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 20조 원 규모로 급성장 중인 국내 인테리어 시장에서, 이용자의 주택 도면과 내부 구조 등 민감한 공간정보가 외부 클라우드 서버에서 처리되는 정황이 포착되면서 데이터 안보에 비상이 걸렸다. 주소보다 더 사적이고 상세한 '집의 구조'가 해외로 무단 유출될 가능성이 제기됨에 따라, 정부 차원의 신속한 보안 기준 검토가 요구된다.
국내 3D 인테리어 플랫폼 기업 아키스케치(대표 이주성)는 8일 일부 해외 기반 인테리어 소프트웨어 서비스에서 이용자가 올린 평면도와 모델링 파일이 국내 서버가 아닌 외부 클라우드 환경에서 연산 및 저장된 후 다시 사용자에게 제공되는 흐름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아키스케치 측은 이러한 시스템 구조가 국내 이용자의 공간정보를 해외에서 처리할 가능성을 시사한다고 지적했다. 서비스 이용자가 자신의 민감한 데이터가 어떤 경로를 거쳐 관리되고 있는지 명확히 알기 어렵다는 점에서 데이터 투명성 확보가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특히 인테리어 도면, 집 구조, 문과 창문의 위치, 심지어 생활 동선까지 담고 있는 이 정보들은 개인의 사생활과 안전을 직접적으로 드러내는 고강도 민감 정보로 분류된다. 일반적인 개인정보보다 더욱 엄격한 보호 기준이 필요하다는 것이 업계의 중론이다.
현재 「공간정보의 구축 및 관리 등에 관한 법률」은 관련 정보가 해외로 이전될 경우 국토교통부의 사전 허가를 받도록 규정하고 있다. 하지만 실제 AI 인테리어 서비스가 이 요건을 어떻게 충족하고 있는지에 대한 명확한 확인이 어려운 상황이다.
AI 기술이 인테리어 분야에 빠르게 적용되면서 이용자가 직접 도면을 업로드하는 서비스 형태가 증가하는 추세다. 문제는 데이터 저장 위치, 국외 이전 여부, 그리고 AI 학습 활용 여부 등에 대한 서비스 제공자의 공개 기준이 여전히 미흡하다는 점이다.
아키스케치는 공간정보 데이터의 저장 위치와 처리 경로를 투명하게 공개하고, 국외 이전 가능성이 있을 경우 법령이 정한 절차를 반드시 준수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더불어 AI 학습 활용에 대해서도 명확하게 안내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하며, 산업 성장과 더불어 데이터 관리 책임도 함께 강화되어야 함을 역설했다.
이번 사태는 공간정보 활용 서비스 이용이 급증하는 현 상황에서, 산업 전반의 신뢰를 유지하기 위한 공간정보 보호 기준 논의가 절실하다는 점을 명확히 보여준다.
아키스케치의 이주성 대표는 "공간정보는 정부의 허가를 받아야 하는 중대한 정보지만, 집 주소만 알면 건물의 구조까지 무단으로 유출될 가능성이 있다는 정황을 파악했다"며, "업계에서 이미 인지하는 위험 요소이므로, 본 사안에 대한 정부 차원의 심도 있는 검토가 이루어지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한국프롭테크포럼 산하 AI인테리어협의회 의장직과 한국가구산업협회 부회장직을 수행하며 인테리어 산업 혁신을 이끌고 있다. 업계 선두 주자가 직접 보안 문제를 제기한 만큼, 공간정보 해외 유출 방지 및 데이터 투명성 확보를 위한 제도적 장치 마련에 정부와 관련 부처의 관심이 집중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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