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현대미술관, 한국 현대 도예 선구자 신상호 대규모 회고전 ‘신상호: 무한변주’ 개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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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현대미술관, 한국 현대 도예 선구자 신상호 대규모 회고전 ‘신상호: 무한변주’ 개최

문화매거진 2025-11-28 12:32:53 신고

▲ 국립현대미술관, 신상호 회고전 '신상호: 무한변주' 포스터 
▲ 국립현대미술관, 신상호 회고전 '신상호: 무한변주' 포스터 


[문화매거진=황명열 기자] 국립현대미술관(MMCA)은 한국 현대 도예의 선구자인 신상호(1946-)의 대규모 회고전 ‘신상호: 무한변주’를 오는 2026년 3월 29일까지 국립현대미술관 과천관에서 개최한다.

이번 전시는 약 60년에 걸친 작가의 예술 세계를 총망라하며, 한국 현대 도예의 확장과 변화를 이끌어온 그의 조각적·회화적 실험을 총체적으로 조명한다. 전시에는 도자 작품 90여 점과 아카이브 70여 점, 총 160여 점이 소개되며, 흙이라는 전통적 매체를 통해 시대 감각과 새로운 조형성을 탐구해온 신상호의 예술 세계를 입체적으로 살펴볼 수 있다.

▲ 전시 전경 / 사진: 국립현대미술관 제공
▲ 전시 전경 / 사진: 국립현대미술관 제공


제목 ‘신상호: 무한변주’는 한국 도자의 전통적 형식과 의미를 해체하고, 이를 기반으로 끊임없이 새로운 질서를 만들어낸 작가의 태도를 상징한다. 신상호는 1960년대 후반부터 한국 사회·미술계의 변화에 발맞추며 흙을 매체로 독자적인 예술 세계를 구축해왔다. 그의 작업은 도예의 영역을 전통 공예에서 회화·조각·건축으로 확장시키며 한국 현대 도예의 지평을 넓힌 것으로 평가된다.

▲ 전시 전경 / 사진: 국립현대미술관 제공 
▲ 전시 전경 / 사진: 국립현대미술관 제공 


1부에서는 1960~1990년대 전통 도자를 기반으로 한 신상호의 초기 작업 세계를 조명한다. 신상호는 1965년 홍익대학교 공예학부에 입학한 해, 경기도 이천의 가마를 인수해 전통 도자기 제작을 시작했다. 그는 국내 최초로 가스가마를 도입, 생산성과 실험성을 함께 높였으며, 정교한 디자인의 생활 식기를 제작하거나 화가들과 협업하며 ‘전통의 현대화’라는 문제의식을 실천했다. 특히 1973년 첫 개인전을 기점으로 발표한 ‘아(我)’ 연작(1973~1980년대)은 작가의 초기 정체성을 구축한 대표작으로, 전통 도예에서 벗어나 자아와 물질, 존재의 문제를 탐구한 중요한 작업으로 꼽힌다.

2부에서는 대표 작업인 도조(陶彫), 즉 도자 조각을 공개한다. 1984년 미국 센트럴 코네티컷 주립대학 교환교수 시절 그는 미국 추상표현주의 도자를 접하며 조각성과 회화성이 결합된 새로운 조형 가능성을 발견했다. 이를 계기로 1986년부터 본격적인 도조 작업을 시작했고, 1990~1995년 사이 발표한 ‘꿈’ 연작을 통해 도예의 조각적 확장을 제시했다.

아울러 그는 1988 서울올림픽 문화행사 기간 자신의 작업장 ‘부곡도방’에서 국제도예워크숍을 운영하며 한국 도예의 국제화를 주도했다. 1995년 영국에서 본 아프리카 미술 전시는 그의 미학에 큰 영향을 주었고, 이후 흙의 원초적 생명력과 구조적 힘을 형상화한 ‘아프리카의 꿈’ 연작(2000~)으로 독자적 형태 언어를 확립했다.

▲ 신상호, '구운 그림-무제', 클레이아크김해미술관 / 사진: 국립현대미술관 제공
▲ 신상호, '구운 그림-무제', 클레이아크김해미술관 / 사진: 국립현대미술관 제공


3부에서는 2001년 이후의 건축 도자 작업을 집중 조명한다. 신상호는 600여 장의 도자 타일과 건축 관련 아카이브를 통해 도자와 건축의 결합이라는 새로운 시각 경험을 시도해왔다. 소성된 흙의 질감과 색채를 회화 재료의 물감과 구별하기 위해 자신의 작업을 ‘구운 그림’이라 명명했다. 그는 서울 센트럴시티 고속터미널 ‘밀레니엄 타이드’, 클레이아크김해미술관 외벽, 금호아시아나 사옥(현 콘코디언 빌딩), 서초 삼성타운 건물 외벽 등 대규모 건축 프로젝트를 수행하며 도예를 공공 미술로 확장하는 새로운 장을 열었다. 그의 50×50cm 모듈형 도자 타일은 분리·재설치가 가능한 구조로 제작, 건축물의 표면을 유연하게 구성하는 시스템적 완성도를 보여준다.

4부 ‘사물과의 대화’는 1990년대 이후 신상호가 타문화의 오래된 물건을 수집하며 진행한 오브제 연구와 이를 바탕으로 한 창작을 소개한다. 5부 ‘흙의 끝, 흙의 시작’에서는 2017년 이후의 회화적 실험을 다룬다. 그는 흙판을 금속 패널에 부착한 뒤 다양한 색을 입혀 새로운 방식의 도자 회화를 선보이며 물질과 색채, 회화성을 결합한 확장된 도예의 가능성을 제시한다.

▲ 전시 전경 / 사진: 국립현대미술관 제공  
▲ 전시 전경 / 사진: 국립현대미술관 제공  


전시 기간 동안 국립현대미술관은 연계 교육 프로그램 ‘흙에서 태어난 상상동물’을 운영한다. 참여자들은 작가의 대표작인 ‘아프리카의 꿈’을 모티브로 상상의 동물을 직접 흙으로 빚고 도자 조각을 제작해보는 체험을 할 수 있다.

김성희 국립현대미술관장은 “신상호 작가는 한국 현대 도예의 역사를 만들어온 핵심 인물”이라며 “이번 회고전은 국립현대미술관에서 열린 도자 작가 개인전 중 역대 최대 규모”라고 강조했다. 또 “흥이라는 물질의 무한한 가능성과 한국 현대 도예의 새로운 흐름을 체감할 수 있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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