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신문 성기노 기자】국민의힘 내분이 본격화하고 있다. 12.3 비상계엄 1년을 맞아 그 사과 여부를 두고 내홍이 일고 있다. 이 과정에서 당 내부에서 장동혁 대표의 리더십을 겨냥한 공개 비판이 나왔다. 5일 국회에서 열린 ‘이재명 정권 6개월 국정평가 회의’ 도중 친윤계로 분류되는 윤한홍 의원이 장 대표를 향해 직설적 표현을 사용하며 견제에 나선 것이다.
이날 회의에는 당 지도부와 상임위원장·간사 등 20여 명이 참석했다. 장 대표는 모두발언에서 “이재명 정권 6개월은 약탈과 파괴로 요약된다”며 “자유민주주의와 법치를 무너뜨리고 안보까지 흔들고 있다”고 비판했다. 또 “국가보안법 폐지 주장까지 나왔다”며 “민생·법치·안보가 실종됐다”고 주장했다.
송언석 원내대표도 “혼용무도가 심화됐다”며 “부동산 대책 실패, 환율 상승 등으로 서민 피해가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김현지 대통령실 1부속실장의 인사 개입 의혹에 대해선 “각종 공직 인사에 직간접적으로 관여했다”며 “87년 민주화 이후 보기 어려운 실세”라고 비판했다.
이 같은 지도부 발언 직후 윤한홍 정무위원장은 장 대표를 겨냥해 강하게 문제를 제기했다. 윤 의원은 “사법농단, 국정농단, 대장동 항소 포기 등 문제가 이어져도 대통령 지지율은 60%에 육박한다”며 “반면 우리 당 지지율은 과락 수준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국민들이 국민의힘이 비판 자격이 없다고 판단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어이없는 계엄 사태에 대해 아직도 잘못을 인정하지 못한다는 평가가 있다”며 “똥 묻은 개가 겨 묻은 개 비판하는 꼴이니, 아무리 정부를 비판해도 국민에게 전달되지 않는다”고 직설적으로 비판했다.
또 윤 의원은 장 대표의 ‘계엄은 민주당 의회 폭거 때문’이라는 취지의 기존 발언을 겨냥해 “이런 논리로 계엄을 정당화할 수 없다”며 “몇 달간은 배신자 소리를 들어도 된다. 내년 6·3 지방선거 승리를 위해서라도 당이 먼저 잘못을 인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장 대표는 윤 의원 발언에 즉각 반응하지 않았으며 회의는 예정대로 진행됐다. 회의 종료 후 박성훈 수석대변인은 “민주정당에서는 다양한 목소리가 나올 수 있다”며 “당을 아끼는 마음에서 나온 의견으로 본다”고만 언급했다.
그런데 당 일각에서는 윤 의원의 그간 정치적 행보에 대한 비판도 나온다. 당의 한 관계자는 “‘똥 묻은 개’의 원조가 바로 친윤계와 윤핵관의 핵심이었던 윤한홍 의원인데 그가 ‘겨 묻은 개’를 비판하는 게 더 우습고 이상한 꼴이다. 윤석열 정권을 창출하는 데 핵심 역할을 한 자신의 과거 정치 행보에 대한 겸허한 사과가 먼저일 것”이라고 말했다.
국민의힘은 비상계엄 사과를 두고 서로를 비난하며 자중지란에 빠져 있다. 리더십은 실종되고 서로에게 책임만 떠넘기는 ‘팀킬 정치’가 언제까지 이어질지 국민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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