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연인을 성폭행했다는 혐의로 입건됐다가 경찰로부터 무혐의 처분을 받은 프로 농구선수 허웅(31·KCC)이 전 연인 측 변호사를 무고 교사 혐의로 고소했다.
허웅의 법률대리인 법무법인 '부유'의 부지석 변호사는 30일 한국일보에 "허웅의 전 연인 A 씨 측의 법률대리를 맡았던 B 변호사에 대해 무고 교사, 명예훼손 혐의로 서울 강남경찰서에 고소장을 제출했다"고 밝혔다. 앞서 허웅 측은 A 씨를 지난 8월 무고 혐의로 고소한 상태다.
허웅 측은 B 변호사가 허웅을 준강간상해죄로 고소한 후 압박해 합의금을 받고, 관련 사건에 대한 여론을 유리하게 끌고 가기로 마음먹었다고 의심하고 있다.
고소장에 따르면, B 변호사는 7월 변호사 상담을 위해 만난 A 씨로부터 "허웅이 성관계 당시 상황을 녹음하지 않았을 것"이라는 말을 들었다. 이후 A 씨는 "허웅과 성관계 당시 항거불능 상태에 있지 않았고, 허웅에게 성관계 거부 의사를 전혀 표현하지 않았다"고 밝혔으나, B 변호사는 "경찰 조사에선 일관성·신빙성만 있으면 강간죄가 인정된다"며 A 씨로 하여금 고소를 유도했다는 게 허웅 측 주장이다.
부 변호사는 "허웅 측이 반박 증거가 없을 것이라는 A 씨의 주장만 믿고, 준강간 고소를 진행한 것은 변호사 책임이 크다"며 고소장 제출 배경을 설명했다.
허웅 측은 또 언론사 기자 C 씨도 정보통신망법상 명예훼손 혐의로 추가 고소했다. C 씨의 경우 A 씨가 공갈 등의 혐의로 검찰에 송치되자, 유튜버 카라큘라 등이 허웅과 모종의 연관이 있는 것처럼 보도해 허웅을 비방하고, A 씨에게 유리하게 여론을 바꿨다고 허웅 측은 보고 있다.
고소장엔 C 씨가 A 씨와의 통화에서 "허웅과 황하나(36·남양유업 창업주 외손녀)를 엮어서 기사를 내면 허웅이 나락 가지"라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파악됐다.
이에 B 변호사는 31일 보도자료를 내고 "A 씨는 저와 변호사 상담 전 이미 언론 인터뷰 등을 통해 '원치 않는 성관계가 강제적으로 이뤄져 임신했다'고 성폭행을 주장해 왔다"며 "이후 A 씨에게 여러 차례 성폭행 피해 여부를 확인했지만, A 씨는 일관되게 '성폭행당한 게 맞다'는 취지로 진술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불과 3주 전까지도 수사 결과에 이의신청해달라는 요청을 했다"며 "이 부분은 저뿐만 아니라 본인 지인들과 경찰 조사에서도 일관되게 한 말이며 이에 대한 증거 자료 역시 갖고 있다"고 했다.
앞서 허웅과 A 씨는 2018년 12월 지인의 소개로 만나 약 3년간 교제했다.
그러다 지난 6월 허웅 측은 "A 씨가 2021년 5월부터 언론과 소셜미디어(SNS) 등을 통해 사생활을 폭로하겠다고 협박하며 3억원을 요구했다"며 서울 강남경찰서에 공갈미수, 협박, 스토킹처벌법 위반 등 혐의로 A 씨를 고소했다.
경찰은 지난달 15일 A 씨를 공갈·공갈미수 혐의로 검찰에 송치했다. A 씨도 허웅에게 성폭행을 당했다며 맞고소했으나 경찰은 허웅의 준강간상해 혐의에 대해선 지난달 불송치 결정을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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