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디스, 스테이블코인 신용도 평가 착수

세계 3대 신용평가사 중 한 곳인 무디스(Moody’s)가 준비금 품질과 구조에 초점을 맞춘 스테이블코인 신용등급 평가 기준을 마련 중이다. 스테이블코인은 미국 달러화 등 법정화폐 또는 금(金)과 같은 특정 자산의 가치를 일대일로 추종하는 가상화폐다. 
 

무디스

무디스는 현지시간으로 지난 12월 12일 공개한 평가 기준 제안서를 통해 스테이블코인 신용도를 평가하고 등급을 부여하겠다고 밝혔다. 제안서에 따르면 무디스는 총 두 개의 단계로 스테이블코인을 평가할 계획이다. 
첫 번째 평가 단계에서는 스테이블코인의 준비금 포트폴리오에 포함된 각 자산 유형이 개별적으로 분석된다. 준비금 자산의 종류와 신용도를 살펴보고 관리하는 기관이나 거래 상대방의 신뢰도도 함께 고려하겠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미국 달러 연동 스테이블코인이라도 준비금 구성에 따라 평가 결과는 달라질 수 있다. 현금이나 미국 국채처럼 안전자산 위주로 준비금을 마련한 스테이블코인은 높은 평가를 받을 수 있지만 상대적으로 위험한 자산이 포함된 경우에는 낮은 등급을 받을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두 번째 분석 단계에서는 준비금 자산의 시장가치 변동 위험이 평가 대상이 된다. 
 

무디스가 준비금 품질과 구조에 초점을 맞춘 스테이블코인 신용등급 평가 기준을 마련 중이다(사진=더블록)

무디스는 자산 유형과 만기에 따라 시장가치 하락 가능성을 추정하고 각 자산에 적용할 ‘사전 비율(Advance Rate)’을 산출할 예정이다. ‘사전 비율’은 자산의 액면가 또는 시장가 전부를 다 인정하지 않고 안전하다고 판단되는 부분만 계산에 반영하는 비율을 의미하는 용어다. 
즉, 준비금 자산의 가격 변동 위험, 유동성 문제, 운영 및 기술 리스크 등도 함께 점검해 최종 등급을 결정하겠다는 것이 무디스의 입장이다. 
다만, 무디스는 이번 평가 기준이 모든 스테이블코인에 무조건 적용되는 것은 아니라고 덧붙였다. 발행사가 스테이블코인 사업을 다른 사업과 명확히 분리해 운영하고 있는 경우에 한해 적용하겠다는 것이다. 
무디스는 “스테이블코인 발행 및 관리 업무 그리고 뒷받침하는 자산을 보유하고 관리하는 과정이 다른 사업과 실질적으로 분리돼 있어야 한다”라며 “실질적 분리란 발행사나 계열사가 파산하더라도 준비금이 다른 용도로 쓰이지 않고 오직 스테이블코인 보유자에게 상환하는 데만 사용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라고 부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