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수미가 1983년 30대부터 말년까지 솔직하게 써 내려간 일기가 '나는 탄원한다 나를 죽이는 모든 것들에 대하여'라는 책으로 12일 출간됐다. 유가족은 책 인세는 전액 기부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김수미는 "이 책이 출간된 후 제 가족에게 들이닥칠 파장이 두렵다"면서도 "주님을 영접하고 용기가 생겼다. 자살을 결심한 사람들, 그리고 청소년들에게 제가 지금 이 나이에, 이 위치에 있기까지 제 삶의 철학을 알려주고 싶어서다"라고 적었다.
고인은 생전 진행 중인 사업이 워낙 많았고, 지난 2021년에는 F&B 사업과 관련해 미납금 문제로 A씨로부터 민사 소송을 당하기도 했다. 또 올해 초 나팔꽃 F&B는 김수미와 정명호 이사를 특정경제범죄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 횡령 혐의로 고소했다.
이와 관련 김수미는 "주님, 저는 죄 안 지었습니다", "오늘 기사가 터졌다. (중략) 횡령이라니 정말 어이가 없다"고 호소했다. 그녀의 딸은 "엄마는 나중에 무혐의나 무죄가 되는 문제가 아니라 기사 한 줄이 나는 게 무섭고 수치스럽다고 생각했다"며 "겉보기와는 달리 엄마가 기사, 댓글에 엄청나게 속상해하고 견디기 힘들어했다"고 덧붙였다.
말년에 앓은 공황장애에 대한 두려움도 일기에 담겼다. 김수미는 "정말 밥이 모래알 같고 공황장애의 숨 막힘의 고통은 어떤 약으로도 치유할 수 없다"고 했다. 또 다른 날에는 "공황장애, 숨이 턱턱 막힌다. 불안, 공포, 정말 생애 최고의 힘든 시기였다"고 적었다.
이러한 와중 김수미는 회사의 압박 탓에 홈쇼핑까지 출연해야 했다고. 딸 정씨는 "스트레스와 공황장애로 정신적으로 힘드셔서 안정을 취해야 하는 상태였다"며 "즐거운 마음으로 해도 에너지 소모가 큰 게 홈쇼핑인데 압박 속에서 하시려니 힘들어했다"고 기억했다.
일기장엔 고인의 연기 열정도 담겼다. "목숨을 걸고 녹화하고, 연습하고, 놀고, 참으면 어떤 대가가 있겠지"(1986년 4월), "어제 녹화도 잘했다. 연기로, 70년 만에 다시 데뷔하는 마음으로 전력 질주해서 본때를 보여주자"(2004년 1월), "너무나 연기에 목이 말라 있다"(2017년 2월) 등의 내용이다.
iMBC연예 이호영 | 사진 iMBC연예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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