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강상헌 기자] 최근 류현진(한화 이글스)이 자동 투구 판정시스템(ABS·Automatic Ball-Strike System)의 일관성에 강한 의혹을 표하자 한국야구위원회(KBO)가 이례적으로 투구 추적 데이터를 공개했다.
KBO는 26일 운영사인 스포츠투아이의 투구 추적 판정 데이터를 언론에 제공하고 한화 문동주와 류현진이 23∼24일 KT 위즈 타자들에게 던진 공의 궤적 자료를 공유했다.
ABS의 스트라이크 존은 타자의 키를 고려해 설정된다. 지면으로부터 타자 키의 27.64∼56.35%를 스트라이크 존의 상하단으로 홈플레이트에서 좌우 2cm씩을 스트라이크 존의 폭으로 설정한다. 스트라이크 판정을 받으려면 홈플레이트 중간 면과 끝 면 두 곳에서 공이 모두 스트라이크존을 통과해야 한다. 중력으로 공이 떨어지는 수치를 계산해 스트라이크 존 끝 면은 중간 면보다 1.5cm를 낮게 설정했다.
앞서 류현진은 24일 KT 위즈를 상대로 선발 등판한 경기에서 1-0으로 앞선 3회말 KT 선두 타자 조용호에게 볼을 연속 4개 던졌다. 이후 김상수를 상대로도 볼을 연거푸 4개를 던졌다. 4번째 타자 천성호에게 던진 초구도 볼이었다.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에서도 '칼제구'로 정평이 났던 류현진이 볼만 연속해 던진 것은 무척 보기 드문 장면이었다. 결국 그는 이날 5이닝 7피안타 2볼넷 4탈삼진 7실점 5자책점을 기록하며 패전투수가 됐다.
류현진은 경기 후 취재진과 만나 "볼이 될 것은 스트라이크가 되고, 스트라이크가 될 것은 볼이 된다. 경기장마다 다를 수는 있는데 그게 (같은 구장) 경기마다 바뀌는 건 문제다"라며 작심 발언을 내놨다.
류현진의 ABS 이의 제기에 논란은 일파만파 커졌다. 이에 KBO는 투구 추적 판정 데이터 중 일부를 공개했다. KBO는 "류현진이 등판한 경기에서 3회말 조용호의 타석 3구째는 ABS 중간 존 하단을 0.15cm로 통과했지만, ABS 끝 존 하단을 0.78cm 차이로 통과하지 못해(벗어나) 볼 판정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KBO는 또 23일 문동주가 4회말 KT 타자 천성호 타석에서 던진 4구째(스트라이크)와 24일 류현진이 1회말 같은 타자에게 던진 3구째(볼) 투구 데이터도 공개한 후 "그래픽에서 확인할 수 있는 것처럼 투구된 위치가 다르다"며 류현진의 주장을 일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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