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 이어 러 하원 국방위원장 "핵사용 의사결정 시간 단축 가능"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19일 북한 평양 금수산 영빈관에서 진행된 북·러 '포괄적인 전략적 동반자 관계에 관한 조약' 체결식에서 조약문을 들고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로이터·연합뉴스

아시아투데이 하만주 워싱턴 특파원 = 러시아가 핵무기 사용 시기와 결정과 관련한 핵교리(독트린)를 수정할 수 있다고 거듭 위협했다.

안드레이 카르타폴로프 러시아 연방하원(국가두마) 국방위원장은 23일(현지시간) 위협이 증가하고 있다고 판단되면 핵무기 사용에 대한 공식 정책인 핵교리에 규정된 의사 결정 시간을 단축할 수 있다고 말했다고 러시아 국영 리아노보스티 통신이 전했다.

그는 "도전과 위협이 증대하면 핵무기 사용 시기와 사용 결정에 관한 (교리의) 무언가를 수정할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핵교리의 구체적인 수정에 관해 말하기는 너무 이르다고 전제했다.

러시아 핵교리는 핵무기나 다른 대량살상무기(WMD), 그리고 재래식 무기를 사용한 공격으로 '국가 존립 자체가 위협받을 때'에 대한 대응으로 대통령이 핵무기 사용을 고려할 수 있다고 광범위하게 규정하고 있다고 로이터통신이 전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2020년 6월 '러시아 핵억제정책 기본 원칙' 대통령령에 서명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왼쪽)과 또 럼 베트남 국가주석이 20일(현지시간) 베트남 하노이 오페라하우스에서 베트남 우호협회와 러시아 유학 베트남 동문들이 참석한 행사에 참석하고 있다./AP·연합뉴스

푸틴은 지난 7일 우크라이나 전쟁에서의 핵무기 사용 가능성을 일축하면서도 핵교리는 변경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는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 국제경제포럼 본회의에서 우크라이나 전쟁에서의 핵무기 사용 가능성을 묻는 말에 "예외적인 경우, 국가의 주권과 영토 보전에 위협이 되는 경우에만 (핵무기를) 사용할 수 있다"며 "그런 경우가 아니라고 생각하고, 그럴 필요가 없다"고 답했다.

다만 푸틴은 "핵교리는 살아있는 것이고 우리는 우리를 둘러싼 세계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예의주시하고 있다"며 "교리 수정을 배제하지 않는다"고 했다. 아울러 푸틴은 필요하다면 핵무기 실험을 할 수도 있지만, 현재로선 그럴 필요가 없다고 했다.

이와 함께 푸틴은 20일 베트남 하노이에서 북한·베트남 순방을 마무리하는 기자회견에서 러시아의 적들이 초저위력 핵무기를 개발하고 있기 때문에 핵교리를 바꿔야 할지 모른다고 말했다고 로이터가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