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 / 대통령실
박지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취임 6개월을 맞은 이재명 대통령을 두고 김대중(DJ) 전 대통령과 김영삼(YS) 전 대통령의 장점만 합친 인물이라고 극찬했으나, 그의 최근 행보와는 앞뒤가 맞지 않는다는 지적이 나온다.
8일 정치권에 따르면 박 의원은 전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때때로 김대중, 김영삼 두분 대통령님의 장점을 합성하면 이재명 대통령님이 아니실까 생각한다”고 적었다.
박 의원은 이 대통령에 대해 "서생적 문제의식과 상인적 현실감각, 망원경처럼 멀리 보면서도 현미경처럼 자세히 보라는 논리적인 실력과 언변"을 갖췄다고 추켜세웠다.
또한 "건강만 하면 머리는 빌려 써도 된다는, 일생 읽은 책이 DJ가 저술한 책보다 적다는 풍자(까지 겸비했다)"며 이 대통령의 실용적 리더십을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 대통령에 대해 "정치적 감각만은 타의 추종을 불허하고 현안을 치고 나가는 순발력과 배짱도 두둑하다"며 "말을 뒤집거나 다른 결정을 해야 할 때는 바로 그 자리에서 180도 턴. 그래서 언론이 같은 사안을 3일 이상 못 끌게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DJ처럼 180도 바꾸려면 하루에 1도씩 국민께 설명하시니, 결국 180번 언론으로부터 비판받게 된다"며 "제가 YS처럼 하루에 180도 넘어지자고 건의하면 국민을 설득하자시던 DJ, 두 대통령님을 합성해, 한 분 대통령으로 탄생한다면 저는 이 대통령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박지원 더불어민주당 의원. / 뉴스1
정리하자면 박 의원은 이재명 대통령을 DJ의 신중함·논리성과 YS의 결단력·배짱을 동시에 갖춘 '합성형 리더'로 규정한 셈이다. 그는 DJ가 하루 1도씩 국민을 설득하며 방향을 바꾸는 인물이었다면, YS는 필요할 경우 하루 만에 180도 전환하는 결단의 지도자였다고 정의했다.
김대중 전 대통령 비서실장 시절 '소통령'으로 불리며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했던 박 의원은 과거에도 여러 차례 이 대통령을 DJ와 연결해 왔다.
조기 대선을 앞둔 지난 2월 당시 이 대통령의 이른바 '우클릭' 행보에 대해 "서민을 위한 정치를 하고 있다는 것"이라며 "DJ의 길을 가고 있다고 본다"고 했다. 또 지난 5월 대선 유세 기간에는 "김대중 대통령이 환생해 이재명 후보로 나타난 것 같다"며 지지를 호소하기도 했다.
이하 지난달 21일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 현충관에서 열린 '김영삼 전 대통령 서거 10주기 추모식'에 참석한 정치권 인사들. 민주당 의원들은 보이지 않는다. / 뉴스1
뉴스1
그러나 박 의원의 이번 발언에 대해 일각에서는 말과 행동이 엇갈린다는 지적이 나온다. 박 의원을 포함한 민주당 의원 전원이 지난달 '김영삼 전 대통령 서거 10주기 추모식'에 불참한 사실과 맞물리면서다. YS의 결단력과 민주화 공헌을 높게 평가하면서도 여야 가리지 않고 대부분의 정치인이 참석한 추모식을 외면한 것은 '말뿐인 정치'라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지난달 21일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에서 열린 YS 서거 10주기 추모식엔 정부에서 윤호중 행정안전부, 권오을 국가보훈부 장관이, 대통령실에선 강훈식 대통령실 비서실장과 우상호 정무수석 등이 참석했다. 주호영 국회 부의장과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 천하람 개혁신당 원내대표 등도 참석했지만, 민주당 지도부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민주당은 정청래 대표 명의 조화만 보냈다. 2016년 1주기 추모식 이후 민주당 지도부가 불참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YS의 차남으로 이날 행사를 주도한 김현철 김영삼대통령기념재단 이사장은 민주당을 향해 “이런 짓거리를 하니 당신들이 개딸(개혁의딸)과 김어준 아바타라고 하는 것”이라고 직격했다.
김 이사장은 “제 눈에 있는 들보는 안 보이니 곧 망할 각 아니겠나”며 “다음 지방선거에서 많은 기대가 된다”고 비꼬았다.
Copyright ⓒ 위키트리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본 콘텐츠는 뉴스픽 파트너스에서 공유된 콘텐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