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작비 3억으로 59관왕…전 세계 휩쓴 韓 대표작, 6년 만에 극장 찾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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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작비 3억으로 59관왕…전 세계 휩쓴 韓 대표작, 6년 만에 극장 찾는다

TV리포트 2025-11-30 00:00:03 신고

[TV리포트=강지호 기자] 제작비 3억으로 59개 영화상을 휩쓸며 놀라움을 안겼던 작품이 6년 만에 극장을 찾는다.

제56회 대종상, 제56회 백상예술대상, 제29회 부일영화상, 제40회 청룡영화상 등 국내 영화제와 ‘제69회 베를린 국제 영화제, 제45회 시애틀국제영화제, 제21회 타이베이 영화제, 제9회 베이징 국제 영화제 등 해외 유수의 영화제까지 휩쓸며 전 세계 59관왕을 기록한 이 작품은 지난 2019년 개봉한 김보라 감독의 영화 ‘벌새’다.

영화 ‘벌새’는 성수대교 붕괴 사고가 일어났던 1994년을 배경으로 알 수 없는 거대한 세계와 마주한 14살 은희(박지후)의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 멈출 수 없는 일상 속 날갯짓…은희 앞에 놓여진 세상

‘벌새’는 14살 여자아이 은희의 시선에서 전개되는 이야기다. 성수대교가 무너졌던 1994년 대치동에 살고 있는 은희는 방앗간을 하는 부모님과 오빠 대훈(손상연), 언니 수희(박수연)와 함께 살고 있다.

바쁜 부모님은 은희에게 관심이 없고, 오빠인 대훈은 은희를 때리고, 노는 걸 좋아하는 언니는 늘 밖으로 나돈다. 그렇게 그의 일상은 이어진다. 집 밖이라고 다르지 않다. 옆 학교 남자 친구, 같은 학교 여자 후배와 연이어 연애를 하는가 하면 친구인 지숙과 물건을 훔치고 우정에 배신도 당한다.

작은 은희의 세상이 무너져 내릴 때 유일하게 그를 이해해 준 어른은 학원에 새로 온 김영지(김새벽) 선생님이었다. 선생님과 깊은 대화를 나누고, 친구와 화해하고, 관심도 없는 줄 알았던 아빠의 눈물을 보고 그렇게 은희의 세상은 조금 더 성장한다.

귀밑에 생긴 혹을 제거하고 다시 일상을 살아가는 은희의 앞에 아주 작은 균열들이 끊임없이 돌을 던진다. 김영지 선생님은 갑자기 학원을 떠나고, 인간관계도 쉽지 않다.

그리고 성수대교가 무너졌다.

성수대교가 무너지던 날 가족들은 무사히 돌아온 수희의 안위에 감사했다. 하지만 무너져 버린 성수대교처럼 깊은 상처는 은희의 마음에 새겨진다. 그럼에도 은희의 일상은 여전히 같은 속도로 흘러간다. 일상 속 날갯짓을 멈출 수 없다.

벌새는 1초에 19~90번의 날갯짓을 한다. 꿀을 찾아 먼 거리를 날아다니며 끊임없이 날갯짓해야 하는 벌새처럼 영화 내내 은희는 삶을 떠돈다. 그러나 작은 벌새와 닮은 은희에게는 그것이 참 쉽지 않다.

영화는 은희를 둘러싼 세계가 겹겹이 쌓아 올려지는 것에 초점을 맞춰 진행된다. 김일성이 죽어도 변하지 않는 은희의 일상 속에서 영화를 보는 관객들은 은희의 시선을 따라가며 가장 개인적인 것이 가장 사회적인 것으로 다가오는 영화적 체험을 하게 된다.

▲ 아주 보편적이고 가장 찬란한 기억의 이야기…국경을 넘는 공감대

1994년 일어난 일들은 대한민국 국민에게는 좀 더 체감적으로 다가오는 경험이다. 그럼에도 영화 ‘벌새’는 국내를 넘어 해외에서도 큰 호평을 받으며 영화의 감각적 공유의 순간을 전했다.

김보라 감독은 해외 영화제 수상에 감사를 전하며 “해외에서도 ‘벌새’를 우리나라 관객들과 비슷한 맥락에서 보는 것 같다”며 “‘기생충’도 한국적이라고들 하지만 해외에서 인정받지 않았나. 영화는 보편적인 언어같다. 예술 작품은 결국 보편적 언어로 닿는 것 같다”고 생각을 전한 바 있다.

“꼭 어떤 지역에 살지 않아도 이해할 수 있는 것이 예술인 것 같다”는 김보라 감독의 말처럼 ‘벌새’는 어린 시절 가지고 있던 불안과 성장, 거대한 사회 속에 놓인 약하고 작은 존재들에 대한 모든 인간이 가진 공감대를 건드린 영화다.

자극적이고 강렬한 장면 없이 천천히 시간의 밀도를 쌓아가는 영화 ‘벌새’는 입소문을 통해 14만 관객을 돌파하며 좋은 영화의 힘을 증명했다. 독립 영화인 ‘벌새’는 제작비가 약 3억 원으로 알려져 있다. 큰 규모의 작품이 아님에도 전 세계에서 호평받으며 오랜 사랑을 받고 있는 ‘벌새’는 메가박스를 통해 다시 한번 스크린을 찾을 예정이다.

아주 보편적이고 가장 찬란한 기억의 이야기, 영화 ‘벌새’는 오는 12월 3일 메가박스에서 단독으로 만나볼 수 있다.

강지호 기자 khj2@tvreport.co.kr / 사진= 영화 ‘벌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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