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진스 하니, 국감서 눈물로 밝힌 '직장 내 괴롭힘'

뉴진스 하니, 국감서 눈물로 밝힌 '직장 내 괴롭힘'

BBC News 코리아 2024-10-16 11:23:31 신고

3줄요약
하니
Getty Images

케이팝 걸그룹 뉴진스의 멤버 하니(20)가 직장 내 괴롭힘에 대한 조사의 일환으로 지난 15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국정감사에 참고인으로 출석해 눈물로 증언했다.

하니는 소속사 하이브가 뉴진스를 고의로 깎아내리려고 했으며, 하이브 고위 관계자들이 자신들을 무시했다고 주장했다.

하니는 다수의 사건을 겪은 뒤 “내가 느꼈던 분위기는 그냥 느낌이 아니었고, 우리 회사가 우리를 싫어하는 거 솔직히 확신이 생겼다”고 밝혔다.

이날 함께 증인으로 출석한 김주영 어도어 대표는 소속 아티스트들의 이야기에 “더 귀 기울이겠다”면서 “내가 할 수 있는 게 더 있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고 발언했다.

'무시해'

베트남계 호주인인 하니는 이번에 직장 내 괴롭힘에 관한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국정감사의 참고인으로 출석했다.

멤버들의 멘토인 민희진 전 어도어 대표가 해임되고, 뉴진스 멤버들이 공개적으로 자신들의 처우에 대해 공개적으로 의혹을 제기한 가운데 하니는 지난달 참고인으로 소환됐다.

2021년 어도어를 공동 창립한 민 전 대표는 뉴진스의 성공에 핵심적인 인물이었으나, 지난 8월 하이브와 결별하고 뉴진스를 데려갈 계획이었다는 의혹이 제기된 후 대표직에서 해임됐다.

민 전 대표는 이 같은 의혹을 거듭 부인했다.

그러다 지난달, 뉴진스 멤버들이 이례적으로 나서 이러한 상황에 대한 불만을 공개적으로 드러냈다. 임시로 유튜브 계정을 만들고 라이브 방송을 통해 민 전 대표의 복직을 요구하는 한편 '직장 내 괴롭힘'을 당하고 있다고 주장한 것이다.

당시 하니는 한번은 소속사 사무실에서 다른 팀의 멤버들을 마주쳤는데, 매니저가 그들에게 “무시해”라고 말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자신이 해당 사건에 대해 신고했음에도 묵살됐다고 설명했다.

케이팝 걸그룹 ‘뉴진스’
Getty Images

하니는 이번에 국회 증언대에 서서 당시 상황에 대해 더 자세히 설명했다.

“저희 사옥에 헤어 메이크업을 받는 층이 있습니다. 당시 저는 헤어와 메이크업이 먼저 끝나서 복도에서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기다리는 하니 곁으로 다른 소속 팀원 3명과 여성 매니저가 지나쳐갔다고 한다.

“저는 그쪽 팀 멤버들이랑 다 인사를 했고, 한 5분, 10분 후에 그분들이 다시 나오셨습니다.”

“(그 매니저는) 나오는 길에 저와 눈을 마주치고, 그리고 다음에 뒤에 따라오는 멤버들에게 ‘못 본 척 무시해’라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왜 일하는 환경에서 그런 말을 했는지 이해가 안 갔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하니는 이러한 일이 여러 번 반복됐으며, 하이브의 고위 경영진들도 자신을 냉대했다고 주장했다.

“(뉴진스로 데뷔한 초반부터) 어떤 높은 분들을 많이 마주쳤지만, 몇 번 마주쳤을 때마다 저희 인사를 한 번도 안 받았다”는 것이다.

“제가 한국에서 살면서 이해했던 게, 더 나이 있으신 분들한테 예의 바라야 하고 그런 거는 그런 문화인 걸 이해했는데. 근데 저희 인사를 안 받으신 건 그런 직업 순위(직위)를 떠나서 그냥 인간으로서 예의 없다고 생각해요.”

하니는 “회사 내에서 제가 느껴온 어떤 (무례한) 분위기가 있다”고 덧붙였다.

참고인으로 출석한 하니
Reuters

또한 하니는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에서 하이브 직원들이 뉴진스를 욕하는 것을 봤다고도 주장했다.

또한 하이브의 PR팀이 기자에게 연락해 뉴진스의 음반 판매량에 관한 기사에서 성과를 낮게 적어달라고 요청하기도 했다고 주장했다.

앞서 하이브는 이러한 의혹을 부인하며, 오류를 바로잡으려는 시도였다고 해명한 바 있다.

하지만 하니는 이 사건을 통해 “회사가 우리를 싫어한다”는 느낌이 더 강해졌다고 한다.

한편 김주영 현 어도어 대표 또한 증인으로 이번에 참석했다.

김 대표는 다른 팀의 매니저에게 따돌림을 당했다는 하니의 이야기를 믿지만, “증거를 찾을 수 없었다”고 설명했다.

환경노동위원회 앞에선 김 대표는 해당 사건을 담은 CCTV 영상은 자신이 미처 요청하기도 전에 보관 기간이 만료됐다고 증언했다.

김 대표는 “나는 내가 할 수 있는 모든 일을 했다고 생각한다”면서 “그렇지만 하니가 이렇게 느끼고, 상황이 이렇게 확대된 걸 보니 내가 할 수 있는 게 더 있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이번 사건에 대한 노동부 측의 조사에 협조하겠다고 약속했다.

한편 이번 사건에 대해 한국 언론과 케이팝 팬들은 관심 있게 지켜보고 있다. 뉴진스는 케이팝 계의 가장 주목받는 신인 그룹 중 하나로 떠올랐다.

뉴진스는 '슈퍼 샤이(Super Shy)', 'OMG'를 비롯해 '슈퍼 내츄럴(Supernatural)' 등의 히트곡을 발매하며 지난해 세계에서 8번째로 높은 음반 판매량을 기록했다. 또 올해 MTV 어워드에서는 베스트 그룹 후보로 오르기도 했다.

2022년 어도어 소속으로 출발한 뉴진스의 멤버는 민지, 하니, 다니엘, 해린, 혜인 등 5명으로, 그 나이는 16~20세까지 다양하다.

배후의 여러 사건에 대한 이야기가 전개되고 있는 와중에도 뉴진스 멤버들은 곡을 발표하고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부분적으로는 이들이 2029년까지 총 7년간 소속사와 계약을 맺은 상태이기 때문이다.

케이팝 전문 뉴스 사이트 ‘코리아부’는 뉴진스 멤버들이 계약을 조기 해지하는 경우 위약금 약 3000억원을 지불해야 할 것으로 추정했다.

하니는 이날 증언을 마무리하며 사내 갈등이 뉴진스의 커리어에 그림자를 드리운 것에 대한 불만을 표했다.

마지막으로 하니는 눈물을 닦으며 “우리를 걱정해 준 분들이 많은 걸 봤다”며 말을 이었다.

“많은 한국 팬이 이런 일을 겪게 해서 ‘미안하다’고도 했는데, 제가 좋아하는 일을 할 수 있게 해준 한국에 감사하고 있습니다.”

“오히려 미안하다고 해야 할 분들이 이런 자리 피하시니까 너무 답답합니다.”

추가취재: 이선욱 BBC 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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