출하기도 했다. 현재 진행 중인 월드컵 아시아 예선에서는 C조 3위를 달리며 본선행을 노리고 있다.
최근 김상식 감독이 이끄는 베트남이 우승한 미쓰비시컵에서는 조별리그에서 미끄러지며 탈락했다. 그러나 유럽파 선수들 차출이 어려워 정상적인 전력을 가동할 수 없었다. 그럼에도 PSSI는 신태용 감독과 결별을 선택했다.
인도네시아가 갑자기 감독 교체를 하는 배경에는 네덜란드 커넥션이 있다. 스페인 '마르카'에 따르면 네덜란드 출신 슈퍼스타 패트릭 클루이베르트와 판할 전 감독이 인도네시아를 이끌 전망이다. 클루이베르트가 감독으로. 감독직에서 은퇴한 판할 감독은 디렉터를 맡을 전망이다. 이들은 아약스와 바르셀로나에서 선수와 지도자로 한솥밥을 먹었는데, 이제 인도네시아의 월드컵 진출에 힘을 보탤 예정이다.
인도네시아는 그동안 이중국적 선수들을 적극적으로 '영입'해 전력을 강화해왔다. 네덜란드 식민지였던 국가라 주로 네덜란드 혼혈 선수가 많다. 지난 1년간 인도네시아 대표팀 경기에 출전한 해외파는 21명인데, 그 중 유럽파가 14명이나 됐다. 이번 월드컵 예선에서도 11명의 선수 중 10명을 네덜란드 출신 선수들을 앞세워 경기를 치렀다. 지난 11월 일본과 맞대결에서는 최전방 공격수 라그나르 오랏망운부터, 라파엘 스트라윅, 나탄 추아온, 톰 헤이, 칼빈 페르동크, 저스틴 허브너, 제이 이즈스, 케빈 딕스, 골키퍼 마르턴 파스까지 총 9명이 네덜란드 출생이었다.
인도네시아는 내친 김에 네덜란드 출신 감독과 디렉터까지 데려오면서 '네덜란드 커넥션'을 완성한다. 클루이베르트의 감독 능력은 확실하지 않지만, 디렉터로 합류하는 판할 감독은 네덜란드를 이끌고 월드컵 3위를 거둘 정도로 화려한 커리어를 자랑한다. 물론 성공 여부는 미지수다. 신 감독이 지금껏 잘 만들었던 팀에 사령탑이 바뀌면서 큰 혼란이 발생할 가능성도 있다.
사진= 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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