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지방변호사회(회장 김정욱)는 2024년 9월 2일(월) 김병기 의원(더불어민주당, 서울 동작구갑)이 대표 발의한 ʻ변호사법 일부 개정법률안’의 발안을 환영하며, 해 당 법률개정안의 신속한 통과를 강력하게 촉구한다.
현행법은 변호사가 직무상 알게 된 비밀을 누설해서는 안 된다는 비밀유지의무에 관하여 규정하고 있으나, 변호사가 비밀을 누설하지 않을 권리는 보장하지 않는다. 이러 한 입법 공백을 악용하여 수사기관이 변호사의 사무실을 압수ㆍ수색하는 방법으로 손 쉽게 증거를 수집하는 등 적지 않은 부작용과 폐해가 노정되고 있다.모든 국민은 헌법 제12조 제4항에 따라 변호인의 조력을 받을 권리를 보장받아야 하고, 의뢰인의 권리와 이익을 지키기 위한 변호사의 변론권 또한 철저하게 보호해야 한다. 그러나 마음대로 변호사 사무실과 컴퓨터, 휴대폰 등을 압수ㆍ수색하는 수사기관의 반(反) 법치적 관행 때문에 이러한 기본권이 제대로 수호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번에 발의된 개정법률안은 의뢰인의 승낙이 있거나 변호사와 의뢰인이 공범인 것이 명백한 경우를 제외하면, 누구든지 변호사와 의뢰인 사이에서 직무와 관련해 이뤄진 의사교환 내용 및 변호사가 의뢰인을 위하여 작성한 서류나 자료 등을 공개하거나 제출할 것을 요구하지 못하도록 규정하였다. 또 이를 위반하여 수집한 증거나 자료 등은 증거로 삼을 수 없도록 하여 변호인의 조력을 받을 권리를 실질적으로 보장하고 있다.
변호사의 의뢰인 비밀보호권(ACP, Attorney-Client Privilege)은 법치주의가 뿌리 내린 대부분의 선진국에서는 법제적으로 확고하게 보장하고 있는 규범이다. 현재 OECD 주요 회원국 중 의뢰인 비밀보호권이 없는 국가는 대한민국이 유일하다. 변호사가 의뢰인의 비밀을 보호할 수 없으면, 국민의 기본적 인권과 권리는 당연히 약화 될 수 밖에 없다. 나아가 국내 법률시장에 대한 신뢰 저하를 야기하여, 법률서비스 시장의 위축을 초래할 우려가 크다.
서울변회는 그동안 의뢰인 비밀보호권(ACP) 법제화를 위해 부단히 노력해 왔다. 2013년에 6월에는 「변호사와 의뢰인 사이의 비밀보호를 위한 제도 연구(ACP 도입을 위한 법제연구)」 보고서를 최초로 출간하고, 같은 해 11월에는 변호사와 의뢰인 사이의 비밀보호 제도 입법을 위한 공청회를 개최하였다. 2017년과 2023년에는 각각 ACP 도입을 촉구하는 토론회와 심포지엄을 열어 사회적 합의를 이끌어 내기 위한 작업 에 착수하였다.
제96대 집행부 출범 이후부터는 별도의 입법 지원 조직을 꾸려 국민과 법조계가 상생할 수 있는 실효적인 민생법안 추진을 조력하면서, 국민이 부당하게 기본권 침해를 당하지 않기 위한 의뢰인 비밀보호권 발의에 최선을 다하였다. 국회 및 유관 기관에 법 안의 당위성을 심도 있게 설명하고 각종 자료와 통계 제공 업무에도 협조하는 등 각고의 노력 끝에 법안 발의라는 결실을 맺게 되었다.
서울지방변호사회는 앞으로 국민의 법익과 변호사의 변론권을 내실 있게 보장할 수 있는 본 개정안이 조속히 국회 문턱을 넘어, 대한민국이 사법 서비스 후진국이라는 오 명에서 탈피할 수 있게 되기를 기대한다. 아울러 개정법률안 통과가 이루어질 때까지 최선의 노력을 기울일 것을 다시 한번 천명한다.
2024. 9. 4.
서울지방변호사회 회 장 김 정 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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