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C인터뷰] '데뷔 22년' 김유정, '친애하는 X'까지의 '고백'..."불안함에 사로잡힐 때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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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C인터뷰] '데뷔 22년' 김유정, '친애하는 X'까지의 '고백'..."불안함에 사로잡힐 때가 있습니다"

뉴스컬처 2025-11-28 10:51:19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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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애하는 X' 김유정. 사진=티빙
'친애하는 X' 김유정. 사진=티빙

[뉴스컬처 노규민 기자] "불안할 때가 있습니다. 뭔가 보여줘야 하지 않을까 라는 생각에 사로잡히기도 합니다. 제가 하고 있는 일에 '애정'을 가지고 있다는 증거라고 생각하죠."

'잘 자란 아역'의 표본, 22년째 '배우의 길'을 걷고 있는 20대 중반 톱배우 김유정이 이렇게 말했다.

지난 25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 한 카페에서 김유정을 만났다. 티빙 화제작 '친애하는 X' 에피소드 외에 다양한 이야기를 나눴다.

'친애하는 X'는 지옥에서 벗어나 가장 높은 곳으로 올라가기 위해 가면을 쓴 여자 백아진(김유정 분), 그리고 그녀에게 잔혹하게 짓밟힌 X들의 이야기를 그린 파멸 멜로 서스펜스다. 글로벌 팬덤을 보유한 동명의 인기 웹툰을 원작으로, '스위트홈', '미스터 션샤인', '도깨비', '태양의 후예' 등 다수의 메가 히트작을 보유한 이응복 감독과 박소현 감독이 공동 연출을 맡았다.

그리고 극의 중심에는 '백아진' 역으로 인생 캐릭터를 다시 쓴 김유정이 있다. 잔혹한 본성을 숨긴 이유 있는 악녀 캐릭터를 맡은 김유정은 폭넓은 감정 연기로 압도적인 몰입감을 선사, 그간 쌓아온 연기 내공을 다시금 입증했다. "'백아진'을 삼킨 수준" "얼굴을 갈아 끼웠다"라는 호평이 잇따랐다.

'친애하는 X' 김유정. 사진=티빙
'친애하는 X' 김유정. 사진=티빙

인터뷰 현장에서 만난 김유정은 "준비한 만큼 봐 주신 것 같아 기분이 좋다"며 환하게 웃었다. 그는 "속내를 알 수 없는 '백아진'을 어떻게 표현할까 많이 고민했다. 웹툰에서의 멈춰져 있는 이미지를 움직이는 화면에서 어떻게 그려내야 할 지 생각했다"라며 "'백아진'이 내뱉는 대사가 굉장히 직설적이다. 주고받는 것이 아니라 일방적으로 말한다. 그 부분을 살리고 싶었다. 어미를 다르게 하는 등 '백아진' 만의 말맛을 느끼면 좋겠다고 생각하면서 연기했다. 일반적이지 않은 말투는 너무 자주 쓰면 부담스럽지 않나. 섞어 쓰려고 했다. 누군가 느낄 수 있는 '백아진' 만의 미묘한 지점을 만들려고 했다"고 설명했다.

'백아진'은 어린 시절 지독한 가정폭력과 아동학대를 당했다. 그가 지독한 악녀가 된 이유다. '소시오패스'로, 자신을 방해하는 사람을 비롯해 도움을 준 이들까지 파멸로 이끈다. 

김유정은 "'소시오패스'를 레퍼런스 삼을 만한 이미지가 부족했다. 원작이 모든 걸 말해준다고 생각했다. 원작을 끝까지 다 보고 궁금했던 것들에 대해 자문을 구하는 정도였다"라며 "감독님이 반사회적 인경장애나 가스라이팅 하는 사람들이 하는 말, 표현 등을 정리해서 보내준 적이 있다. 그걸 보고 너무 놀랐다. 두 줄 정도 읽고 덮어버렸다. 계속 보고 있으면 정신이 온전치 못할 것 같더라. 그래도 촬영 중에 참고한 것들도 있었다"고 했다.  

'친애하는 X' 김유정. 사진=티빙
'친애하는 X' 김유정. 사진=티빙

이어 김유정은 "처음엔 '백아진'이라는 인물을 이해하기 힘들었다. 이해하기 싫었던 부분도 있었다. '아진'의 감정을 이해하려 하기보다 연기를 위해 '통'으로 받아드리려고 노력했다"라며 "본능적인 감정을 숨겨야 할 때 어려웠다. 이를테면 '백아진'은 '슬픔'이라는 감정을 온전히 느끼는 아이가 아니지 않나. 저는 굉장히 슬픈 장면인데 그 감정을 숨기고 연기해야 했다. 그런 것이 쉽지 않았다"고 떠올렸다.

또 김유정은 "'백아진'은 계속해서 나아가려는 '욕망'을 가지고 있다. 이세상 누구나 자신을 위해 살고 있기 때문에 그 부분에선 공감이 됐다. 다만 표현하는 방식이나 행동이 잘못된 인물임은 분명하다"라며 "'많이 힘들고 외로웠겠다'며 응원하는 분들도 많더라. 그런 분들이 없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신기했다"고 말했다.

