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출 아픔을 딛고 2년 연속 홀드왕에 등극한 프로야구 SSG 랜더스의 베테랑 우완 투수 노경은은 이제 '베테랑들의 본보기'다.
뉴시스 보도에 따르면, 노경은은 올해 77경기에서 3승 6패 3세이브 35홀드 평균자책점 2.14를 작성하며 SSG 마운드의 허리를 든든히 책임졌다. 홀드 1위는 그의 차지였다.
지난해 38홀드를 수확하고 홀드 1위에 올라 생애 첫 타이틀을 거머쥔 노경은은 2년 연속 홀드왕에 등극했다. 2023년에도 30홀드를 챙겼던 노경은은 3년 연속 30홀드도 써냈다.
방출 아픔에도 포기하지 않고 도전해 이뤄낸 성적이다.
2018시즌을 마친 후 프리에이전트(FA)가 된 노경은은 KBO리그에서 새 팀을 찾지 못해 미아가 됐고, 호주 질롱 코리아 등에서 뛰며 현역 생활을 이어갔다. 그는 2019시즌 롯데 자이언츠와 계약하며 KBO리그에 돌아왔다.
부진으로 인해 2021시즌 후 롯데로부터 방출된 노경은은 은퇴 기로에 서기도 했다. 2022년 4월 SSG 유니폼을 입으면서 재기에 성공했다. 2024시즌 후에는 FA가 돼 SSG와 2+1년, 총액 25억원에 사인했다.
SSG 유니폼을 입은 뒤로 반등한 노경은은 "이 팀에 와서 필승조로 뛰면서 자신감이 붙었다. 저는 프로에서 대부분 1.5군, 2군 선수였고, 패전 처리를 하던 투수였다"며 "그러나 SSG에 와서 필승조로 뛰니 자존감이 많이 올라가더라"고 돌아봤다.
올해 홀드 1위를 놓고 노경은과 경쟁한 상대는 1985년생의 김진성(LG 트윈스)이다. 둘은 성남중 1년 선후배로, 절친한 사이다.
시즌 중반 김진성에게 '올해 홀드 1위는 네가 해야한다'고 했다던 노경은은 "(김)진성이가 30홀드를 기록한 후 좀처럼 홀드를 추가하지 못했다. 팀이 이겨도 5~6점차로 이기는 등 운이 따라주지 않았다"며 "제가 운이 좋았다"고 겸손해했다.
1984년생으로 불혹을 넘긴 나이에도 계속해서 도전해 2년 연속 홀드왕을 이뤄낸 노경은은 베테랑들이 닮고 싶어하는 선배가 됐다. 2차 드래프트를 통해 NC 다이노스에서 두산 베어스로 이적한 이용찬은 "노경은, 김진성 선배처럼 되고싶다"고 말하기도 했다.
노경은은 "긍정적이고 기분좋은 부담감, 책임감이다. 저로 인해 이제 구단들이 나이가 많은 선수들을 색안경 끼고 보지 않는다"며 "나이보단 실력이나 구위를 보는 분위기가 된 것 같아 뿌듯함이 있다. 물론 내가 힘이 떨어진 모습을 보이면 안된다는 강박도 생겼다"고 미소를 지었다.
비결은 특별할 것이 없다. 바로 '꾸준함'이다. 노경은은 원정 경기를 마치고 새벽에 도착해도 운동을 거르지 않는다.
노경은은 "저는 늘 '다이어트'에 비유한다. 다이어트를 하면서 하루, 이틀 하고 기름진 음식을 많이 먹으면 당연히 살이 빠지지 않는다"며 "꾸준히 해야 다이어트 효과가 있는 것처럼, 야구도 마찬가지다. 운동 루틴을 꾸준히 하면 시즌 첫 경기와 마지막 경기 때 체력도, 구위도 똑같다"고 강조했다.
물론 사람인지라 루틴을 거르고 싶을 때도 있다. 그러나 노경은은 "공이 안 가면 더 스트레스를 받는다. 새벽에 도착해서 운동을 안하고 집에 가면 그게 더 스트레스다"고 말했다.
40세가 넘은 그가 언젠가는 체력이 저하될 것이라는 시선에 노경은은 더욱 오기를 품는다.
노경은은 "내가 언젠가 체력 저하를 겪을 것이라는 시선이 있다. 그런 말이 오히려 원동력이 됐다. 오기가 생겼다"며 웃었다.
내년이면 만 42세가 되는 노경은의 목표는 30홀드다. "홀드를 추가하는 것이 팀에 도움이 되는 일이고, 하나하나 쌓아가는 것이 동기부여이자 유일한 낙"이라고 했다.
올해 홀드왕 수상으로 최고령 수상 기록(41세 8개월 13일)을 써낸 노경은은 "시상식에서 무대 위에 올라가는 것이 두려워 2위를 하고 싶다는 생각도 했다. 너무 긴장된다"며 "그런데 상을 받고 내려오면 또 받고 싶은 마음이 생긴다"고 홀드왕 욕심을 내비쳤다.
아직 '은퇴'라는 단어는 머릿속에 없다.
노경은은 "계약 기간까지는 계속해서 뛰고, 성적이 좋으면 계속 도전하고 싶다. 진짜 힘들어서 스스로 '나 이제 안되겠다'는 생각이 들면 은퇴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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