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 보궐선거가 당내 친이재명(친명)계와 친정청래(친청)계 간 세력 대결 양상으로 전개되고 있다. 다만 당 지도부는 이를 '갈라치기 프레임'으로 규정하며 선 긋기에 나섰다.
민주당은 전현희·김병주·한준호 의원이 내년 6월 지방선거 출마를 위해 지난 1일 최고위원직에서 사퇴하면서 보궐선거를 치르게 됐다.
친명계 이건태·유동철 공식 출마, 강득구 예정
친명계 인사로는 현재 이건태 의원과 유동철 부산 수영구 지역위원장(더민주전국혁신회의 상임공동대표)가 공식 출마를 선언했다.
이재명 대통령 대장동 개발비리 의혹 사건 변호인 출신인 이 의원은 지난 11일 출마 선언에서 "당이 정부와 엇박자로 이재명 정부가 이루는 효능감을 떨어뜨리고 있다는 비판이 있다"며 "정부는 앞으로 가는데, 당이 다른 방향으로 가거나 속도를 못 맞춰 엇박자를 내고 있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이재명 정부를 밀착 지원하고, 밀착 소통할 최고위원이 절실하다"며 "이건태가 그동안 걸어온 길, 이 대통령과의 관계를 볼 때 이재명 정부와 밀착 소통하고 밀착 지원할 가장 적임자는 저 이건태"라고 강조했다.
이 의원의 출마 선언 현장에는 지난 전당대회에서 정 대표와 경쟁했던 박찬대 의원과 이 대통령의 당대표 시절 비서실장을 지낸 천준호 의원, 수행실장을 맡았던 김태선 의원을 비롯해 김동아·김우영·안태준·이광희·한준호 의원 등 친명계 의원들이 대거 자리했다.
이 대통령이 당대표 시절 영입했던 유 위원장은 지난 부산시당위원장 경선에서 컷오프(공천배제)된 뒤 정 대표를 비판해 왔다. 지난 9일 출마 기자회견에서도 "지금 민주당에는 당내 비민주적 제도를 개선하고 당내 권력을 감시·견제할 수 있는 최고위원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재명 대표 1기 지도부에서 수석사무부총장을 지냈고, 김민석 국무총리의 최측근으로 꼽히는 강득구 의원도 오는 15일 기자회견을 열고 출사표를 던질 예정이다. 강 의원은 최근 정 대표가 추진한 대의원·권리당원 1인 1표제가 중앙위원회에서 부결된 데 대해 "'제대로 하라'는 당원들의 명령"이라며 "당이 더 성숙해지고 더 단단해지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친청계 문정복·이성윤 출마 채비
반면 친청계에서는 조직사무부총장을 맡고 있는 문정복 의원이 출마 의사를 밝혔다. 문 의원은 12일 기자들과 만나 "최고위원 보궐선거에 나가게 됐다"며 "내가 (선거에) 나가서 버르장머리를 고쳐줘야겠다"고 말했다. 유동철 위원장을 겨냥해 "공직, 당직도 못 하는 '천둥벌거숭이'한테 언제까지 당이 끌려다닐 거냐"고 언급하기도 했다.
법률위원장 이성윤 의원도 이달 14일 공식 출마 선언할 것으로 보인다.
정 대표 직속 민원정책실장을 맡고 있는 임오경 의원의 출마 가능성도 거론된다. 임 의원은 최근 자신의 페이스북에 '친명 대 친청' 프레임에 불쾌감을 드러내며 "당을 위해 그 누구보다 헌신적이고 동료 의원을 위해 앞장서 주는 정 대표를 지지한 저도 하루 아침에 친청이 됐다"고 썼다.
박수현 "친명친청, 의도적 갈라치기…선거 공학적 측면은 이해"
민주당 지도부는 '친명 대 친청' 구도로 흐르는 것을 경계하고 있다. 박수현 수석대변인은 전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정청래 대표는 최근 부쩍 늘어난 언론 보도, 특히 '친명친청 대전' '정청래 자기정치' '대표 연임 노림수' 같은 근거 없는 기사와 당내 극히 일부 발언에 대해 매우 불편한 심기를 수석대변인에게 털어놓곤 했다"며 "정 대표는 '친명친청' 용어에 대해서만큼은 민주당 분열을 통해 이재명 정부를 엎으려는 의도적 갈라치기로 심각하게 보고 있다"고 전했다.
박 수석대변인은 14일 국회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도 "지금 최고위원 보궐선거는 '이재명 정부의 성공을 위해 어떤 당의 역할이 필요한가'라는 게 유일한 기준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
다만 일부 후보들이 비판적 메시지를 내는 데 대한 지도부의 우려에 대한 질문에 "선거에는 이런저런 이슈들이 있고 선거 공학적인 측면에서도 어떻게 선거를 주도할 것이가라는 후보의 전략이 있을 것"이라며 "충분히 이해가 간다. 당 지도부가 우려하는 수준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15~17일 후보자 등록·1월11일 본투표…중앙위원·권리당원 50%씩 반영
한편 이번 보궐선거는 오는 15~17일 후보자 등록을 거쳐 18~24일 예비경선을 진행한다. 본경선은 26일 합동 토론 설명회를 시작으로, 30일 1차 합동 토론회, 내달 5일과 7일 2·3차 방송 토론으로 이어진다. 내달 11일에는 본투표와 합동연설회가 함께 열린다. 이번 선거는 중앙위원 50%와 권리당원 50% 투표를 반영해 진행된다.
[폴리뉴스 김민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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