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에서 일면식 없는 여성을 흉기로 협박하고 '사커킥'으로 수차례 폭행한 남성에게 검찰이 무기징역을 구형했다./사진=뉴스1(부산경찰청)
20일 뉴스1에 따르면 부산고법에서 열린 항소심 결심공판에서 검찰은 강도살인미수 혐의로 기소된 40대 남성 A씨에 대해 1심과 같은 무기징역을 구형했다.
A씨는 지난 2월6일 오전 5시20분쯤 부산 서구 길거리에서 일면식 없는 20대 여성 B씨를 흉기로 위협해 골목길로 끌고 간 뒤 주먹과 발로 30회에 걸쳐 얼굴을 가격하고 휴대폰 등을 빼앗아 달아난 혐의를 받는다.
폭행 당한 B씨는 의식을 잃고 쓰러졌고 턱이 골절되는 등 부상을 당했다. A씨는 같은 날 오후 2시쯤 부산역 인근에서 경찰에 긴급체포됐다.
1심 재판부는 고의성을 부인하는 A씨에게 "축구선수를 해봐서 누구보다 (폭행의 강도를) 잘 알 것"이라며 "미필적으로나마 고의가 있다고 본다"며 징역 25년을 선고했다.
A씨 측 변호인은 "공소 내용이 사실과 다르며 형이 너무 무거워 부당하다"며 "A씨의 축구 선수 경력이 과장됐고 살인의 고의성은 물론 강도 범행의 계획성도 부인한다"고 호소했다.
변호인은 "피고인은 초등학교 4학년부터 6학년까지 선수였고 경북 지역 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한 사실이 없으며 MVP 상을 받은 적이 없고 유망주도 아니었다"며 "과하게 부풀려졌으니 이와 같이 기재된 공소사실이 증거에 의해 뒷받침되는지 다시 한번 살펴봐 달라"고 당부했다. 이어 "피해자는 당시 가방 등 소지품을 분실한 상태여서 피고인이 소주, 과자, 담배 등을 사주기도 했다"며 "애초에 피고인에게 피해자의 재물을 갈취할 마음이 있었다는 검찰의 주장은 합리적이지 않다"고 주장했다.
또 "피고인에게는 피해자를 살해할 동기가 없고 칼을 휴대하고 있었지만 적극적으로 사용하지도 않았다"면서 "피해자를 폭행한 이후에도 외부의 개입 없이 스스로 현장을 떠났으며 피해자의 상태가 사망에 이를 정도는 아니었다"고 설명했다. A씨가 당시 만취 상태였다며 심신미약을 주장하기도 했다.
A씨는 2008년 6월 20대 여성을 상대로 강도질을 벌인 뒤 강간하고 집까지 함께 가 추가로 금품을 빼앗은 혐의(강도강간 등 혐의)로 징역 7년을 선고받은 바 있다. 출소 후인 2016년에도 편의점 두 곳에서 흉기로 위협해 돈을 빼앗은 혐의(특수강도 혐의)로 징역 5년을 선고받아 또다시 복역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검찰은 1심에서 A씨의 범죄 전력을 토대로 무기징역을 구형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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