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hibition View: Daniel Steegmann Mangrané, ('(, ABC Fair, Berlin, 2014. Photo ©Andrea Rossetti
아뜰리에 에르메스는 2025년 11월 28일부터 2026년 3월 8일까지 바르셀로나 출신의 작가 다니엘 스티그만 만그라네(Daniel Steegmann Mangrané)의 한국에서의 첫 개인전 <산과 친구되기(Befriending the Mountains)>를 개최한다. 드로잉, 사진, 비디오, 조각, 설치 등 다양한 매체를 지극히 섬세하고 시적인 감성으로 가다듬어온 작가는 생물학과 새로운 인류학적 담론에 근거하여 자연과 문화 사이의 복합적인 관계를 탐구해 작품화해왔다.
동식물학에 대한 깊은 관심에서 2004년부터 리우데자네이루와 바르셀로나를 오가며 작업하고 있는 작가는 특히 브라질의 대서양 우림인 마타 아틀란티카(Mata Atlântica)와 아마존의 우림에 깊이 매료됐다. 오랜 탐구 과정에서 그는 숲을 단순한 장소가 아니라 환경적, 정치적, 문화적으로 세계의 복잡성을 구현하는 살아 있는 존재로 이해했고, 토착 사상을 수용하여 인간 중심의 근대주의적 자연관을 넘어서고자 했다. 그것은 문화와 자연, 인간과 환경, 주체와 객체 사이의 오랜 이원론 대신 긴밀한 상호연관성에 대한 믿음에 근거한다.
1 Daniel Steegmann Mangrané, ‘Hologram (Sprouting Hand)’, 2021. Photo ©Aurélien Mole 2 Exhibition View: Daniel Steegmann Mangrané, Elegancia y Renuncia, Nordnorsk Kunstmuseum, Tromsø, 2022. Photo ©Marius Fiskum 3 Exhibition View: Daniel Steegmann Mangrané, ('(, ABC Fair, Berlin, 2014. Photo ©Andrea Rossetti
예측할 수 없이 복잡한 자연과 인간이 만든 기호인 기하 추상은 서로 대립한다는 일반론에 의문을 제기하는 작가는 실제로 자연이란 기하학의 결정체라 믿는다. 그러므로 실제와 인공이 교차하는 시적인 공간 설치는 그의 작업에서 매우 자연스러운 조합이 된다. 이번 전시의 경우, 건축적 공간에 적극적으로 개입하는 사선의 파티션들이 중성적인 전시 공간을 숲의 미로로 변화시켜 관객의 공간 몰입감을 더욱 높인다. 인공적인 실내 공간에서 관객들은 열대우림과 거친 바위들로부터 작은 나뭇가지나 곤충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자연의 존재들과 예기치 않게 조우하게 된다.
Exhibition View: Daniel Steegmann Mangrané, Breathing Lines, Nordnorsk Kunstmuseum, Tromsø, 2022. Photo ©Marius Fiskum
반면 건물 중정에는 한국 소나무 정원을 배치해 시공간의 이동을 체험하게 한다. 물리적 공간을 점유한 실제의 작은 정원은 산에서 오래 자란 소나무와 그 위로 내리치는 번개로 인해 시간적, 공간적 범주를 초월하는 시간을 선사한다. 거기에 유리창 너머로 경주 월지에 드리운 보름달의 정경까지 더해 전시는 지수화풍의 조화로운 우주를 펼쳐 보인다. 전시 공간 내외부의 연결, 인공과 자연의 소통이 저절로 이루어진다.
자연 생태계에 대한 우리의 관심과 이해를 새롭게 하는 다니엘 스티그만 만그라네의 작품 세계는 현대의 삶 속에서 우리가 자연을 어떻게 이해해야 하는지에 대해 많은 질문을 던진다. 자연의 시적이고 미학적 측면을 재발견하게 할 뿐만 아니라, 그 배제와 파괴의 역사에 대한 성찰을 이끌어내 자연과 문화의 공존 가능성을 모색한다.
Exhibition
다니엘 스티그만 만그라네 개인전 <산과 친구되기>
기간: 2025년 11월 28일~2026년 3월 8일
장소: 아뜰리에 에르메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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