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노코리아 ‘집게손가락’, 남성 비하 논란...본질은 ‘정체성 갈등’

르노코리아 ‘집게손가락’, 남성 비하 논란...본질은 ‘정체성 갈등’

투데이신문 2024-07-02 11:16:26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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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출처=르노 인사이드 유튜브 채널 갈무리]
[사진출처=르노 인사이드 유튜브 채널 갈무리]

【투데이신문 권신영 기자】 최근 ‘2024 부산모빌리티쇼’를 통해 4년만에 신차 모델 ‘그랑 콜레오스’를 발표한 르노코리아가 손가락 제스처로 남성 비하 논란에 휩싸였다. 르노코리아의 유튜브 채널인 ‘르노 인사이드’ 채널에 올라온 홍보 영상이 화근이다.

르노코리아는 지난달 개막한 ‘2024 부산모빌리티쇼’에 참여해 부진한 국내 실적을 타개할 신종 SUV ‘그랑 콜레오스’를 선보였다. 이후 꾸준한 차량 마케팅이 이뤄졌는데, 지난달 28일 르노코리아 유튜브 채널에 공개된 영상에서 남성의 신체 부위를 비하하는 손가락 제스처가 연달아 등장해 누리꾼들의 공분을 샀다.

논란이 불거진 뒤 사태를 파악한 르노코리아는 해당 채널의 영상들을 삭제하고 유튜브 커뮤니티에 사과문을 게시했다. 

르노코리아 측은 “최근 발생한 사내 홍보 콘텐츠와 관계된 논란에 깊은 우려와 책임감을 느끼고 있다”면서, 명확한 사실관계를 파악하고 적절한 후속 조치를 마련하겠다는 입장을 드러냈다. 또한, 손가락 제스처를 영상에 집어넣은 사안 당사자는 직무수행 금지 조치를 단행했다고 전했다.

더불어 이번 사태를 불러일으킨 직원도 사과문을 통해 “제가 제작한 영상에서 표현한 손 모양이 그러한 의미로 해석될 수 있다는 것을 미처 인식하지 못했다”며, “얼굴이 그대로 노출되는 영상 콘텐츠의 특성상 문제가 될 수 있는 어떤 행동을 의도를 가지고 한다는 것은 스스로도 상상하기 어렵다. 이러한 사정을 부디 너그럽게 이해해 주시기를 부탁드린다”고 했다.

그러나 이후 르노코리아에 최초 게시된 사과문과 르노코리아 사안 당사자의 사과문이 삭제된 점, 사과문의 내용이 감정 호소로 이뤄졌다는 점 등을 들어 여론의 반응은 여전히 부정적인 실정이다.

누리꾼들은 “(사안 당사자를) 퇴사시키고 법적, 금전적 책임을 물어야 한다”, “마케팅 임원까지 총체적 조사가 이뤄져야 한다”와 같은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 SNS 등에서는 르노코리아의 불매 운동까지 거론되고 있다.

[사진제공=GS편의점]
2021년 집게손가락 논란의 시초가 된 GS25의 ‘캠핑가자‘ 이벤트 홍보 포스터. [사진제공=GS25]

남성의 신체 부위를 비하한다는 의미에서 래디컬 페미니즘 커뮤니티에서 파생된 집게손가락 논란은 르노코리아 사태가 처음이 아니다. 과거 GS25 편의점 포스터 사태부터 넥슨의 스튜디오 뿌리 사태 이외에도 다양한 산업 분야에서 남성 누리꾼들을 중심으로 논란이 제기됐다.

GS25 편의점 포스터 사태는 2021년 GS25의 ‘캠핑가자’ 이벤트 홍보 포스터에 집게손가락 제스처가 실리며 사회적 파급을 일으킨 젠더 이슈다. 넥슨의 스튜디오 뿌리 사태는 2023년 국내 게임사 넥슨의 대표 게임 ‘메이플스토리’ 삽화 외주 업체 ‘스튜디오 뿌리’의 애니메이션 직원이 집게손가락 제스처를 애니메이션에 고의적으로 삽입했다는 논란이 누리꾼들 사이에 퍼진 사건이다.

GS25 편의점 포스터와 넥슨의 스튜디오 뿌리 사태는 기업체 내부 여성 직원이 집게손가락 제스처를 기업 홍보물에 고의적으로 실었다는 비판이 남성 중심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퍼졌다는 공통점이 있다.

집게손가락 논란은 주로 상대적으로 남성 소비층의 입김이 강한 게임 업계나, 소비자와 기업체의 소통이 긴밀한 식품 업계 등에서 나타났다. 논란과 함께 제기되는 불매 운동 움직임에 의해 대부분의 경우 문제시되는 손가락 삽화가 수정되는 식으로 마무리됐다. 그러나 이러한 사태는 남녀간의 갈등과 혐오로 귀결되고, 관계자에 대한 신상털기로 이어지는 등 갖은 문제를 낳았다.

사회갈등연구소 김경숙 이사는 “대한민국처럼 개인이 고도로 개별화된 익명 사회에서는 남성과 여성이 구체적인 삶의 현장에서 다방면으로 부딪히는 일이 드물다"며 "더불어 개인화·다양화가 심화된 사회이기 때문에 역설적으로 가장 일차적인 공통점인 ‘성별’이 사람들을 가르는 기준이 되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집게손가락 논란과 같은 이러한 현상은 단순한 성별 갈등이 아닌 정체성 갈등으로 봐야 한다”며 “자신의 입지를 쉽게 세력화하기 위한 도구로서 생물학적 요소를 활용하는 것으로 봐야 한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이러한 정체성 갈등은 복잡하게 얽혀 있기 때문에 굉장히 풀기 어렵다"며 다양한 해결 방법을 사회 전체가 같이 고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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