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한국경제인협회가 모노리서치에 의뢰한 매출액 500대 기업(응답 110개사)의 내년 투자계획 조사 결과에 따르면 기업 중 43.6%가 내년 투자계획을 아직 정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투자계획이 없다는 곳이 15.5%를 차지했다. 투자 계획을 설립한 곳은 40.9%였다.
투자계획이 미정인 곳들은 이유에 대해 ‘조직개편·인사이동’이 37.5%로 가장 많았다. 이를 이어 ‘대내외 리스크 영향 파악 우선’이 25.0%, ‘내년 국내외 경제전망 불투명’ 18.8% 등이 뒤를 이었다.
투자계획을 수립한 곳 중에서는 53.4%가 내년 투자 규모가 올해와 비슷하게 유지될 것이라고 답했다. 투자 규모를 줄이겠다는 곳이 33.3%, 확대하겠다는 곳은 13.3%였다.
투자계획이 없거나 줄일 예정인 기업들은 그 배경으로 ‘부정적인 내년 국내외 경제전망’을 26.9%가 답해 가장 많았다. 이밖에도 ‘고환율과 원자재가 상승 리스크’가 19.4%, ‘내수시장 위축’이 17.2%를 차지했다.
투자 규모 확대 이유로는 ‘미래산업 기회 선점·경쟁력 확보’가 38.9%, ‘노후화된 기존 설비 교체·개선’이 22.2% 등으로 나타났다.
AI 투자계획에 대해서도 수립한 곳보다는 없는 곳이 다수였다.
AI 투자 계획을 수립했다는 곳은 12.7%에 불과했으며, 검토 중이란 곳도 23.7%에 그쳤다. 투자계획이 없는 곳은 63.6%였다.
AI 투자 목적으로는 ‘생산·운영 효율화(공정 자동화·물류 최적화·AI 에이전트 등)’이 55.1%로 가장 많았으며 ‘경영 의사결정 고도화(데이터 분석·수요예측·리스크 관리 등)’이 15.3%, ‘제품·서비스 혁신(AI기술 활용 신제품 개발·품질 개선)’이 12.7% 등 순이었다.
내년도 투자 리스크에 대해서는 ‘관세 등 보호무역 확산 및 공급망 불안 심화’가 23.7%로 가장 많이 꼽혔다. ‘미·중 등 주요국 경기 둔화’가 22.5%, ‘고환율’이 15.2%로 뒤를 이었다.
국내 투자의 애로사항으로는 ‘세금 및 각종 부담금 부담’이 21.7%, ‘노동시장 규제·경직성’ 17.1%, ‘입지·인허가 등 투자 관련 규제’가 14.4%로 집계됐다.
국내 투자 환경 개선을 위한 정책과제로는 ‘세제지원·보조금 확대’ 27.3%, ‘내수경기 활성화’ 23.9%, ‘환율안정’ 11.2% 등의 응답률을 기록했다.
이상호 한경협 경제산업본부장은 “공급망 불안, 외환 변동성, 각종 규제 등이 투자를 위축시키는 요인”이라며 “환율 안정 노력과 함께 첨단산업에 대한 세제 지원, 규제 개선 등 투자 활력을 높이기 위한 제도적 뒷받침으로 국내 투자를 촉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편 기업 경기 전망 측면에서도 오랜 기간 낙관적 수준으로 올라오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한경협의 매출액 상위 600대 기업 대상 12월 기업경기실사지수(BSI) 조사에 따르면 12월 전망 BSI는 98.7을 기록했다.
BSI는 100보다 높으면 전월 대비 전망이 긍정적임을, 낮으면 부정적임을 의미하며 100을 하회한 것은 지난 2022년 4월 이후 45개월 연속이다.
한국은행의 발표에서도 12월 기업심리지수가 91.1로 100을 밑돌았다.
한미 관세협상 타결 소식 역시 경기 전망 개선에 큰 영향을 주지 못했다.
이혜영 한은 경제심리조사팀장은 “(한미 협상 타결 관련) 모니터링을 했으나 긍정적인 응답을 준 업체는 많지 않았다”며 “수혜 업종인 자동차도 부품사들이 많다보니, 부품사는 내수기업도 많아 크게 긍정적인 답변이 많이 나오진 않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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