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역 인근에서 연인을 살해한 의대생이 1심에서 징역 26년형을 선고받았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우인성 부장판사)는 20일 살인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남성 최모(25) 씨에게 징역 26년을 선고했다. 앞서 검찰이 청구한 전자발찌 부착명령 및 보호관찰 명령 청구는 기각했다. "범행 경위나 범행 이후의 정황을 고려하면 공동 범행을 저지를 개연성이 있다고 보이지는 않는다"는 이유다.
재판부는 "피해자는 피고인을 상당히 신뢰하고 의지했던 것으로 보이며, 피고인은 범행 당일 무방비한 상태에 있던 피해자를 살인했다"며 "미리 범행도구를 준비하고 피해자를 흉기로 여러 번 찌른 점에서 살인에 대한 확정적 고의가 있는 것으로 보이며 범행 수법이 잔혹하고 비난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이어 "살인은 법이 수호하는 최고 가치인 인간의 생명을 침해하는 것으로 어떤 방법으로도 회복할 수 없다"며 "이로 인해 피해자의 지인들은 다시는 피해자를 볼 수 없게 됐고 그들이 받은 상실감과 충격감, 정신적 고통의 수준을 가늠하기 어렵다"고 판시했다.
최 씨는 지난 5월 연인 관계이던 20대 A씨와 결별 문제로 다투다 강남역 인근 건물 옥상으로 데려간 뒤 흉기를 찔러 살해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사건 현장은 2016년 '강남역 여성살해 사건' 현장과 불과 500미터(m) 떨어진 곳이었다.
검찰 조사 결과 최 씨는 A씨 살해 전 흉기와 청테이프 등을 미리 준비했으며, 사이코패스 진단검사(PCL-R) 결과 사이코패스 진단 기준 해당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앞서 검찰은 지난 결심공판 당시 최 씨에게 사형을 선고하고 전자장치 부착 30년 및 보호관찰도 명령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당시 A씨의 아버지는 법정을 찾아 "최 씨에게 사형을 선고해 피해자 가족들이 미약하나마 고통에서 벗어나게 해주길 간청드린다. 만천하에 살인자들이 잔혹한 범죄행위를 저지르지 못하게 해달라" 무릎을 꿇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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