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현지시간) AP통신은 뉴욕 남부연방법원의 폴 엥겔마이어 판사가 선고 공판에서 검찰의 12년 구형이 “지나치게 관대하다”면서도 권씨 측이 요청한 5년 형을 “도저히 상상하기 어렵고 터무니없다”고 일축했다고 전했다.
엥겔마이어 판사는 “권씨의 범죄로 실제 사람들이 400억달러를 잃었다”며 “단순한 장부상의 손실이 아니라 헤아릴 수 없는 인적 피해를 초래한 사기”라고 강조했다.
권씨는 지난 8월 맨해튼 연방법원에서 사기 공모 및 통신사기 혐의에 대해 유죄 판단을 받은 바 있다. 검찰은 이번 피해 규모가 FTX 창업자 샘 뱅크먼-프리드 사건과 원코인 공동창업자 카를 세바스티안 그린우드 사건의 피해액을 합친 것보다 크다고 밝혔다. 판사는 피해자가 최대 100만명에 이를 것으로 추산했다.
변호인단은 권씨의 범행이 “탐욕이 아닌 오만과 절박함”에서 비롯됐다고 주장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또한 판사는 권씨가 한국에서 형을 살게 해달라는 요청도 기각했다. 권씨는 한국에서도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수사 대상이며 가족은 한국에 거주 중이다.
미 연방검찰 사라 모르타자비 검사는 권씨가 실패한 구조를 감춘 채 투자자에게 ‘안정적 시스템’을 약속했다고 지적했다.
모르타자비 검사는 “오만과 조작, 그리고 사람들에 대한 완전한 무시가 결합된 사기”라고 평가했다. 검찰은 테라폼랩스가 UST를 ‘1달러 연동의 안정적 스테이블코인’으로 홍보했지만, 실제로는 외부 자금으로 유지된 ‘환상’이었다고 밝혔다. 1달러 페깅 붕괴 후 투자자 손실 규모는 약 400억달러에 달했다.
권씨는 2024년 3월 몬테네그로에서 체포된 후 미국으로 송환돼 증권사기·통신사기·상품사기·시세조종 공모 등 8개 혐의로 기소됐다. 이후 자금세탁 공모 혐의가 추가돼 총 9개 혐의가 적용됐으며, 모두 유죄가 인정될 경우 최대 130년형이 가능했다. 그러나 플리바겐(유죄 인정 조건부 형량 조정) 합의에 따라 혐의는 사기 공모와 통신사기 등 2개로 축소됐다. 이들 혐의의 법정 최고형량은 25년이다.
검찰은 최종적으로 징역 12년을 구형한 반면, 변호인단은 몬테네그로 구금 기간과 한국 내 추가 기소를 이유로 5년 이하를 주장했다. 법원은 이를 모두 받아들이지 않고 징역 15년을 선고했다.
미 법무부는 플리바겐 조건에 따라 권씨가 형기의 절반을 복역한 뒤 국제수감자이송 프로그램을 신청하더라도 이를 반대하지 않기로 했다. 이에 따라 권씨는 일정 기간 이후 요청에 따라 한국으로 송환될 가능성이 있다.
권씨는 체포 당시부터 “한국으로 먼저 송환돼야 한다”고 주장했으나, 미국이 우선권을 확보하며 이번 재판이 진행돼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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