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즈볼라 최고 지도자의
'휴대폰 폐기'지시가 발단
지난해 10월7일
팔레스타인 무장단체인
하마스의 이스라엘 테러 이후
같은 목표의
레바논 무장단체인
헤즈볼라 최고 지도부는
각 대원이 소지한 휴대폰에 대한
이스라엘 정보당국의 도청과
위치추적에 시달렸다.
[팔레스타인의 하마스와
레바논의 헤즈볼라는
모두 이스라엘에 대한
무장 저항을 목표로
하는 단체로 유명하다.]
이를 고민하던
헤즈볼라의 최고 지도자
하산 나스랄라는 지난 2월
모든 대원들에게
특별지시를 내렸다.
"이스라엘이 각 대원의 휴대폰을
도청하고 위치추적을 해
표적 공격할 가능성 크니
즉각 쓰지 말고 당장 폐기하라."
이스라엘 정보 당국의
'역이용 작전' 물밑작업
헤즈볼라 지도부는 휴대폰을 버리고
대신 무선호출기인 이른바 '삐삐'를
쓰기로 했다.
삐삐는 신호음이나 단문 메시지를
주고 받는 간단한 통신기기다.
허리춤에 차고 다니거나
호주머니에 넣고 다닌다.
이에따라 헤즈볼라는
대만 골드아폴로사에
무장대원들에게 나눠줄
무선호출기 3천여대를 주문했다.
이스라엘이 대만업체를
매수했는지는 안밝혀져
이스라엘 정보당국은
이같은 사실을 확인하고
극비작전을 통해
삐삐 배터리 옆에 폭발물을
설치하는 작업을 했다.
헤즈볼라 대원들에게 나눠줄
삐삐에 28~56g씩의 폭발물을
끼워 넣은 것이다.
원격으로 작동해 터뜨릴 수 있도록
스위치도 함께 내장했다.
폭발하기 3초전에는
시끄런 잡음소리가 나게 해
대원들의 피해를 극대화 하도록
프로그램을 설치하는
치밀함까지 보였다.
삐삐에서 이상한 소리가 나면
고개를 숙여 배터리 폭발물에
더 가까이 머리를 댈 수 있도록
설계한 셈이다.
이스라엘이 대만 제조업체를
매수했는지
업체 몰래 이런 작업을 했는지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각 대원들이 찬 삐삐가
각지서 동시다발적 폭발
마침내 17일 오후 3시30분부터
약 1시간 동안 각지에서 활동하던
헤즈블라 대원들이 소지한 삐삐가
동시다발적으로 폭발했다.
이날 현재 9명이 숨지고
약 2800여명이 중경상을 입었다고
레바논 보건당국이 밝혔다.
특히 부상자중 약 200명은
위독한 상태라고 전했다.
주로 헤즈볼라 무장대원들과
그 가족들이 피해를 입은 것으로
보고 있다.
또 모즈타바 아마니 레바논 주재
이란 대사도 다쳤으나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부분의 부상자들은
삐삐 폭발물 특성상
팔과 복부 피해가 컷다고 한다.
헤즈볼라는 성명을 내고
"이스라엘에 전적인
책임을 묻는다"며
"반드시 정당한 처벌을
받게 될 것"이라고
맹비난 했다.
레바논 정부도
이스라엘 책임을 묻기 위해
유엔과 접촉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자국민들에게는
현재 보유중인 삐삐를 모두
폐기해 줄 것을 주문했다.
하지만 이스라엘 정부는
이번 폭발사건에 대해
일체 언급을 하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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