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신문 문영서 기자】 국내 기업들의 경기 전망이 역대 최장기 연속 부진을 기록했다. 이는 고환율과 내수부진 장기화 영향에서 기인한 것으로 풀이된다.
26일 한국경제인협회(이하 한경협)가 발표한 ‘2025년 1월 전망 기업경기동향조사(BSI)’에 따르면 다음달 BSI 전망치는 84.6을 기록했다. 이는 2022년 4월(99.1)부터 2년 10개월 연속 기준선 100아래로, 1975년 1월 조사가 시작된 이래 역대 최장기 연속 부진이다.
BSI가 100보다 높으면 전월 대비 긍정적 경기전망, 100보다 낮으면 부정적 경기 전망을 의미한다.
하락 폭도 두드러졌다. 2024년 12월(97.3) 대비 12.7포인트 내려간 수치로 코로나19가 본격화됐던 2020년 4월 25.1포인트가 떨어진 이후 4년 9개월만에 최대 낙폭이다.
업종별 1월 경기 전망은 제조업(84.2)과 비제조업(84.9)이 동반 부진할 예정이다. 제조업 BSI는 올해 3월(100.5) 기준선 100을 초과한 이후, 4월(98.4)부터 다시 10개월 연속 기준선 아래에 머물고 있다. 지난달 긍정 전망(105.1)을 보였던 비제조업 BSI(84.9)는 전월 대비 20.2포인트 급감하며 한 달 만에 기준선 100을 크게 하회했다.
제조업 세부 업종(총 10개) 중에서는 전자 및 통신장비(105.3)만 유일하게 호조 전망을 보였다. 기준선 100에 걸친 의약품(100.0)을 제외한 나머지 8개 업종은 업황 악화가 전망된다.
비제조업 세부 업종(총 7개) 중에서는 운수 및 창고(103.8)만 유일한 호조로 조사됐다. 기준선 100에 걸친 전기·가스·수도(100) 여가·숙박 및 외식(100)을 제외한 4개 업종은 업황 악화가 예상된다.
한경협은 연말·연초 직접적인 수요 증가가 예상되는 운수 및 창고업을 중심으로 비제조업의 기업심리 개선이 이루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1월 조사 부문별 BSI는 모든 부문에서 부정적으로 전망됐다. 내수(88.6)·수출(90.2)·투자(89.4)는 2024년 7월 이후 7개월 연속 동반 부진했다.
특히, 내수 BSI(88.6)는 2020년 9월(88.0) 이후 52개월 만에 최저치, 수출 BSI(90.2)는 2020년 10월(90.2) 이후 51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하면서 내수와 수출 모두 기록적인 부정 전망을 나타냈다. 투자 BSI(89.4)는 2023년 4월(88.6) 이후 21개월 만의 최저치다.
한경협 이상호 경제산업본부장은 “트럼프 신정부 등 대외 경영환경 변화에 더해 국내 정치 불확실성이 고조되면서 환율 변동성 확대, 내수부진 장기화 등의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며, “환율 안정 노력과 함께 산업활력 회복을 위한 지원 등 경제살리기에 만전을 기하고, 경영 불확실성을 가중시키는 입법논의를 지양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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