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엠투데이 임헌섭 기자] 추운 계절이 시작되면 어김없이 자동차 예열 필요성에 대한 논쟁이 반복된다.
일각에서는 최신 차량이 전자제어 기술로 발전했기 때문에 예열이 필요 없다고 주장하지만, 전문가들은 여전히 예열이 반드시 필요한 과정이라고 강조한다. 기술이 발전했어도 엔진과 변속기의 구조적 원리는 바뀌지 않았기 때문이다.
예열이 필요한 근본적인 이유는 엔진오일과 변속기오일의 정상 순환을 위함이다. 시동 직후 엔진 내부는 윤활유가 충분히 퍼지지 않은 상태인데, 이때 즉시 고부하 운행을 시작하면 내부 마찰과 손상이 커진다.
변속기 오일 역시 작동 온도에 도달해야 유압이 안정적으로 형성되며, 저온 상태에서는 변속 충격이 증가할 수 있다.
또한, 예열은 촉매 보호 목적도 있다. 냉간 상태에서 곧바로 고회전 운행을 하면 촉매 효율이 떨어지고, 장기적으로는 성능 저하를 초래할 가능성이 있다.
과거 차량과 비교하면 기술적인 변화는 분명 존재한다. 연료 분사 제어 기술이 크게 발전한 현대 차량은 전자제어장치(ECU)가 자동으로 연료량을 조절해 냉간 시동 시 RPM을 안정적으로 유지한다.
엔진오일 역시 저온 유동성이 크게 개선돼 시동 직후 빠르게 윤활이 이루어지며, 변속기는 대부분 TCU 기반 보호 로직을 탑재해 저단에서 부드러운 초기 주행이 가능하도록 한다.
그렇다고 장시간 예열이 정답은 아니다. 10분 이상 공회전을 지속할 경우 연료 소모가 커지고, 디젤 차량의 경우 공회전으로 인한 배출가스 저감장치(DPF) 퇴적 증가, 불완전 연소로 인한 카본 축적 등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다.
전문가들이 권장하는 겨울철 올바른 예열 방법은 시동 후 최소 30초에서 1분간 공회전을 유지하면서 내비게이션을 설정하거나 차량 주변을 점검하는 정도의 시간을 두는 것이다.
이는 엔진오일이 오일팬에서 상부로 순환해 각 부품을 적시는 데 필요한 최소 물리적 시간이다. 이후 급가속 없이 저속 주행으로 서서히 온도를 올리면 효율적이고 안전한 예열이 가능하다.
계기판의 냉각수 온도 게이지가 중간 지점까지 올라오면 예열이 완료된 것으로 간주할 수 있으며, 이 시점부터는 평소와 같은 주행이 가능하다. 최근 일부 차량에는 전방 그릴 플랩이 적용돼 주행 중 온도 상승 속도를 더욱 빠르게 돕는다.
예열 논쟁은 오래됐지만, 차량 보호와 효율을 고려하면 적절한 시간의 예열은 여전히 필수적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일관된 의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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