걸그룹 뉴진스를 제작한 민희진 어도어 전 대표가 어도어와 모회사 하이브를 떠난다. 모회사 하이브가 민 전 대표를 향해 '경영권 찬탈' 의혹을 제기하며 감사권을 발동한 지 7개월 만이다.
민 전 대표는 20일 입장문을 내고 "저는 오늘 하이브와 체결한 주주 간 계약을 해지하고 어도어 사내이사에서도 사임한다"며 "계약 위반사항에 대한 법적 책임을 하나하나 묻겠다"고 밝혔다.
민 전 대표는 사내이사에서 물러나게 된 이유에 대해 "지난 4월 하이브의 불법 감사로 시작된 7개월여 넘게, 주주간 계약을 지키고 어도어를 4월 이전과 같이 제자리로 돌려놓기 위해 제가 할 수 있는 모든 노력을 다해왔다"라며 "그러나 하이브는 지금까지도 잘못을 인정하지 않고 있고 변할 기미도 전혀 없기에 더 이상의 노력은 시간 낭비라는 판단으로 결단을 하게 됐다"라고 밝혔다.
그는 "하이브가 벌인 24년도의 만행은 케이팝 역사에서 전무후무한 사안으로 기록될 것"이라며 "하이브가 소수 주주이자 대표이사인 내게 경영권 찬탈이라는 해괴한 프레임을 씌우고 마녀사냥을 하며 대기업이라고는 믿기 어려운 무지하고 비상식적인 공격을 해댔다"고 지적했다.
이어 "하이브의 도덕적 해이는 이미 극에 달하여 더러운 언론플레이도 지속되겠지만 이제는 대중들마저 그 패턴을 읽어내는 지경에까지 이르렀을 것이라 걱정되진 않는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 희대의 사건은 아직 끝나지 않았지만 근 반년 동안 지치지 않고 응원과 지지를 보내 주신 버니즈를 비롯한 많은 분께 온 마음을 다해 감사함을 전한다"고 했다.
앞서 민 전 대표는 두 차례 기자회견을 통해 하이브가 제기한 경영권 찬탈 의혹을 강하게 부인해 왔다. 이후 뉴진스 멤버들까지 가세해 민 전 대표의 복귀와 하이브의 태도 전환을 요구했으나, 하이브는 사내이사 유지는 가능해도 대표직 복귀는 불가하다는 입장을 고수해 왔다.
민 전 대표가 어도어와 하이브를 떠남에 따라 뉴진스의 향후 행보에 관심이 쏠린다. 뉴진스는 지난 13일 어도어에 민 전 대표의 복귀를 비롯해 전속계약의 중대한 위반 사항을 시정하라는 요구가 담긴 내용증명을 보내 14일 이내 답변하지 않으면 계약을 해지하겠다고 선언했다. 이어 지난 16일에는 코리아 그랜드 뮤직 어워즈(KGMA)에서 2024 그랜드 아티스트 수상 소감으로 "사실 저희가 언제까지 '뉴진스'일지는 잘 모르겠다"며 '뉴진스'라는 그룹명을 버리고 소속사를 떠나 독자 활동을 할 가능성을 시사했다.
이와 관련, 민 전 대표는 "제가 향후 펼쳐나갈 새로운 K팝 여정에도 많은 관심을 가져주시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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