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권동환 기자) 전 토트넘 홋스퍼 스카우터 브라이언 킹은 손흥민이 구단 재정에 끼치는 영향력을 근거로 재계약을 추천했다.
토트넘 소식을 주로 전하는 영국 매체 '토트넘 홋스퍼 뉴스'는 5일(한국시간) "전 토트넘 스카우터 브라이언 킹은 토트넘이 손흥민에게 2년 연장 계약을 제안할 것을 지지했다"라고 보도했다.
최근 토트넘이 1년 연장 옵션을 발동해 손흥민과의 계약을 2026년 6월까지 늘릴 계획이라는 소식이 토트넘 팬들 사이에서 화제이다.
영국 '텔레그래프'는 지난 4일 "지난 2021년 재계약을 맺은 토트넘과 손흥민은 7개월 뒤인 2025년 여름 계약이 만료된다. 구단이 1년 연장할 권리를 가지고 있다. 토트넘은 손흥민에게 그들이 이 옵션을 발동했다고 알리기만 하면 되고 매체는 그들이 완전히 그럴 의지가 있다고 파악했다"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손흥민은 2015년 여름 바이엘 레버쿠젠에서 2200만파운드(약 395억원)의 이적료로 토트넘으로 오면서 10년 차에 다가서는 것을 의미하며 현대 시대에 토트넘에 가장 성공적인 이적시장 성과 중 하나로 평가된다"라고 보도했다.
지난 2021년 재계약을 맺은 손흥민은 내년 여름 계약 기간이 끝나고 1년 연장 옵션이 있어 2026년까지 토트넘 소속으로 뛸 수 있다.
손흥민은 계약 연장 옵션이 발동되지 않을 경우, 오는 1월 겨울 이적시장부터 '보스만 룰'에 의해 타 구단과 자유롭게 입단 협상을 진행할 수 있다. 토트넘의 우선 협상권이 없어지기 때문에 토트넘은 1월 전에 계약 연장이든, 재계약이든 확정 지어야 그를 잔류시킬 수 있다.
문제는 토트넘이 손흥민과 재계약을 맺는 걸 꺼리는 듯한 모습을 보인다는 점이다. 일각에선 토트넘이 팀 내 최고 연봉자인 손흥민의 급여를 인상하는 걸 원치 않기에 재계약을 추진하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영국 매체 '기브미스포츠'는 "토트넘 의사 결정권자들이 선수단 연봉에 더 많은 부담을 가하는 데 신중하기로 결정했다"라며 "그래서 손흥민에게 높은 연봉을 제시해야 하는 재계약 대신 '1년 연장' 옵션을 발동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다니엘 레비 회장이 지출이 급격히 늘어나지 않도록 노력하고 있다. 그는 손흥민의 커리어 시점에 상당한 급여 인상을 회피하고 싶으면서도 손흥민을 계속 남기기로 결정했다"라고 덧붙였다.
손흥민은 현재 토트넘에서 주급 19만 파운드(약 3억 4000만원)를 받는다. 연봉으로 환산하면 180억원 수준으로 팀 내 1위다. 이미 팀 내에서 가장 많은 급여를 받고 있는데다 나이가 30대 중반으로 향하고 있기에 토트넘 입장에선 손흥민에게 연봉 인상이 포함된 재계약을 내미는 걸 꺼리고 있다는 분석이다.
영국 내 최고의 이적시장 전문 기자 중 하나로 널리 알려진 CBS스포츠 벤 제이콥스도 이와 비슷한 견해를 제시한 적이 있다.
제이콥스는 "토트넘은 손흥민에게 2026년 이후 게약 연장을 제안할지 여부를 고려하고 있다. 토트넘이 2026년 이후까지 손흥민과 계약을 연장하기 위해 필사적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토트넘이 실제로 손흥민을 2026년 이후에도 붙잡고 싶은지, 아니면 손흥민의 나이와 클럽의 발전을 고려할 때 2026년이 자연스러운 이별 시점이라고 생각하는지 알아보기 위해 토트넘 측에서 지연하는 것 같다"고 주장했다.
이어 "위와 같은 이유들로 인해 손흥민 입장에서는 기다리는 게임을 할 수밖에 없다. 이게 손흥민이 토트넘과 아직 대화를 시작하지 않았다고 공개적으로 밝힌 이유"라며 왜 손흥민이 공개적으로 구단과 계약 상황에 대해 밝혔는지 설명했다.
손흥민 계약 상황을 지속적으로 추적하며 여러 차례 '풋볼 인사이더'에 보도를 내놓은 폴 오키프도 토트넘이 손흥민과 다년 계약에 회의적일 것이란 견해를 나타냈다,
오키프는 6일 자신의 SNS에서 팔로워들의 질문을 받은 뒤 대답을 내놨다. 오키프는 "토트넘이 1년 연장 옵션은 반드시 발동할 것"이라고 확신한 뒤 "다만 그 이후엔 그들이 큰 주급(급여) 주는 것을 꺼리는 상황이긴 한데 누가 알까"라며 손흥민도 토트넘의 급여 정책을 깨지는 못할 것으로 보면서도 문을 완전 닫지는 않았다.
