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물로 나온 록키산맥속 '세계 최고가 유리저택' 소유주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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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물로 나온 록키산맥속 '세계 최고가 유리저택' 소유주는?

저스트 이코노믹스 2025-12-14 08:22:00 신고

   미국 콜로라도 록키산맥의 설원(스키장으로 유명·아래 지도) 위에, 마치 미래에서 온 듯한 유리 주택 두 채가 서 있다. 이 둘은 같은 풍경을 바라보고 있지만, 그 집들이 말하는 것은 전혀 다르다. 하나는 약 60억 원(4.45 million 달러)에 시장에 나왔고, 또다른 하나는 1,400억 원(105 million 달러)의 가격표를 달고 있다. 숫자는 극단을 보여주지만, 더 극적인 것은 그 뒤에 감춰진 가치관이다.

  이 두 유리주택이 부동산 시장에 등장한 것은 단순한 투자나 미적 취향의 문제가 아니다. 팬데믹 이후 콜로라도 아스펜에 몰려든 자본(주로 실리콘밸리의 부호들), 그리고 자연과 건축 사이의 새 기준을 둘러싼 경쟁이 정점에 달했다가, 이제는 그들이 속속 떠나는 신호탄이기도 하다.

출처=구글지도 캡처
출처=구글지도 캡처

 

출처=구글 지도 캡처
출처=구글 지도 캡처

산속의 조용한 설계, 60억 원짜리 유리주택

 첫 번째 매물은 월스트리트저널의 최근 보도에서 소개됐다. ‘콜로라도 산맥의 유리주택이 4.45 million 달러(약 60억원)에 시장에 나왔다’는 타이틀로 소개된 이 집은, 면적도, 시설도 초호화급은 아니다. 하지만 건축가가 설계한 이 집은 최소한의 구조로 자연을 최대한 끌어들인다는 모던 건축 철학을 따라 만들어졌다.

 전면 유리창으로 둘러싸인 이 주택은 산맥의 일출과 일몰을 집 안에서도 오롯이 담아낸다. 목재와 콘크리트, 유리가 조화를 이루는 이 구조물은 마치 자연과 평화협정을 맺은 듯이 산속에 놓여 있다. 실제 부동산 중개인의 설명에 따르면, 이 집은 비즈니스의 피로를 떠나 자신을 되찾고 싶은 이들에게 완벽한 피난처다.

침실은 세 개, 욕실은 네 개. 넓은 오픈 키친과 거실, 그리고 외부의 자연을 집 안으로 끌어들이는 구조는 그 자체로 ‘라이프스타일 선언문’이다. 초호화는 아니지만, 이 주택이 지닌 매력은 명확하다. 부를 과시하지 않지만, 공간과 조망, 고요한 시간에 집중한 삶을 원하는 사람들에게 이 집은 절묘한 선택지다.

이 주택의 소유자는 이름을 공개하지 않았다. 다만 알려진 바로는 샌프란시스코에서 활동하던 IT계 창업자 출신이며, 팬데믹 직후 아스펜으로 내려와 이 집을 지었다가 최근 다시 도시로 돌아가며 매물로 내놓았다는 후문이다. 그는 WSJ와의 짧은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이 집은 나를 살게 해준 곳이다. 단순히 쉼터가 아니라, 내가 다시 생각할 수 있는 여백을 줬다. 그래서 누군가에게도 그런 공간이 되기를 바란다.”

유리로 감싼 제국의 상징, 1,400억 원의 절대 주택

 두 번째 주택은 마치 그 반대편에서 세계를 내려다보는 느낌이다. 같은 콜로라도 산속, 아스펜 고지대에 위치한 이 저택은 부동산 업계에서 ‘가장 비싼 유리주택 중 하나’로 꼽히며 1억 500만 달러(약 1,400억 원)의 가격표를 달고 시장에 나왔다. 2만 평방피트(약 1,860㎡) 이상의 규모, 7개의 침실과 11개의 욕실, 풀사이즈 실내 수영장, 사우나, 프라이빗 시네마룸과 와인 저장고까지 갖췄다.

