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론 머스크 "'3년 내 '물가 하락(디플레이션) 시대'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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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론 머스크 "'3년 내 '물가 하락(디플레이션) 시대' 온다"

저스트 이코노믹스 2025-12-04 07:52:00 신고

패러디 삽화=최로엡 화백
패러디 삽화=최로엡 화백

 테슬라 최고경영자(CEO) 일론 머스크(54)는 다시 한번 지구상의 경제학자들을 당혹스럽게 만들었다.

  일론 머스크는 최근 인도 기업가 니킬 카마스와 팟캐스트 인터뷰에서 인공지능(AI)과 로봇 공학이 인류의 경제 구조를 근본적으로 재편할 것이라는 대담하고도 파괴적인 비전을 제시했다.  

  그의 주장은 두 가지 핵심 명제로 집약된다.

 장기적으로 보아 화폐(money)라는 개념이 사라질 것이라는 점과, 그 빈자리를 물리학 기반의 근본적인 화폐, 즉 에너지가 차지할 것이라는 주장이다. 이처럼 급진적인 기술 경제학적 예측은 현재 거시경제의 가장 심각한 구조적 위기, 즉 38조 달러(약 5경 2000조 원)를 초과하는 미국 국가 부채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유일한 '기술적 출구'라는 일론 머스크의 절박한 인식에서 출발했다. 

AI 생산이 몰고올 디플레이션의 시계

  일론 머스크의 예측이 기존 경제학계의 보수적인 전망과 극명하게 대립하는 지점은 바로 그 ‘시한’에 있다. 그는 AI와 로봇 공학이 상품 및 서비스의 생산량을 급격히 늘려, 통화 공급 증가로 인한 인플레이션 속도를 불과 3년 안에 능가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이는 현재의 인플레이션 압력을 무력화하고, 나아가 광범위한 물가 하락을 특징으로 하는 디플레이션 시대를 강제하는 메커니즘이다.

 일론 머스크가 제시하는 디플레이션 시대의 핵심 동력은 AI가 주도하는 ‘한계 비용 제로 사회(Zero Marginal Cost Society)’의 도래다. 

 화폐의 전통적인 기능은 희소한 자원을 효율적으로 배분하는 것이었다. 그러나 AI는 단순한 효율성 개선을 넘어, 데이터 수집, 모델 훈련, 추론 및 시나리오 적용을 통합하는 완전한 자동화 시스템, 즉 ‘AI 공장’을 구축한다. 이 시스템은 재화와 서비스 생산에 필요한 인간 노동을 최소화해, 제품 하나를 추가로 생산하는 데 드는 한계 비용을 사실상 제로(0)에 가깝게 낮춘다는 설명이다. 

 그는 "AI와 로봇 공학의 발전이 계속되고 있고 그 속도가 매우 빠르다면, 노동은 선택 사항이 될 것이며, 사람들은 원하는 모든 재화와 서비스를 누릴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AI가 식량, 주택, 건강 관리 등 인간의 기본적인 욕구를 충족시킬 만큼의 보편적인 생산을 제공한다면, 희소성 기반 경제 시스템에서 필수적인 도구였던 돈은 그 기능적 의미를 상실하게 되고, 물가는 하락하는 구조가 된다는 얘기로 요약된다.

국가 부채를 희석시킬 유일한 해법

 일론 머스크가 3년이라는 급진적인 시한을 제시한 것은 단순히 기술적 낙관론을 넘어선, 미국의 재정적 절박함에 대한 기술적 해결책을 촉구하는 것이다. 현재 미국의 국가 부채 이자 지불액이 이미 군사 예산을 초과하는 구조적 위기에 직면해 있다.

