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김희준 기자= 한 시즌을 마친 박태하 감독이 기성용의 재계약을 간절히 원했다.
11일 오후 9시 15분(한국시간) 필리핀 타를라크의 뉴 클라크 시티 육상 경기장에서 2025-2026 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ACL) TWO 조별리그 H조 최종전을 치른 포항스틸러스가 카야FC일로일로에 1-0으로 이겼다. 포항은 승점 13점으로 조 2위를 확정지었고, 카야는 전패로 여정을 마무리했다.
포항이 한 시즌을 승리로 마쳤다. 전반 18분 백성동이 찍어찬 패스를 페널티박스 안에서 잡았고, 공이 살짝 뒤로 떨어졌음에도 침착하게 마무리해 골망을 흔들었다. 안재준은 2024년 10월 수원FC전 이후 부상과 부진이 겹치며 1년 넘게 득점이 없었는데, 올 시즌 마지막 경기에서 마침내 골을 넣었다. 포항은 안재준의 선제골을 지켜내 1-0 승리를 거뒀다.
경기 후 박 감독은 결과를 거둔 것에 만족했다. "한 시즌의 유종의 미를 거둔 경기였다. 쉽지 않은 원정경기였다. 상대와의 경기력 차이를 떠나서 마무리를 잘 했다는 것에 의미를 두고 싶다"라며 "리그와 ACL 모두 마무리되었는데 선수들의 땀과 노력으로 많은 것을 이뤄냈다. 선수들에게 감사한다. 먼 곳까지 오셔서 선수들에게 힘을 주신 팬분들께도 감사드린다. 한국에 계신 팬들께도 한 해 동안 많은 응원과 성원 보내주셔서 감사드린다"라고 말했다.
수훈선수로 기자회견에 참석한 안재준은 "원정 경기는 또 다른 힘듦이 있다. 동료들이 열심히 해주고 준비해온 것들이 나와서 득점할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옆에서 도와준 동료들에게 득점의 공을 돌리고 싶다"라며 "복귀하고 몇 경기를 뛰었지만 포인트가 없어서 조급함이 있었다. 하지만 감독님께서 기다려주신 덕분에 마지막 경기에서 골을 넣을 수 있었다. 내년 시즌 준비에 좋은 밑거름이 될 것 같다"라고 경기를 돌아봤다.
이날 신광훈은 센터백으로 나서 상대 공격을 잘 틀어막았다. 선수 생활 황혼기에 접어들면서 기동력은 감소했지만 특유의 축구 지능과 성실성으로 이번 시즌에도 포항이 상위권에 오를 수 있도록 도운 주역 중 한 명이다.
박 감독은 "상대팀 전방에 있는 선수들의 키가 그렇게 크지 않았다. 물론 큰 선수도 있었지만 신광훈이 경험으로 커버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경기 자체를 우리가 주도할 것으로 예상했기 때문에 리스크를 감안하더라도 우리가 상대를 제압할 수 있겠다 생각했다"라며 "신광훈의 역할이 팀에 많은 도움이 됐다. 시즌 초 팀에 부침이 있었다. 그때 팀이 어려움을 이겨낼 수 있는 힘이 되었다. 신광훈뿐만 아니라 후배들도 잘 따라와 줬다. 우리 팀의 가장 큰 장점은 선배들이 후배들을 잘 이끌어가고, 후배들이 선배들의 이야기에 귀 기울이고 잘 따라와 준다는 점"이라며 신광훈의 존재와 포항의 팀 철학에 자부심을 드러냈다.
이번 경기 기성용은 후반 33분 김동진과 교체돼 적은 시간 경기를 소화했다. 올 시즌 포항에서 마지막 경기를 치렀고, 아직 재계약에 대해서는 고민 중이다.
박 감독은 "경험 있는 선수를 다 출전시키고 싶었다. 사실 기성용도 선발 예정이었다. 하지만 어제 훈련하면서 근육에 약간의 불편함이 느껴진다 해서 선발에서 제외했다"라며 "경기에 계속 출전시키는 것은 기성용의 경기력이 우리 팀에 충분히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충분히 잘해줬다. 나는 조금 더 했으면 좋겠는데 아직 결정을 해주지 않는다. 선수가 좀 더 심사숙고해서 결정하겠다 한다. 감독으로서 내년에도 충분히 할 수 있다 생각한다. 6개월 짧은 기간이지만 많은 것을 보여줬고 충분히 잘 해줬다"라며 기성용이 내년에도 포항과 함께하기를 바랐다.
안재준은 기성용에 대해 "형이 처음 와서 같이 훈련했을 때 선수로서 신기하기도 했다. 거리감 없이 친근하게 다가와 주셔서 빨리 적응할 수 있었다. (기)성용이 형뿐만 아니라 모든 고참 형들이 경기장 안팎에서 보여주는 자세는 본받아야 한다고 생각한다"라며 팀에 필요한 존재라고 설명했다.
사진= 포항스틸러스,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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