김유정은 이번 작품에서 말 그대로 '파격적인' 열연을 펼쳤다. 기존 작품에서 보지 못했던 새로운 얼굴로 '악녀' 백아진을 담아냈다. 감독, 동료 배우, 현장 스태프들과 끊임없이 이야기를 나누고, 리딩도 반복해가며 '힘'을 기울였다.

그러면서 '졸도' 비하인드도 전했다. 김유정은 "3회에서 '백아진'이 아버지를 싸우는 장면을 촬영하다 졸도했다"라며 "촬영이 며칠 동안 이어졌다. 장면 자체가 강렬해서 감정 소모가 많은 상황에 체력까지 고갈 된 것"이라고 떠올렸다.

이어 김유정은 "피로가 쌓인 것이 오히려 감정 연기하는 데는 도움이 됐다"라며 "너무 몰두해 있었는지 아버지를 죽인 이후에는 다른 공간에 와 있는 듯 한 느낌이 들더라. 한동안 현실로 깨어나지 못 했다"고 털어놨다.

'친애하는 X' 김유정. 사진=티빙
'친애하는 X' 김유정. 사진=티빙

김유정은 극단적인 '백아진' 캐릭터와 현실의 자신을 분리시키기가 쉽지 않았다고도 고백했다. 그는 "연기할수록 점점 감정이 피폐해지는 느낌을 받았다. 뿜어내지 못하고 안으로 꾹꾹 담고 있어 그랬던 것 같다. 답답함이 피곤함으로 바뀌더라"라며 "감독님, 스태프, 배우들 모두 '아진(김유정)이가 제일 힘들 거라면서 많이 위로해 주고 격려해 주셨다. 일부러 작품 외에 사적인 이야기를 많이 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조금씩 괜찮아 지더라"라고 말했다.

아울러 김유정은 "아직까지 '친애하는 X'에서 벗어나는 중인 것 같다"라며 "촬영을 마치고 여행도 다녀왔지만, 캐릭터뿐만 아니라 소재나 스토리에서 오는 자극이 있어서 털어내는데 시간이 필요했다. 방영이 시작되면서 다시 상기가 돼 더 걸리는 것 같다"고 전했다.

김유정은 극 중 자신이 파멸로 이끈 많은 'X' 중에 '허인강'(황인혁)과 '최정호'(김지훈)에게 가장 안쓰러움을 느꼈다고 했다. 김유정은 "'백아진'에게 아무런 나쁜 짓도 하지 않은 사람들 아닌가. 현혹 당해서 결국 그런 결말을 맞이해 마음이 아팠다"고 했다.

그 어떤 작품보다 고된 작업이었지만 김유정은 "'백아진'이 무섭다는 연락이 많이 왔다. 가족들과 주변 사람들은 '김유정'이라는 사람을 잘 알지 않나. '백아진'을 보면 이질감이 들어서 못 보겠다는 이야기도 많았다. 더불어 고생했다, 잘했다는 말을 들으면 정말 뿌듯했다"며 미소 지었다.

김유정은 "사실 '친애하는 X'는 처음부터 '결말'이 보이는 작품이다. 결국 '인간성'이란 무엇인가를 생각하게 만든다. 마지막에 어떻게 파국으로 치닫게 되는 지 집중해서 보면 좋을 것 같다"고 귀띔했다.

'친애하는 X' 김유정. 사진=티빙
'친애하는 X' 김유정. 사진=티빙

2003년 TV 광고모델로 데뷔한 김유정은 일찍이 10대를 대표하는 배우 유망주로 떠올랐다. 어린 시절 임수정, 송혜교, 한효주, 문근영, 김하늘, 신세경, 한가인, 유이 등 수많은 여배우들의 아역을 도맡으며 존재감을 과시했다.

안정적으로 성인 연기자 진입에 성공한 김유정은 다수의 히트작에서 활약하며 대체불가한 주연배우로 날아올랐다.

'아역' 출신으로, 범접할 수 없는 '경험'과 탄탄한 연기력을 구축했지만 또래 여배우들과 경쟁 아닌 경쟁을 펼쳐야 하는 것은 숙명이나 다름없다.

김유정은 "천천히 가려고 노력하고 평온을 유지하려 한다. 그런데도 집에서 혼자 있을 때 불안하거나 조급할 때가 있다. '뭔가 잘해야 하지 않을까' '보여 줘야 하지 않을까'라는 마음에 사로잡히기도 한다. 하지만 그만큼 일에 애정을 가지고 있는 증거라고 생각한다"라며 "불안함이나 조급함에 잠식당하지 않아야 하지만 유지하고 가야 정신 차리고, 스스로 다잡으면서 걸어갈 수 있지 않을까 싶다"고 털어놨다.

그러면서 김유정은 "'친애하는 X' 반응이 굉장히 좋았다. 워낙 강렬한 캐릭터여서 한편으로는 부담도 있었다"라며 "앞으로 스스로 기대치를 많이 낮추려고 한다, 보는 분들도 저에 대한 기대치를 낮추면 좋겠다. 새롭게 시작하는 마음으로 차분하게 활동해 나갈 생각이다"라고 말했다.

 

뉴스컬처 노규민 pressgm@nc.pre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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