 그는 기존의 재정 정책이나 정치적 수단으로는 이 부채 문제를 해결할 수 없으며, AI가 창출할 총 요소 생산성(TFP)의 폭발적 증가가 유일한 해결책이라고 단언했다. 그는 "AI와 로봇만이 생산성을 극적으로 높여 인플레이션을 능가하고 이 부채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유일한 경로"라고 강조했다. 이는 기술 혁신을 통해 경제의 ‘분모’를 기하급수적으로 키워서 '분자'인 부채를 상대적으로 희석시키는 방법론이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이 시한에 대해 회의적인 시각을 드러냈다. 기술 낙관론을 지지하는 앤트로픽(Anthropic)의 연구 결과는 AI가 향후 10년간 미국의 연간 노동 생산성 성장률을 1.8% 증가시킬 수 있다고 추정했지만, 와튼 경영대학원(Wharton PWBM)의 분석은 AI의 연간 기여도가 2032년에 0.2%포인트 증가로 최고치에 달할 것으로 예측했다. 노벨상 수상자 폴 크루그먼(Paul Krugman)과 같은 전통 경제학자들은 "역사는 AI의 거대한 경제적 효과가 많은 사람이 현재 예상하는 것보다 더디게 나타날 것임을 시사한다"고 주장하며 보수적인 견해를 밝혔다. 

화폐의 기능적 소멸과 새로운 가치 시스템

AI가 물질적 희소성을 제거한다면, 화폐의 역할은 완전히 소멸하거나 혹은 비물질적 영역으로 이전되며 가치 시스템이 분화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주장했다. 

 일론 머스크는 "장기적으로 보면 돈(money)이라는 개념이 사라질 것"이라고 예측했다. 하지만 풍요의 시대가 모든 희소성을 제거하는 것은 아니다. 도시 중심부의 부동산, 독점적인 지적재산권, 그리고 대규모 에너지 생산 및 활용 권한과 같은 '지위재(Positional Goods)'와 '권한(Authority)'은 여전히 희소성을 유지할 것이다.  

 따라서 전통적인 화폐가 물질 자원 배분 기능을 상실하더라도, 미래에는 창의적인 기여, 평판, 그리고 협력과 같은 비물질적 가치가 새로운 교환 수단이 될 수 있다는 예측이 제기된다. 이미 지역사회에서 노동 시간을 가치 단위로 사용하는 '시간 기반 화폐(Time-Based Currency)' 시스템이 시범적으로 운영되듯, 미래에는 재화 소유 능력 대신 '평판(Reputation)'과 '기여도(Contribution)'가 새로운 권력의 척도가 될 수 있다. 

'진정한 화폐'로서의 에너지와 비트코인

화폐 소멸론에 대한 일론 머스크의 대안은 확고하다. 그는 "물리학 기반의 근본적인 화폐는 여전히 존재하며, 에너지가 진정한 화폐(Energy is the true currency)"라고 선언했다. 이 주장은 정부의 법적 강제력(명목 화폐의 기반) 대신, 물리학적 제약에 의해 통제되며 정부가 임의로 발행할 수 없는 에너지를 근본적인 가치 기준으로 삼아야 한다는 회의론에서 출발한다.  

 그는 나아가 문명의 진보를 에너지 통제 능력에 따라 측정하는 이론적 모델인 카르다셰프 척도(Kardashev Scale)를 언급하며, 에너지가 궁극적인 부와 국력의 척도가 된다는 철학을 반영했다. 일론 머스크는 "에너지는 법으로 규제할 수 없다"며, 에너지 기반 시스템의 탈정치적 특성을 강조했다. 

 이러한 에너지 화폐론은 비트코인(BTC)의 작업증명(Proof-of-Work, PoW) 메커니즘으로 연결된다. 일론 머스크는 "그래서 내가 비트코인이 에너지에 기반한다고 말한 것이다"라고 밝혔다. 비트코인의 PoW는 막대한 양의 에너지를 소모하여 블록체인 거래를 검증하고 보안을 유지하며, 이는 비트코인의 가치를 물리적 희소성(physical scarcity)에 뿌리내리게 하여 중앙은행의 인위적인 통화량 조절로부터 자유로운 시스템을 구축한다는 지지자들의 주장을 뒷받침했다.

