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환율이 금융위기 이후 처음으로 1470원 수준까지 올라섰다. 전문가들은 달러화 강세압력이 여전히 높아 1500원까지 올라설 수 있다고 보고 있다.
27일 오전 10시 33분 기준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장 마감가 대비 8.50원 오른 1478.10원을 기록중이다.
장 중 고가 기준으로 보면 금융위기 당시인 2009년 3월 16일에 기록한 1488.0원 이후 15년 9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이는 국내 정치 불확실성과 미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금리 인하 속도조절이 글로벌 달러화의 강세를 부추기고 있어서다.
전규연 하나증권 연구원은 "우리나라 12월 소비심리가 88.4포인트로 전월보다 12.3%포인트 하락하고 경기에 대한 기대감이 급락한 가운데 정치 불확실성이 장기화될 수 있다는 우려도 불거지고 있다"며 "이에 따른 원화 가치의 평가절하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외국인의 국내 주식 및 채권 순매도 움직임이 지속되며 달러 유출 압력이 높아졌다"고 덧붙였다.
전 연구원은 내년에도 달러화 강세 지속으로 상반기까지 원·달러 환율의 상승세가 이어질 것으로 봤다. 특히 1500원도 염두에 둬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2025년 상반기 원·달러 환율은 미국 예외주의, 트럼프 집권 2기 무역분쟁 심화로 인해 추가 상승할 가능성이 높다"며 "트럼프 취임 직전 환율의 시작점이 어디에 위치해 있는지에 따라 2025년 환율 경로가 달라질 것이며, 환율이 안정되지 않는다면 내년에 1500원대도 열어둘 필요가 있다"고 우려했다.
이어 그는 "내년 환율 경로는 상고하저의 움직임이 전개될 것으로 예상하나, 원화의 대내외 취약성과 미국 예외주의 지속, 무역분쟁 리스크 등을 고려할 때 시점은 다소 지연될 수 있다"면서 "미 달러에 대한 롱(매수)심리가 유지되는 동안 원·달러 환율의 상승 기조는 이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양성모 기자 / 경제를 읽는 맑은 창 - 비즈니스플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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