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여행업계는 고환율이 장기적인 소비 위축으로 이어질까 우려하고 있다. 국내 대표 여행사들은 "당장 취소율에는 변동이 없다"면서도 "시장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전했다. 지금의 고환율이나 사회적 분위기가 내년 2분기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A업체는 "겨울 여행은 방학맞이 가족 여행이나 장거리 여행이 많아 (환율 상승으로 인한) 20~30만원 정도의 추가 비용 때문에 예약을 취소하는 사례는 많지 않다"고 말했다. 다만 "취소율보다는 예약률 및 신규 모객에 영향을 끼칠 수 있어 대응책을 마련 중이다"라고 덧붙였다.
실제로 B업체는 "계엄 사태 이후 모객이 전년 동기 대비 10%가량 하락했다"고 전했다. "프리미엄 상품은 취소율이 낮은 편이지만 요즘처럼 사회 분위기가 좋지 않으면 예약률에 영향을 끼친다"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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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차액 추가 비용 발생·해외 거래처 결제대금 상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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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업계는 개인 고객의 예약 취소 외에도 업체 차원의 피해도 있음을 지적했다. 가장 대표적인 사례가 환차액으로 인한 피해다.
A업체는 "환율이 치솟으면 상품에 따라 환차액을 추가 입금해야 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때 소비자들은 불편을 겪게 된다"면서 "소비자 부담을 최소화하기 위해 환차액 중 일부를 여행사가 부담하기도 해 수익성이 감소할 수 있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모든 여행 상품은 설명란에 환차액 추가 부담 여부를 명시하고 있으니 고객들은 안내 사항을 확인한 후 예약하실 것을 추천한다"고 조언했다.
B업체는 "해외 거래처에는 통상 모객이 끝나고 3개월이 지난 후에 입금하는 편인데 결제시기에 갑자기 환율이 치솟으면 수익이 감소할 수밖에 없다"며 "프리미엄 상품이나 장거리 상품 등 거래금액이 많을수록 고환율 피해도 증가한다"고 말했다.
C업체는 환율이 지나치게 오르면 여행 품질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지적했다. "가성비 패키지여행은 상품 가격을 쉽게 올릴 수 없기 때문에 패키지 구성이 달라질 수 있고 이는 곧 여행 품질 저하와 고객만족도 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여행업계는 고환율보다는 사회 분위기가 더 큰 위험요소라고 입을 모았다. 고환율로 인한 비용 부담은 일시적이거나 전체 여행 경비의 몇퍼센트 수준에 그치지만 불안정한 정국, 소비 위축, 여행을 꺼리는 분위기 등이 업계에는 더 독이 된다는 주장이다.
C업체는 "당장 내년 1분기면 벚꽃 여행, 추석 연휴 장거리 여행 등 예약이 본격화될 텐데 그때까지 환율이나 정국이 안정화되지 않는다면 업계 피해가 확대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국내 대표 여행사들은 난국을 타개하기 위해 프로모션, 할인 등 고객 혜택에 집중하면서 모객을 강화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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