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이영하가 잠실구장에서 스포츠동아와 인터뷰를 마친 뒤 포즈를 취하고 있다. 잠실ㅣ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이영하(28)는 2029시즌까지 두산 베어스와 함께한다. 올 시즌이 끝나고 생애 첫 프리에이전트(FA) 자격을 얻었고, 두산과 4년 총액 52억 원에 계약하며 동행을 이어가게 됐다. 익숙한 두산의 트레이닝복과 점퍼를 착용한 그는 요즘 틈만 나면 잠실구장에 출근해 개인훈련을 이어가고 있다. 대형 계약을 체결한 투수답게 남다른 책임감으로 무장한 모습이었다.
이영하는 2016시즌 신인 1차 지명으로 두산 유니폼을 입었고, 올해까지 통산 355경기에 등판해 60승46패27세이브9홀드, 평균자책점(ERA) 4.71의 성적을 거뒀다. 특히 풀타임 선발로 나섰던 2018년 10승, 2019년 17승을 거두며 KBO리그를 넘어 대한민국의 미래를 짊어질 우투수로 평가받기도 했다. 시속 150대 직구와 스플리터의 조합은 무척 위력적이었다.
그러나 2020년부터는 선발보다 불펜이 더 익숙했다. 올 시즌에도 73경기에 모두 구원등판해 4승4패14홀드, ERA 4.05의 성적을 거뒀다. 아직 20대로 젊은 데다 언제든 선발투수로 활용할 수 있다는 강점을 지녔기에 FA 시장에서 ‘인기 매물’로 꼽혔지만, 2020년부터 올해까지 266경기(51선발)에서 거둔 성적이 크게 눈에 띄진 않았다. 30승36패9세이브25홀드, 평균자책점(ERA) 4.87이다. 계약 규모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도 나온 이유다.
최근 잠실구장에서 만난 이영하는 “내가 어렸을 때처럼 잘해서, 더 열심히 해서 지금보다 좋은 성적을 냈다면 그만큼 더 많이 받을 수도 있었다는 아쉬움도 있다”면서도 “지금의 성적을 생각하면 충분히 만족스러운 계약이다. 두산에서 4년간 또 다시 잘해야 할 이유가 생겼다. 정말 후회 없이 잘해야 한다”고 말했다.
두산 이영하는 “앞으로 2년간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평가가 갈릴 것이다. 최우선 목표는 돈값을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뉴시스
책임감은 두 배가 됐다. 이제는 팀의 중간 역할을 해야 하는 위치까지 올라왔다. 두산 구단도 이영하가 젊은 투수들의 리더 역할을 해주길 기대하고 있다. 시즌을 마치고 함께 여행을 다녀온 선배들도 이영하에게 “FA 계약을 하고 나면 후배들과 장난 치는 것도 좀 줄이고 중간 역할을 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렇다 보니 리더십에 대한 고민도 커졌다.
이영하는 “무조건 엄격하게 후배들을 이끌어야 한다는 생각은 하지 않았다”며 “(임)찬규(LG 트윈스) 형처럼 밝은 분위기로 이끌 수도 있다”며 “다른 팀이지만, 찬규 형과도 대화를 많이 한다. 찬규 형과 같은 방향으로 잘하면 될 것 같다. 어느 정도의 무게감을 가지면서도 밝은 에너지를 줄 수 있도록 해보겠다. 무게감은 (최)원준이 형이 더 크다”고 웃으며 말했다.
목표는 명확하다. 이영하는 “앞으로 2년간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평가가 갈린다고 본다”며 “내가 잘하면 ‘역대급 착한 계약’으로 평가를 받을 수도 있다. 내가 어떻게 하느냐에 달렸다. 첫 번째 목표는 일단 돈값을 하는 것이다. 스스로 만족하는 시즌을 보내면 그때 또 다른 평가를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영하가 두산과 4년 총액 52억 원에 FA 계약을 마친 뒤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제공ㅣ두산 베어스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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