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외일보] 윤경 기자 = 더불어민주당이 8일 명태균 씨가 정부의 대통령실 이전 과정에 개입한 정황이 담긴 녹음 파일을 공개했다. 명 씨는 대통령실 이전과 관련해 김건희 여사에게 풍수에 근거해 조언하고, 윤석열 대통령의 당선에 대해선 사주로 설명하기도 했다.
이날 민주당이 공개한 녹음파일에 따르면 20대 대선 이후인 지난 2022년 4월쯤 명 씨는 청와대 이전과 관련해 '지금 당선인(윤 대통령)이 광화문 쪽으로 (이전) 할 모양인가'라는 지인의 질문에 "경호고 나발이고 내가 (김건희 여사에게) 거기 가면 뒈진다 했는데, 본인 같으면 뒈진다 하면 가나"라고 답했다.
윤 대통령은 대선 후보였던 지난 2022년 1월 "새로운 대통령실은 광화문 정부서울청사에 구축될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이후 부지 논의 과정에서 광화문이 아닌 용산으로 수정된 바 있다.
명 씨의 발언은 청와대를 광화문이 아닌 용산으로 이전하는 과정에서 김 여사에게 한 자신의 조언이 영향을 미쳤다는 취지로 추정된다. 민주당은 김 여사에 대한 명 씨의 조언이 대통령실 이전으로 이어졌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명 씨는 또 윤 대통령이 청와대에 입성하면 안 되는 이유를 풍수로 주장했다.
그는 "내가 (김 여사에게) 이랬다. 청와대 뒷산에, 백악산(북악산)은 좌로 대가리가 꺾여있고, 북한산은 오른쪽으로 꺾여있다"며 "김종인 위원장 사무실에서 보니까, 15층이니까 산중턱에 있는 청와대 딱 잘 보였다"고 말했다.
김 여사에게 윤 대통령이 당선된 이유를 사주로 설명하는 대목도 나온다. 또 윤 대통령이 당선될 수 있었던 건 대선일이 3월 9일이기 때문이라고 했다.
녹음파일에서 명 씨는 "내가 김건희 사모는 '앉은뱅이'라고, 눈좋은, 끌어올릴 사주라고 했다"며 "내가 뭐라 했는지 아느냐. (김 여사) 본인이 영부인 사주가 들어앉았고, 그 밑에 대통령 사주가 안 들어 왔는데라고 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두 번째는 3월 9일이라서 당선된다고 했다"며 "왜냐면 꽃 피기 전에는 윤석열이가 당선이, 피면 이재명이를 이길 수가 없다(고 김 여사 등에게 말해줬다)"고 했다.
이어 "그래 가지고 함(성득) 교수가 전화 왔다"며 "(함 교수는) '진짜 하루이틀 지났으면 (대선에서) 졌겠다 야' 그랬다"고 말했다.
민주당 측은 녹음 파일과 관련해 "김 여사 등 핵심 인사들과 내밀한 관계였던 명 씨의 대선 직후 발언이라 더욱 주목된다"며 "김 여사를 통해 무속이 개입했다는 의혹이 불가피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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