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 800여 개 삼키고 질식한 새…1억2천만 년 전 미스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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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 800여 개 삼키고 질식한 새…1억2천만 년 전 미스터리

데일리 포스트 2025-12-06 12:08:04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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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류화석의 목에서 발견된 돌무더기 ⓒ데일리포스트=이미지 제공/Jingmai O’Connor
조류화석의 목에서 발견된 돌무더기 ⓒ데일리포스트=이미지 제공/Jingmai O’Connor

ㅣ데일리포스트=김정은 기자ㅣ1억2천만 년 전 참새 크기의 원시 조류 화석에서 식도를 가득 채운 돌무더기가 발견됐다. 중국 산둥성에서 출토된 크로메오르니스 펑키(Chromeornis funkyi) 화석에서는 지름 수 밀리미터 크기의 돌 800여 개가 한 덩어리로 뭉친 채 보존돼 있었다. 연구팀은 이 돌무더기가 식도를 막아 질식으로 이어졌을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그러나 더 큰 의문은 이 작은 새가 왜 이렇게 많은 돌을 삼켰는지다. 개체의 계통과 보존 상태는 비교적 명확하지만, 돌의 목적과 기원은 아직 논란이 분분하다.

논문은 국제학술지 'Palaeontologica Electronica'에 게재됐다.

◆ 목구멍 가득 채운 '의문의 돌무더기'

이번 연구는 미국 시카고 필드뮤지엄 화석 파충류 부문 부책임자이자 고생물학자인 징마이 오코너(Jingmai O’Connor) 박사 연구팀이 주도했다. 오코너 박사는 "화석 기록에서 개별 개체의 사인을 특정하는 일은 거의 없다"며 "이 새는 돌무더기를 토해내려다 식도가 막혀 질식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크로메오르니스 화석은 라게르슈테테(Lagerstätte)로 알려진 특수 보존 지층에서 발견돼 피부 윤곽과 깃털, 멜라닌 흔적, 근육 구성까지 정교하게 남아 있었다. 연구팀은 이를 바탕으로 이 새가 약 33그램 정도의 소형 조류이며, 긴 주둥이 끝에 치아를 가진 롱립테릭스류(Longipterygidae)에 속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수백 개의 돌을 삼킨 채 사망한 원시 조류 크로메오르니스 펑키(Chromeornis funkyi) ⓒ데일리포스트=이미지 제공/Jingmai O’Connor
수백 개의 돌을 삼킨 채 사망한 원시 조류 크로메오르니스 펑키(Chromeornis funkyi) ⓒ데일리포스트=이미지 제공/Jingmai O’Connor

무엇보다 눈길을 끈 것은 목 부근에서 한 덩어리로 굳어 있는 자갈이었다. 분석 결과 돌들은 주변 암석과 성분이 달랐고, 서로도 일관된 조성을 보이지 않아 사후에 굴러 들어온 것이 아니라 생전에 직접 삼킨 것으로 확인됐다.

◆ 소화용도, 영양 보충도 아닌…남은 가설은 '질병'

일부 조류는 먹이를 분쇄하기 위해 위석을 삼키지만, 크로메오르니스가 속한 계통에서는 위석을 갈아먹는 근육성 위장 구조가 확인되지 않았다. 특히 체구 대비 800개가 넘는 돌은 소화 보조 범위를 훨씬 벗어난 수치다. 밀도 분석 결과 일부 돌은 실제 돌이 아니라 작은 점토 알갱이에 가까웠다.

크로메오르니스의 모습을 추정한 이미지 ⓒ데일리포스트=이미지 제공/Eve Ahn
크로메오르니스의 모습을 추정한 이미지 ⓒ데일리포스트=이미지 제공/Eve Ahn

연구팀은 결국 건강 이상으로 인한 '비정상 섭취 행동' 가능성에 주목했다. 현대 조류에서도 기생충 제거나 결핍된 미네랄 보충 과정에서 이물질을 과도하게 삼키는 사례가 드물지 않다. 크로메오르니스 역시 병든 상태에서 작은 돌을 반복적으로 삼켰고, 이를 한꺼번에 토해내려다 식도가 막혀 치명적 상황에 이르렀을 수 있다는 설명이다.

크로메오르니스와 같은 계통의 새들은 6천6백만 년 전 소행성 충돌로 촉발된 대멸종에서 흔적 없이 사라졌다. 그러나 연구팀은 단 한 점의 화석이라도 당시 새들의 생리적 취약성과 생태를 이해하는 데 귀중한 단서를 제공한다고 강조했다.

오코너 박사는 "멸종한 새들의 생태를 복원하는 일은 오늘날 조류 보전에도 통찰을 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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