이에 한 팔로워가 "토트넘이 주급을 올려도 손흥민의 가치가 이를 상쇄하고 남는다"고 보도하자 오키프는 "그러길 바란다. 어쩌면 계약 기간이 좌우할 수도 있다"고 했다. 예를 들어 손흥민이 2년 재계약으로, 다년 계약 중 가장 짧은 기간에 사인하면 토트넘도 급여 인상을 검토할 것이라는 얘기다.
반면 토트넘이 손흥민 재계약에 소극적인 태도를 보인 것에 전 토트넘 스카우터 브라이언 킹은 구단에 손흥민과 새 계약을 맺을 것을 추천했다. 그는 손흥민이 토트넘에 가져오는 영향력을 이유로 재계약을 맺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매체에 따르면 킹은 "토트넘은 손흥민에게 클럽에서 선수 생활을 마무리하고 싶은지 물어봐야 한다고 생각한다"라며 "예를 들어 새로운 2년 계약을 제시해 첫 번째 시즌이 잘되면 2년 차에도 뛸 수 있게 하고, 이적하고 싶으면 풀어주는 거다"라고 주장했다.
이어 "토트넘 경기를 보러 오는 한국 팬들이 많기에 수익성이 매우 좋을 것"이라며 "따라서 손흥민을 가능한 한 오래 유지하는 것이 매우 합리적이다"라고 덧붙였다.
매체도 "토트넘이 가능한 한 오랫동안 손흥민을 유지하려고 하는 건 확실히 합리적일 것"이라며 "한국에서 손흥민의 경기를 보고 유니폼을 구매하기 위해 찾아오는 많은 팬들이 있기 때문에, 손흥민의 존재는 클럽의 재정과 다니엘 레비(토트넘 회장)에게 큰 도움이 된다"라며 손흥민의 재계약을 지지했다.
더불어 "최근 몇 가지 문제에도 불구하고 손흥민은 여전히 경기장에서 가장 중요한 선수 중 한 명이다"라며 "따라서 토트넘의 안지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가능한 한 오랫동안 손흥민을 팀에 두고 싶어할 것"이라고 했다.
세계적인 경제지 '포브스'도 "토트넘 홋스퍼는 한 스타에게 막대한 빚을 졌다"라며 손흥민이 토트넘에 끼친 막대한 영향력을 주목했다.
매체는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에서 경기가 열릴 때 가장 주목할 만한 특징 중 하나는 한 선수를 위해 얼마나 많은 팬들이 모이냐는 것"이라며 "해외에서 토트넘을 보기 위해 찾아오는 팬들 대부분 손흥민을 좋아한다"라고 설명했다.
매체에 따르면 영국, 미국, 브라질, 한국, 나이지리아, 일본, 이탈리아, 튀르키예의 8000명의 축구 팬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를 실시한 결과, 토트넘은 6번째로 많은 팬을 보유하고 있는 팀으로 드러냈다. 또 맨체스터 시티, PSG, 리버풀, 바이에른 뮌헨보다 더 많은 팬을 보유 중인 것으로 조사됐다.
토트넘이 엄청난 규모의 팬을 보유하게 된 배경엔 한국 팬들이 큰 영향을 끼쳤다. 한국 축구 팬들 중 토트넘을 좋아한다고 밝힌 사람이 42%에 달했다.
보통 해외 팬들은 우승을 많이 하는 팀을 응원하는 경향이 큰데, 토트넘은 약 15년 동안 트로피를 들어 올리지 못했다. 그럼에도 토트넘이 많은 팬을 보유할 수 있는 이유엔 손흥민의 존재를 꼽을 수 있다.
포브스는 손흥민이 토트넘에 끼친 영향력을 주목하면서 손흥민이 떠난 토트넘의 미래를 걱정했다.
매체는 "토트넘 홋스퍼의 문제는 손흥민이 떠나거나 은퇴한 후에도 한국인들로부터 이 정도의 지지를 유지할 수 있을지 여부"라며 "토트넘에서 보낸 10년은 아시아 팬들과 강력한 유대감을 형성했다. 그래나 이것이 자녀들에게 지구 반대편에 있는 클럽을 따르도록 격려하는 것으로 이어질지는 아직 알 수 없다"라고 했다.
이어 "토트넘 홋스퍼의 한국 내 인기가 얼마나 오래 지속되든, 한 가지 분명한 건 이 클럽이 대륙의 슈퍼스타 손흥민의 확고한 충성심이 없었다면 글로벌 팬 설문 조사에서 상위 10위 안에 들지 못했을 것이라는 점"이라고 덧붙였다.
이처럼 30대 중반이 됐다는 이유로 현재 팀 내 최고의 스타인 손흥민과 이별한다면 토트넘 인기와 수입에 큰 악영향이 미칠 것으로 예상되기에 일부 매체와 전문가들은 토트넘에 손흥민과 새 계약을 맺을 것을 추천했다.
사진=엑스포츠뉴스DB / 연합뉴스 / 토트넘
권동환 기자 kkddhh95@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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