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플러스] 회색 속 빛의 서정, '프리즘 오브 그레이 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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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플러스] 회색 속 빛의 서정, '프리즘 오브 그레이 락'

뉴스컬처 2025-11-30 10:46:09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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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컬처 이준섭 기자] "회색 빛 돌 안에서 색이 피어난다"

이 한 줄의 카피가 전하는 메시지는 곽민영 감독의 신작 '프리즘 오브 그레이 락'을 관통하는 서정적 키워드다. 오랫동안 감정을 억누르며 살아온 주인공 도아는 자신의 내면을 회색 바위처럼 단단히 감싸왔지만, 영화는 그 굳어 있던 껍질 속에서 피어나는 색과 빛의 순간을 포착한다.

도아는 이혼 후 딸과 떨어져 지내는 학교 상담교사다. 상처받지 않기 위해 감정을 닫고 무감각한 회색 바위처럼 자신을 지켜왔지만, 마음 깊은 곳에는 어린 시절의 트라우마가 여전히 숨 쉬고 있다. 영화는 그녀가 표현예술치료를 통해 자신을 마주하고, 오랫동안 외면해온 감정을 하나씩 꺼내는 과정을 섬세하게 그린다.

곽민영 감독은 이전 작품들에서도 인간 내면의 결을 세밀하게 포착하며, 감정의 미세한 흐름을 카메라에 담아왔다. 이번 영화에서도 그는 도아의 감정 소용돌이를 예술적 이미지와 감각적 연출로 표현하며, 관객이 자연스럽게 주인공의 내면 여행에 동참하도록 유도한다.

영화 '프리즘 오브 그레이 락' 포스터. 사진=도아스튜디오
영화 '프리즘 오브 그레이 락' 포스터. 사진=도아스튜디오

공개된 포스터는 영화의 핵심 정서를 단번에 전달한다. 웅크린 도아 위로 쏟아지는 프리즘의 빛은 단단하게 굳어 있던 감정의 껍질이 서서히 부서지며 내면 깊은 곳에서 색이 피어오르는 순간을 상징한다. 무채색 위로 퍼져 나오는 다채로운 색의 파동은 감정의 해방과 치유, 그리고 내면 재탄생이라는 영화적 메시지를 시각적으로 구현한다.

영화는 인간의 불완전함과 회복의 아름다움을 진정성 있게 담아낸다. 도아가 겪는 갈등과 감정의 폭풍은 현대를 살아가는 많은 사람들의 내면과 맞닿아 있어, 깊은 공감과 위로를 선사한다.

곽민영 감독의 연출은 이번 작품에서 한층 깊어졌다. 감정을 억누르는 인간의 본능과 그것을 극복하는 과정, 그리고 타인과의 관계 속에서 느끼는 갈등과 연민을 섬세하게 포착하며, 관객이 감정의 흐름을 자연스럽게 따라가도록 만든다. 영화 속 도아는 단순한 주인공이 아닌, 우리 모두의 내면을 투영하는 거울과도 같다.

표현예술치료 장면은 특히 인상적이다. 회색 바위처럼 단단하던 도아의 내면이 서서히 흔들리고, 그녀가 스스로를 받아들이며 감정을 표현하는 순간은 화면을 통해 관객에게도 감정적 카타르시스를 선사한다. 빛과 색의 활용은 영화적 장치 이상의 의미를 가지며, 심리적 치유와 내면의 회복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영화 '프리즘 오브 그레이 락' 티저. 사진=도아스튜디오
영화 '프리즘 오브 그레이 락' 티저. 사진=도아스튜디오

영화가 전하는 메시지는 분명하다. 인간은 상처받을 수밖에 없지만, 그 상처를 마주하고 감정을 회복할 용기를 가질 때 비로소 내면의 색을 되찾을 수 있다는 것이다. 회색 속에서도 빛과 색은 존재하며, 그것을 발견할 용기만 있다면 누구나 치유될 수 있다는 희망을 전한다.

배우들의 연기도 영화의 감성을 살리는 중요한 요소다. 권아름, 안민영, 이채경 등 배우들은 도아의 복잡한 감정을 섬세하게 표현하며, 관객이 그녀의 심리를 자연스럽게 공감하도록 이끈다. 표정과 몸짓, 순간적인 감정의 떨림까지 놓치지 않는 연출과 맞물려, 작품 전체에 진정성이 스며든다.

영화 속 장면과 사운드트랙, 색채 사용은 모두 감정의 흐름과 치유의 리듬에 맞춰 조율되었다. 단순히 스토리를 전달하는 것을 넘어, 관객이 시각적·청각적 경험을 통해 도아의 내면 세계에 몰입하게 만든다.

'프리즘 오브 그레이 락'은 관객에게 감상 이상의 경험을 제공한다. 현대 사회에서 감정을 억누르며 살아가는 우리 모두에게 필요한 것은, 도아가 겪는 것과 같은 내면과의 솔직한 대면이다. 영화는 그 과정을 서정적이면서도 진정성 있게 보여주며, 관객에게 따스한 위로와 사색의 시간을 선사한다.

12월 17일 개봉을 앞둔 '프리즘 오브 그레이 락'은, 회색 속에서도 잃지 않은 빛과 색을 발견하고 싶은 모든 이들에게 특별한 감정적 경험을 약속한다. 오랫동안 숨겨왔던 내면의 색을 마주할 용기를 전하는, 감성 치유 드라마의 정수를 만날 수 있는 작품이다.

뉴스컬처 이준섭 rhees@nc.pre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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