물리적 한계와 규제의 역설

 일론 머스크의 에너지 화폐론은 철학적으로는 강력하지만, 실제 화폐 시스템으로서의 기능 수행 능력에 대해서는 심각한 물리적, 규제적 의문이 제기된다.

가장 큰 문제는 에너지가 화폐의 3대 기능 중 하나인 '가치 저장 수단(Store of Value)'을 수행할 수 없다는 점이다. 에너지는 본질적으로 휘발성이 강하며, 현재의 저장 기술은 수명이 제한적일 뿐 아니라, 열역학 제2법칙에 따라 사용하지 않으면 주변 환경으로 소멸(dissipation)되는 특성을 갖는다. 에너지는 장기간 부를 안전하게 보관하는 수단이 될 수 없으며, 가격 변동성도 매우 크기 때문에 안정적인 교환 매개나 계산 단위로 사용하기에는 적합하지 않다. 에너지는 화폐의 근본적인 '가치 기반(Foundation of Value)'은 될 수 있지만, 실제 작동하는 '교환 메커니즘'이 될 수는 없다.

 더욱이 일론 머스크가 강조한 "에너지는 법으로 규제할 수 없다"는 주장은 현실의 규제 환경에서 이미 반박되고 있다. 에너지가 근본적인 가치 기반일수록 그 희소성과 전략적 중요성 때문에 법적, 정치적 통제의 대상이 될 수밖에 없다. 예를 들어, 미국 뉴욕주는 화석 연료 기반의 PoW 암호화폐 채굴 시설에 대한 신규 및 갱신 허가를 2년간 금지하는 법안을 통과시켰다. 이는 PoW 채굴의 에너지 집약성이 환경 목표와 전력망 안정성에 미치는 악영향을 이유로, 기술의 특정 사용 형태를 법적으로 제한한 명확한 사례이다. 또한 미국 에너지 정보국(EIA)은 채굴업체들의 에너지 사용량 데이터를 측정하고 보고하도록 요구하는 조사를 시작했다. 이처럼 에너지 기반 기술은 공공 인프라에 미치는 영향 때문에 규제에 직면하고 있다.

 AI에 의한 노동의 소멸은 단순한 경제적 풍요로 이어지지 않을 수 있다. 일론 머스크의 예측대로 노동이 '선택 사항'이 될 경우, 대규모 실업과 임금 양극화가 심화할 위험이 있다. 일부 극단적인 예측은 휴머노이드 로봇과 AI 모델로 인해 2030년까지 최대 99%의 노동자가 실업자가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러한 자동화 물결에 대비해 보편적 기본소득(UBI)은 필수적인 사회 안전망으로 부상한다. UBI는 단순히 복지 정책이 아니라, 노동을 대체하는 자본(AI 시스템, 로봇)에 대한 새로운 형태의 세금(예: 로봇세)을 통해 재원을 마련하여, 실직한 노동자들의 구매력을 유지시키고 경제 시스템의 소비 기반을 유지하는 '경제 엔진의 유지보수 비용'으로 재정의되어야 한다.

인간의 의식적인 선택이 관건

일론 머스크의 AI와 에너지 화폐 비전은 인류가 수천 년간 지속해온 희소성 기반의 경제 체제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혁명적인 약속이다. AI가 디플레이션을 강제하고 화폐의 기능적 소멸을 이끈다면, 이는 미증유의 풍요를 제공할 수 있다. 그러나 이 기술적 해방이 실제로 사회 전체의 번영으로 이어질지는 기술 자체의 발전 속도보다, 이에 대응하는 인간의 의식적인 정책 결정과 사회 경제 시스템의 개혁에 달려 있다. AI의 발전이 소수에게 집중된 권력을 강화하는 도구가 될지, 아니면 인류 모두의 번영을 실현하는 수단이 될지는 지금 당장의 정책적 개입과 사회적 합의에 의해 결정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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