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오키나와(일본), 최원영 기자) 새 사령탑이 선수들을 감싸 안았다.
롯데 자이언츠는 27일 일본 오키나와 아카마 구장에서 삼성 라이온즈와 스프링캠프 연습경기를 펼쳤다. 12-5로 기분 좋은 승리를 챙겼다.
경기 전 김태형 롯데 신임 감독이 취재진 앞에 섰다. 우선 캠프 전반을 돌아봤다. 김 감독은 "생각보다 선수들이 몸을 잘 만들어왔다. 움직임이 괜찮더라. 부상 없이 무사히 진행 중이다"고 밝혔다.
롯데는 2017년 3위를 기록한 후 2018년부터 지난해까지 7위-10위-7위-8위-8위-7위로 하위권을 맴돌았다. 지난 시즌 종료 후 베테랑 김태형 감독을 새로 선임해 도약을 꾀하고 있다.
김 감독은 "상대 팀 감독으로 롯데를 상대할 때와 해설위원으로 볼 때는 또 다르더라. 주위에서 롯데 (선수들에게) 문제가 있어 못한다고 말하기도 하는데 내 눈엔 그런 모습이 보이지 않는다"고 운을 띄웠다.
이어 "선수들 열심히 잘하고 있다. 감독으로서 지켜보며 이야기해야 할 부분이 있으면 하겠지만, 지금은 특별히 말할 것이 없다"며 "고참들과 어린 선수들 모두 내 자리가 있다고 생각하지 않고, 주전을 차지하기 위해 노력하는 게 눈에 보인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선배들이 오히려 신경 많이 쓰는 듯하다. 경기에서 빠지지 않고 계속 뛰려 한다. 후배들도 진지하게 집중한다"고 덧붙였다.
김 감독은 "다만 과거 롯데를 보면 하나가 돼 다 같이 움직이는 게 아니라 조금씩 흩어지는 느낌이 있었다. 장담할 순 없지만 그런 부분을 없애려 선수들과 노력할 것이다"고 전했다.
비시즌 롯데의 전력 보강은 새 사령탑뿐이었다. 김 감독은 "지금의 선수들로 경기력을 최고치까지 끌어올려야 한다. 그게 내가 할 일이다"며 "선수들도 그런 마음가짐을 가질 것이다. 전반적으로 내 예상보다 더 좋다. 걱정도 있었는데 괜찮은 듯해 만족스럽다"고 강조했다. 그는 "좋은 경기력을 보여주는 팀이 됐으면 한다. 선수들이 평소와는 다른 각오를 가졌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김 감독은 이달 초 스프링캠프 시작 직후에도 선수들에 관해 "착하고, 순하고, 열심히 한다"고 설명했다. 성실히 야구에 매진하는 모습을 긍정적으로 바라봤다. 그는 "선수들이 새 감독에게 무언가를 보여줘야 한다는 부담을 가질까 봐 염려스럽다. 확실한 자리가 없는 선수들은 감독 눈치를 볼 수밖에 없다. 나를 지나치게 의식하지 말고 평소와 똑같이 했으면 좋겠다"고 바람을 내비치기도 했다.
사령탑으로서 잔뼈가 굵은 김 감독과 함께, 롯데가 날아오르려 한다.
김 감독은 1990년 OB 베어스(현 두산 베어스)에 입단한 뒤 2001년까지 베어스의 일원으로 뛰었다. 은퇴 후 지도자의 길을 걸었다. 2002년부터 2011년까지 두산에 배터리코치로 몸담았다. 2012년부터 2014년까지는 SK 와이번스(현 SSG 랜더스)의 배터리코치로 지냈다. 2015년 친정 두산으로 돌아왔다. 처음으로 감독직에 올랐다. 부임 첫해 곧바로 한국시리즈 우승을 일궈냈다. 2001년 이후 무려 14년 만의 영광이었다.
김 감독의 지도 아래 두산은 단숨에 강팀이 됐다. 2015년부터 2021년까지 7년 연속 한국시리즈 진출에 성공했다. KBO리그 역대 최초의 기록이다. 이 기간 두산은 통합우승 2회 포함 한국시리즈 우승 3회, 준우승 4회를 선보였다.
2022시즌 종료 후 김 감독은 두산과 재계약이 불발되며 해설위원으로 변신했다. 1년간 마이크를 잡은 뒤 다시 현장으로 복귀했다. 지난해 10월 20일 롯데의 제21대 사령탑으로 선임됐다. 계약 기간 3년 총액 24억원(계약금 6억원, 연봉 6억원)에 계약을 체결했다.
사진=오키나와(일본), 고아라 기자
최원영 기자 yeong@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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