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년 한국게임 군림한 ‘LOL’···건재한 왕좌에 기 못 펴는 게임업계

15년 한국게임 군림한 ‘LOL’···건재한 왕좌에 기 못 펴는 게임업계

이뉴스투데이 2024-11-05 15:56:33 신고

[사진=라이엇게임즈]
[사진=라이엇게임즈]

[이뉴스투데이 고선호 기자] 2011년 12월 대한민국 게임시장에 진출해 MOBA(Multiplayer Online Battle Arena) 장르의 문을 연 ‘리그오브레전드(LOL)’가 벌써 출시 15주년을 맞았다.

출시 이후 일정 기간을 제외하고 줄곧 국내 게임시장 점유율 최상단을 차지하면서 블리자드의 ‘스타크래프트’를 이어 명실상부 ‘국민게임’으로 성장한 LOL로 인해 국내 게임사들은 2위 자리를 놓고 매번 혈투를 해야하는 처지에 놓이게 됐다.

5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10월 마지막 주 온라인 게임 이용시간 순위에선 LOL이 41.99%에 달하는 점유율로 327주 연속 1위를 차지했다. 지난달 28일부터 11월 3일까지 게임트릭스에 집계된 PC방 이용시간을 보면, 전체 LOL 이용자들의 일평균 이용시가은 127만7399시간에 달했다.

LOL은 국내 정식 출시 직후 PC방 점유율 1위를 기록, 이후 2016년까지 204주 연속 1위 기록을 세웠다. 이후 ‘오버워치’ 등 경쟁작이 나타나 잠시 1위를 내줬으나 2018년 다시 1위를 탈환, 최근까지도 40%에 가까운 점유율을 기록했다. 최근까지 325주차 연속 1위로 기록을 갱신했다.

이 같은 성공 케이스는 갈수록 짧아지고 있는 게임 수명 주기와 트렌드 변화를 감안했을 때 매우 이례적인 현상으로 볼 수 있다.

롤은 잘하기는 쉽지 않지만, 시작하기엔 어려움이 없다. 스킬 버튼인 QWER, 마우스 버튼만으로 자신의 챔피언을 조작하는 것이 가능하다. 게임 내에서 하나의 챔피언만 다루면 되기 때문에 다른 전략 시뮬레이션 게임처럼 멀티태스킹 능력이 요구되지 않는다. 물약, 와드 외에 소모성 아이템이 전무한 것, 길게 책정된 액티브 아이템의 쿨타임 등도 진입장벽을 낮춘다. 게임에 익숙하지 않은 여성 유저들도 얼마든지 손쉽게 즐길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다.

다양하고 매력적인 챔피언도 롤이 가진 최대 강점 중 하나다. 10년 동안 꾸준히 추가돼 현재 롤의 챔피언 수는 160개에 달한다. 저마다 개성과 매력이 다르고 이에 따라 플레이 방식도 판이하다. 주로 사용했던 챔피언이 조금 지루해졌다면 새로운 챔프를 플레이하며 기분을 환기시킬 수 있다.

크게 탑, 정글, 미드, 원딜, 서포터로 나뉘는 역할군에 따른 재미도 다르다. 상대와 자존심을 건 영혼의 교전(탑)을 펼칠 수도 있고, 게임 초중반 막대한 영향력(정글)을 끼칠 수 있으며, 때론 게임의 주인공(미드)이 될 수도 있다. 생사의 경계를 오가면서 막대한 데미지를 퍼붓고 싶다면 원거리 딜러를, 변수 창출과 희생을 좋아한다면 서포터로서 활약이 가능하다.

기존에 한국에서 유행하던 온라인 게임들은 ‘현질’ 즉, 과금 유무에 따라 플레이어간의 실력 격차가 컸다. 하지만 롤은 과금이 캐릭터 능력치에 아무런 영향을 끼치지 않는다. 과금으로 구입할 수 있는 챔피언 스킨은 외형 및 이펙트를 변화시켜주는 것이 전부다. 평등한 조건에서 온전히 실력으로만 상대와 겨루는 롤의 등장은 한국 게이머들에게 신선함을 안겼다.

스트레스 해소를 위해 퇴근 후 롤을 즐긴다는 이 모씨(31·여)는 “롤이 좋은 건 돈을 안 들여도 된다는 거다. 다른 게임들을 보면 좋은 아이템이나 성장을 위해서 돈을 써야 되는 경우가 많은데, 롤은 그럴 필요가 없어서 좋다”고 말했다.

롤은 AOS(온라인 대전 전략 시뮬레이션 액션 롤플레잉) 장르의 게임으로, 5명이 한 팀이 돼 상대팀을 제압하고 넥서스를 철거하면 승리하는 방식을 취한다.

마음이 맞는 친구끼리 모이면 문제가 없겠지만, 대개는 익명의 플레이어들과 함께 플레이하기에 생각지도 못한 변수가 발생한다. 고수를 만나 편안하게 ‘캐리’를 받을 때도 있지만 ‘트롤(비매너 유저)’을 만나 이길 수 있는 게임도 지는 경우가 발생한다.

비매너 유저들 때문에 회의감을 느끼고 롤을 떠나는 이들도 있지만, 이러한 예측 불가능한 돌발 상황들이 롤만의 독특한 재미라고 평가하는 유저들도 적지 않다.

이러한 인기요인을 바탕으로 LOL의 월간 활성 이용자(MAU) 수는 1억명을 넘어섰다.

e스포츠 종목으로도 꾸준함을 이어가고 있다. 라이엇 게임즈가 2011년 처음 개최한 ‘LOL 월드 챔피언십(롤드컵)’은 현재 14회를 맞이했으며, 여전히 ‘세계 최대 규모 e스포츠 행사’로 손꼽힌다.

업계 관계자는 “LOL의 인기 비결은 꾸준함을 유지하는 데 있다. 콘텐츠나 게임 자체만의 매력은 아니라고 본다”며 “LOL이 내려오기 전까지는 1위 자리를 넘보긴 어려울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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