 이 건물은 거의 전체가 유리로 감싸져 있으며, 그 유리는 특수 제작된 저반사 단열 강화유리다. 모든 것은 거대한 쇼윈도 같은 이 저택에서 사생활을 지키면서도 '록키산맥의 360도 파노라마'를 감상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미국 고급건축의 아이콘이라 불리는 유명 건축사무소가 참여한 이 프로젝트는 '조망을 위한 건축'이라는 개념을 건축적 절정으로 끌어올렸다.

가장 흥미로운 점은 이 저택의 설계가 ‘탄소중립형’이라는 점이다. 지열 난방, 태양광 패널, 재활용 물 처리 시스템, 고성능 단열시스템 등 지속가능성 요소가 건축 전반에 통합되어 있다. 이는 단순한 고급주택을 넘어, ESG 투자의 상징으로 해석될 수 있는 포인트다.

이 저택의 매각을 담당한 프라이빗 부동산 중개사는 이렇게 밝혔다.

“이 집은 더 이상 주거 공간이 아니다. 문화적 자산이자, 다음 세대를 위한 건축적 유산이다. 지금 이 집을 사는 사람은 돈만 있는 게 아니라, 기준을 새롭게 설정할 사람이다.”

 흥미롭게도, 이 주택은 헐리우드의 유명 제작자가 처음 소유하고 있다가, 2021년부터 본격적인 리노베이션과 확장 설계를 통해 지금의 형태로 바뀌었다는 비공식 보도가 있다. WSJ는 그 인물을 익명으로 처리했지만, 업계에서는 넷플릭스의 미디어 임원이 실소유자라는 추측도 나오고 있다.

 두 개의 유리주택이 드러낸 '부의 정체성'

이 두 주택이 주는 메시지는 단순한 건축양식의 차이를 넘어선다. 하나는 도시의 소음을 등진 사람을 위한 고요한 피난처이고, 다른 하나는 전 세계 상위 0.01%를 위한 ‘유리 왕국’이다. 공통점은 유리라는 재료지만, 그것이 반사하는 것은 서로 다른 욕망이다.

두 주택 모두 전면 유리창 너머로 록키산맥의 봉우리들이 펼쳐진다. 아스펜은 콜로라도 중서부 해발 2,400미터에 위치한 고산 도시로, 북미 대륙을 남북으로 가르는 이 위대한 산맥의 서쪽 경사면에 자리 잡고 있다. 특히 마룬 벨스(Maroon Bells)와 엘크 마운틴스(Elk Mountains)처럼 시각적으로 압도적인 경관이 유리창을 가득 채운다.

팬데믹 이후 아스펜은 단순한 스키 리조트를 넘어, 고액 자산가와 창조계 엘리트들이 모이는 새로운 ‘자본의 문화 수도’로 자리잡았다. 이곳에서 주택은 단순한 부동산이 아니라, ‘나의 정체성’을 투영하는 물건이다. 고요함을 선택하느냐, 위대함을 구축하느냐. 두 유리주택은 각기 다른 방식으로 부의 본질을 드러낸다.

중요한 건, 그 선택이 하나도 잘못된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60억 원짜리 유리주택은 '내려놓음의 미학'을, 1,400억 원짜리 유리저택은 '성취의 상징'을 보여준다. 그리고 둘 다, 동시대의 자본이 어떻게 ‘건축’을 통해 새로운 언어를 만들고 있는지를 증명한다.

아스펜의 유리주택들은 이제 단순한 집이 아니다. 그것은 권력의 상징이며, 한 시대의 미학이자, 부와 철학의 거울인 셈이다.

패러디 삽화=최로엡 화백
패러디 삽화=최로엡 화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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