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로 한 획 그어야" 다짐했는데…故송재림, 먹먹했던 냉철한 자기 성찰 [종합]

"배우로 한 획 그어야" 다짐했는데…故송재림, 먹먹했던 냉철한 자기 성찰 [종합]

엑스포츠뉴스 2024-11-13 13:50:01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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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포츠뉴스 김유진 기자) 세상을 떠난 배우 故송재림을 추모하는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데뷔 후 15년 간 꾸준히 연기를 향한 열정을 내비치며 누구보다 엄격하게 자신을 바라봤었던 생전 고인의 모습들이 먹먹함을 안긴다.

12일 송재림의 사망 소식이 전해졌다. 고인은 이날 오후 12시 30분경 성동구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향년 39세.

1985년 생인 송재림은 2009년 영화 '여배우들'로 데뷔해 2012년 MBC 드라마 '해를 품은 달'에서 왕의 호위무사 김제운 역을 맡아 존재감을 알렸다.




이후 드라마 '투윅스'(2013), '감격시대: 투신의 탄생'(2014), '착하지 않은 여자들'(2015), '우리 갑순이'(2016), '일단 뜨겁게 청소하라'(2018), '아직낫서른'(2021)과 올해 공개된 '우씨왕후' 특별출연을 비롯해 영화 '속물들'(2019), '야차'(2022), '안녕하세요'(2022) 까지 작품 활동을 이어왔다.

지난 해에는 연극 '와이프'에 도전했고, 올해 7월에는 뮤지컬 '베르사유의 장미' 무대에 오르며 다양한 영역으로 활동 반경을 넓혀갔다.

'해를 품은 달'로 주목 받은 후 출연한 예능 '우리 결혼했어요'에서는 배우 김소은과 가상 부부의 남다른 케미스트리를 보여주며 대중에게 더욱 친근하게 다가가기도 했다.

갓 30대 초반을 지나고 있던 송재림과 '감격시대', '착하지 않은 여자들' 종영 인터뷰를 통해 마주 앉아 대화를 나눴던 당시, 송재림은 "제 인상이 워낙 호불호가 잘 갈리는 타입이다. 쉽게 오해를 사는 타입이다"라며 솔직하고 소탈하게 작품과 자신의 이야기를 꺼내놓았다.



'우리 결혼했어요' 출연으로 인지도를 얻으며 MBC 방송연예대상 신인상과 베스트커플상까지 수상했지만, 그 와중에도 송재림은 계속해서 철저한 자기객관화에 집중했었다.

송재림은 "'우결'을 하기 전에는 사람들이 저를 보면서 날카로워 보인다, 말 안하면 과묵하다고 했었는데, 예능에서의 웃는 모습을 보고 좀 더 편하게 접근해주시더라. 예전에 비해서 많이 알아봐주시고, 고마운 부분이다"라면서도 "(예능으로 얻은) 지금의 이 유명세에 대해서는 회의적이다"라고 고민하던 속내를 털어놓기도 했다.

사람들이 자신을 알아봐주는 것에는 고마운 마음이지만, 그 유명세를 의식하는 순간 힘들어질 수 있는 것에 부담을 느끼기도 한다면서 "사실 저는 제가 그냥 딱, 내 사람을 케어할 수 있는 그런 정도의 사람이 됐으면 한다. 그래서 제 초심은 '내 사람을 위해서 좋은 사람이 되자'는 것이기도 하다"고 토로했다.



작품 속 캐릭터로, 연기로 자신을 더 보여주고 대중에게 다가가고 싶다는 의지도 강했다.

송재림은 "(유명세는) 언제든지 벗겨질 수 있는 것이지 않나. 제가 입어야 될 옷은 캐릭터이고, 작품을 통해서 인정을 받아야 하는 것이 맞다고 본다. 지금은 '우결'로 많이 알아봐주시지만, 본업으로 한 획을 그을 수 있는 큰 사건을 만들어야 하는데 아직은 그렇지 않고 성장하고 있는 단계이기에 조금 부끄럽다"고 냉정하게 자신의 상황을 짚었다.

당시의 송재림은 새 집을 알아보고 있던 일상을 스스럼 없이 말하며 사람 냄새를 풍기고, 작품에서 만나는 모든 배우들에게서 배울 점을 하나씩 찾아간다면서 성대모사와 짧은 연기까지 직접 선보이며 유쾌하고 편안한 인터뷰를 이끌었다.

실제로는 "스스로를 굉장히 피곤하게 하는 타입이다"라며 머릿 속에 이어지는 고민과 생각들을 조심스레 밝히고, 일을 하는 '배우' 송재림과 '인간' 송재림 사이의 간극이 크지 않길 바라며 "'레디, 액션, 컷' 하는 순간에는 배우지만, 그렇지 않을때는 인간 송재림이 되려고 한다"는 진심을 밝혔다.



연기 이야기를 할 때면 더 진중하게 눈을 빛냈다. 

"앞으로 꾸준히 연기하는 배우가 되고 싶다. 쉬고 싶지는 않다. 앞에 뭐가 있는지 모르지만, 그냥 달려야 되는 것이 숙명 같다. 틱낫한 스님이 '지금 이 순간 그대로 행복하라'고 했는데, 그렇게 사는 것이 목표다"라고 말했던 송재림은 세상과 이별하기 전까지도 꾸준한 도전을 멈추지 않았다.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 예방 상담전화 ☎ 1393, 정신건강 상담전화 ☎1577-0199, 생명의 전화 ☎ 1588-9191, 청소년 전화 ☎ 1388, 청소년 모바일 상담 '다 들어줄 개' 어플, 카카오톡 등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사진 = 엑스포츠뉴스DB, 송재림 SNS, 영화·드라마 스틸컷, MBC 방송화면


김유진 기자 slowlife@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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