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공화당 대통령 선거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15일(현지시간) 시카고 경제클럽에서 진행된 존 미클스웨이트 블룸버그 편집국장과 대담에서 “미국에서 한 대의 자동차도 팔지 못하게 할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멕시코를 통해 관세를 부과받지 않고 우회 수출하는 외국 자동차 제조업체들의 관행을 종식시키겠다는 속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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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날 독일 메르세데스-벤츠를 콕 집어 거론하며 유럽 자동차 제조업체들을 관세 부과 타깃으로 삼았다. 그는 “유럽연합(EU)은 우리를 너무 형편없이(badly) 취급하고 있다”며 “우리는 그들에게 관세를 부과할 것이다. 그러고 나면 그들이 무엇을 할 수 있는지 아는가? 메르세데스-벤츠는 미국에서 생산을 시작할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메르세데스-벤츠는 이미 미국 시장에 진출해 있다. 하지만 그들은 독일에서 모든 것을 만들고 여기(북미)에서 조립한다. 살인을 저지르고도 처벌받지 않는 셈”이라고 비꼬았다.
멕시코에서 최종 조립해 관세를 피하는 현 체제를 바꿔놓겠다는 게 트럼프 전 대통령의 설명이다. 그는 “내 사전에서 가장 아름다운 단어는 관세”라고 강조한 뒤 “(관세 부과는) 미국으로의 생산 복귀를 강제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관세가 높을수록 회사가 미국에 들어올 가능성이 더 높다. (관세가) 너무 높고, 너무 끔찍하고, (기분을) 불쾌하게 만들어서 기업들이 (미국으로) 바로 오게 될 것”이라고 부연했다.
이후 전미자동차노조(UAW)는 엑스(X·옛 트위터)를 통해 “트럼프는 파괴자”라고 비난했다.
앞서 트럼프 전 대통령은 2017~2021년 재임하는 동안 적대하는 중국은 물론 동맹인 주요7개국(G7)과도 무역 갈등을 빚었다. 국경을 맞댄 캐나다, 멕시코와는 무역협정을 재협상했다.
아울러 올해 미 대선 공약으로는 모든 수입품에 최고 20% 보편 관세를, 중국산 제품에는 60% 관세를 부과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미 달러화를 사용하지 않는 국가에는 또다른 관세를 부과하겠다고도 했다.
FT는 “트럼프 전 대통령은 자신이 선거에서 승리하면 보호무역주의 강화를 새 정부의 핵심 의제로 삼겠다고 천명한 것”이라며 “이전보다 관세 부과 위협 수위를 높였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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