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서울외환시장에 따르면 전날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 종가(1456.4원)대비 8.4원 오른 1464.8원에 장을 마감했다.
장 중 한때 1465.9원에 거래되며 글로벌 금융 위기였던 2009년 3월 16일 1488.0원을 기록한 이후 15년 9개월 만에 최고치를 경신했다.
원·달러 환율이 고공행진하는 배경으로 국내 정치 불확실성과 미국 연준의 금리인하 속도 조절에 따른 강달러 현상이 지목된다.
전규연 하나증권 연구원은 "국내 정치 불확실성이 지속되고 있는 데다 미 연준의 금리 인하 속도 조절이 글로벌 미 달러 강세를 부추겨 원화가 대내외적으로 어려운 상황을 직면하고 있다"며 "탄핵 정국 여파로 국내 12월 소비 심리가 위축되고, 정치 불확실성이 장기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면서 원화 가치의 평가절하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외국인의 국내 주식·채권 순매도 움직임이 지속되면서 달러 유출 압력도 높아졌다"고 덧붙였다.
내년 미 연준의 금리 인하 기대가 연내 1.4회 내외로 줄어든 가운데 한미금리 역전 폭이 확대될 것이라는 우려도 원화 약세를 유도할 전망이다.
전 연구원은 "환율이 안정되지 않는다면 내년에 1500원대 환율도 열어둘 필요가 있을 것"이라며 "내년 상반기 원·달러 환율은 미국 예외주의, 트럼프 집권 2기 무역분쟁 심화로 추가 상승할 가능성이 높은 만큼 트럼프 취임 직전 원·달러 환율의 시작점이 어디에 위치해 있는지에 따라 내년 환율 경로가 달라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상현 iM증권 연구원은 장기적으로 볼 때 원·달러 환율 1500원을 열어둬야 한다고 분석했다. 박 연구원은 "원·달러 환율이 1460원대에 안착하는 분위기"라며 "1450원 초반에서 국민연금 헤지 물량이 환율 추가 상승을 방어하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이 있었지만, 예상과 달리 헤지 물량이 나타나지 않으면서 원·달러 환율이 1460원대에 안착했다"고 말했다.
이어 "달러화 지수가 19일 108.4에서 26일 기준 108.14로 하락했음에도 불구하고 원·달러 환율만 상승했다는 점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박 연구원은 탄핵 정국에 대한 외국인의 우려가 확산을 원·달러 환율 상승 원인으로 지목했다. 그는 "당초 국회 의결로 탄핵 리스크가 조기 매듭 지어질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장기화할 가능성이 커지면서 국가 신인도 및 외국인 자금 흐름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실제로 한국 신용부도스와프(CDS) 프리미엄은 물론 국내 신용 스프레드가 완만하지만, 상승 흐름을 보이고 있는데 외국인이 바라보고 있는 한국에 대한 시각이 악화하고 있음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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