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양의지 277억원 넘어 'KBO 다년 계약 총액 신기록'
(서울=연합뉴스) 하남직 기자 = 최정(37)이 한국프로야구 KBO리그 자유계약선수(FA) 시장이 열리자마자 SSG 랜더스와 '다년 계약'을 했다.
SSG는 6일 "최정과 4년 총 110억원(계약금 30억원·연봉 80억원)에 계약했다"고 밝혔다. 전액 보장 계약이다.
이번 계약으로 1987년 2월생인 최정은 만 41살인 2028년까지 그라운드에 설 수 있다.
2005년 SSG 전신 SK 와이번스에 1차 지명돼 프로 생활을 시작한 최정이 '원클럽맨'으로 남을 가능성도 커졌다.
또한 최정은 KBO리그 '다년 계약의 새 역사'도 새로 썼다.
최정은 2015년에 처음 FA 자격을 얻어 4년 86억원에 도장을 찍었고 2019년에는 6년 106억원에 계약했다.
세 번의 FA 계약을 통해 최정은 다년 계약 총액 300억원 시대(302억원)를 열었다.
두산 베어스 포수 양의지가 두 번의 FA 계약(2019년 NC 다이노스와 4년 125억원, 2023년 두산과 6년 152억원)을 하며 세운 277억원을 크게 넘어선, 역대 KBO리그 다년 계약 최고 총액이다.
최정은 2005년 1차 지명으로 SK 와이번스(현 SSG)에 입단했으며 올 시즌까지 20시즌 동안 2천293경기에서 타율 0.288, 2천269안타(통산 6위), 495홈런(1위), 4천197루타(1위), 1천561타점(2위), 1천461득점(1위), 1천37볼넷(역대 5위)을 기록 중이다.
SSG는 "최정이 팀 성적에 기여하는 비중도 크지만, 훈련과 생활 면에서도 베테랑 선수로 솔선수범하기에 이번 FA 계약이 팀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칠 것"이라고 기대했다.
계약을 마친 최정은 구단을 통해 "늘 변함없이 응원해주시는 팬분들께 감사드린다는 말은 아무리 많이 해도 과하지 않은 것 같다. 계약을 잘 마무리한 만큼 최선을 다해 팀과 개인의 목표를 이루기 위해 다시 끈을 조이겠다"며 "다시 한번 응원과 격려를 보내준 모든 분께 깊은 감사를 전하고 싶다"고 소감을 전했다.
앞선 두 차례 최정의 FA 계약 모두 '대형 계약'으로 평가받았지만, 지나고 보니 '염가 계약'에 가까웠다.
SSG 팬들 사이에서도 "최정이 손해 봤다"는 말이 나올 정도다.
최정은 2015년부터 2024년까지 1천253경기에 출전해 타율 0.284, 327홈런, 927타점, OPS 0.958을 올렸다. 이 기간 홈런, 타점, OPS 부문 모두 압도적인 1위다.
최정은 "당시 구단에서 좋은 조건을 제시해주셨다. 지금도 고맙게 생각한다. 팬들 사이에서 스토브리그 때마다 '최정은 싸게 계약했다'는 말이 나온다고 하던데, '먹튀'라는 말을 듣는 것보다는 훨씬 낫지 않나"라고 하면서도 "다른 후배들이 더 좋은 조건으로 계약할 때는 질투도 하고, 배도 아프다"고 농담을 섞어 말했다.
150억원대 계약을 한 다른 선수를 보며 느낀 최정의 질투심은 동기부여가 되기도 했다.
최정은 올해 초 "내게 또 다년 계약을 할 기회가 온 게 신기하다"며 "2024시즌에도 건강하게, 좋은 성적을 내고 '대어급 FA'라는 평가받고 싶다. 내 목표가 '은퇴할 때까지 30대 초반의 신체 나이로, 3루수로 뛰는 것'이다. 다른 사람도 그렇게 나를 바라볼 수 있게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실제 최정은 올해 타율 0.291, 37홈런, 107타점, OPS 0.978을 올리며 KBO리그 최정급 타자로 활약했다. 홈런은 3위, 타점은 공동 9위, OPS는 5위였다.
SSG는 9월부터 최정과 다년 계약 협상을 했고, FA 시장이 열리자마자 사인을 받아냈다.
FA 등급제에서 보상 선수를 내주지 않아도 되는 C등급(원소속구단에 직전 연도 연봉의 150% 지급)인 최정은 FA 시장에 나오면 '최대어'로 대우받을 수 있었지만, SSG 잔류하며 의리를 지켰다.
올해 이승엽(467홈런) 두산 베어스 감독을 넘어 KBO리그 개인 통산 홈런 1위(495홈런)로 올라선 최정은 익숙한 SSG 유니폼을 입고 2025시즌 초 '500홈런'의 금자탑을 쌓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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