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렬한 밴드 사운드와 함께 막이 오르자 무대는 단숨에 한 편의 뮤지컬처럼 펼쳐졌다. 힘 있는 보컬, 내적 흥을 끌어올리는 안무, 그리고 팬들의 환호가 이어지며 공연장의 열기는 시작부터 뜨겁게 달아올랐다. 연말의 제왕다운, ‘공연 킹’의 귀환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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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수 케이윌이 지난 6~7일 서울 경희대 평화의전당에서 단독 콘서트 ‘굿 럭’(Good Luck)을 성료했다. 케이윌은 이번 무대를 통해 발라드 가수라는 익숙한 틀을 또 한 번 가볍게 뛰어넘었다. 스윙, 팝, 댄스까지 장르를 종횡무진 넘나드는 무대는 케이윌의 넓어진 음악적 스펙트럼을 또렷하게 증명했다. 섬세한 감성과 폭발적인 에너지가 교차한 객석에는 여성 팬들의 환호와 묵직한 남성 팬들의 함성이 뒤섞였고, 10년 만에 다시 선 평화의전당은 세월이 흘러도 여전히 ‘젊은’ 케이윌의 현재로 가득 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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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편의 뮤지컬처럼 시작된 오프닝
공연의 시작은 ‘이러지마 제발’이었다. 빅밴드 편곡과 함께 등장한 케이윌의 첫 무대는 한 편의 뮤지컬 오프닝을 연상케 할 만큼 입체적이고 웅장했다. 이어진 ‘레이 백’(Lay Back)까지, 공연장은 시작부터 단숨에 몰입감에 휩싸였다. 무대 상단에 또렷이 새겨진 ‘굿 럭’(Good Luck)이라는 문구는 이날 공연의 메시지를 상징했다. 케이윌은 “사인할 때마다 이 문구를 쓰곤 하는데, 이 말의 힘을 믿는다”며 “오늘 이 자리에 행운이 가득하길 바란다”고 관객에게 먼저 마음을 건넸다.
여성 팬들의 날카로운 환호 못지않게 남성 팬들의 굵직한 함성도 공연장을 울렸다. 객석 한편에서 터져 나오는 묵직한 응원에 케이윌은 놀라면서도 환한 미소를 보였다. 그는 “코로나 이후 남자 팬이 부쩍 늘었다”며 웃음을 터뜨렸고, 이어진 함성은 그 말이 결코 과장이 아님을 증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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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맨틱·에너지 공존…‘너란 별’부터 ‘가슴이 뛴다’까지
‘너란 별’, ‘선물’, ‘가슴이 뛴다’로 이어진 초반부는 케이윌의 스펙트럼을 단숨에 보여줬다. ‘선물’은 스탠딩 모드로 분위기를 끌어올렸고, ‘가슴이 뛴다’는 스윙 편곡과 안무가 더해지며 공연장의 온도를 한층 더 끌어올렸다. 케이윌은 “이 곡으로 음악방송 첫 1위를 했던 게 벌써 15년 전”이라며 관객과 시간을 공유했고, 세월이 흘러도 여전히 힘 있는 고음은 그의 현재를 또렷하게 증명했다.
이 무대들은 케이윌이 ‘발라더’라는 이름에만 머무르지 않는 가수라는 사실을 다시 한번 확인시켰다. 발라드의 깊이뿐 아니라 스윙, 팝, 댄스까지 자연스럽게 오가는 장르 소화력은 그의 무대가 여전히 ‘현재 진행형’임을 보여줬다.
‘그게 뭐라고’, ‘나와 달리’, ‘하리오’로 이어진 중반부는 공연의 감정선을 깊숙이 끌어당겼다. 케이윌이 물을 마실 때마다 터져 나오는 환호는 무대와 객석의 호흡이 얼마나 단단하게 맞물려 있는지를 보여주는 장면이었다. ‘내 생애 아름다운’, ‘그립고 그립고 그립다’에서는 케이윌 특유의 진한 발라드가 공연장을 가득 채웠다. 조용하지만 가볍지 않은 감정의 무게가 객석의 몰입을 더욱 깊게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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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루노 마스·정국·콜플…장르 벽 넘은 변주
이번 콘서트의 또 다른 하이라이트는 커버 무대였다. 브루노 마스의 ‘베르사체 온 더 플로어’(Versace On The Floor)는 전주를 보컬 중심으로 끌고 가다 후반부에는 댄서들과 함께 완전히 다른 무드로 전환됐다. 방탄소년단(BTS) 정국의 ‘스탠딩 넥스트 투 유’(Standing Next to You)에서는 포인트 안무까지 소화하며 케이윌의 또 다른 얼굴을 드러냈다.
콜드플레이의 ‘비바 라 비다’(Viva La Vida)에서는 객석이 일제히 일어섰고, 케이윌은 무대 아래로 내려와 관객과 직접 호흡하며 공연장의 경계를 허물었다.
히트곡 무대도 쉼 없이 이어졌다. ‘말할게’, ‘러브 블러썸’, ‘니가 필요해’는 자연스럽게 떼창을 불러오는 구간이었다. ‘나가면 고생이야’에서는 관객이 모두 일어나 점프하며 공연장의 열기가 최고조에 달했다. “노래가 아직 남았다는 게 믿기지 않는다”는 케이윌의 말처럼, 열기는 좀처럼 식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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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부터 1일’이 흐르자 공연장은 거대한 합창장이 됐다. 첫 소절부터 터져 나온 떼창은 이날 공연을 상징하는 장면이었다. ‘부른다’로 다시 보컬에 집중한 뒤, 마지막 곡으로 ‘눈물이 뚝뚝’을 선곡했다. 특히 2절 후렴을 관객이 함께 불러준 순간은 가수와 관객의 교감이 정점에 이른 장면으로 남았다.
이번 ‘굿 럭’은 단순한 발라드 콘서트가 아니었다. 케이윌은 단단한 보컬을 중심에 두고, 댄스, 커버, 유쾌한 토크와 팬들과의 교감을 자연스럽게 엮어냈다. ‘발라드 가수는 가만히 서서 노래한다’는 고정관념은 이 무대에서 완전히 지워졌다. 객석에는 연인, 가족, 친구는 물론 남성 팬들까지 고르게 자리했다. 세대와 성별을 가리지 않고 공연장을 하나로 묶어내는 힘, 그리고 세월이 흘러도 여전히 젊게 살아 있는 음악. 그것이 10년 만의 평화의전당 무대에서도 변함없이 빛난 케이윌의 현재였다.
케이윌은 소속사 스타쉽엔터테인먼트를 통해 “더 유쾌하고 풍성한 연말 콘서트가 되길 바라는 마음으로 다양한 감성의 곡들로 무대를 채웠다”며 “형나잇과 공연을 찾아주신 관객들이 진심으로 즐겨주신 것 같아 보람이 크다”고 소감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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