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아이 아세요?"…실종아동 집 찾아주려 미용실 뒤진 경찰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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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아이 아세요?"…실종아동 집 찾아주려 미용실 뒤진 경찰들

연합뉴스 2025-11-26 10:00:02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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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살배기 맨발로 홀로 길거리 배회하다 경찰·시민 도움 무사 귀가

(군포=연합뉴스) 권준우 기자 = "혹시 이 아이 아시는 분 계세요?"

지난달 8일 오후 1시 30분께 경기 군포시의 한 주택가 미용실에 3살 남자아이를 안은 경찰관들이 들어왔다.

실종 상황이 찍힌 CCTV 영상 갈무리 실종 상황이 찍힌 CCTV 영상 갈무리

[경기남부경찰청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경찰 품에 안긴 아이는 내복 차림이었고, 신발도 신지 않은 발은 새까맸다. 표정은 잔뜩 겁에 질린 채였다.

아이는 10분 전인 오후 1시 20분께 미용실 앞 골목에서 처음 발견됐다. 어디서 나타났는지도 모를 이 아이는 차들이 오가는 이면도로를 맨발로 혼자 두리번거리며 걸었고, 후진하던 대형 청소차를 피해 서툰 걸음으로 뒷걸음질 치기도 했다.

이윽고 아이는 발길을 따라 차들이 많은 큰 도로 부근까지 내달렸다.

자칫하면 사고로 이어질 수 있는 상황. 가까스로 아이를 붙잡은 건 옆을 지나던 시민 박한균·심우철(35) 씨였다.

이들은 아이를 안아서 안전한 골목길 한쪽으로 데려온 뒤 집을 물었으나 아이는 말이 서툰 듯 대답하지 못했다. 행인을 붙잡고 물어도 아이를 아는 사람은 나오지 않았다. 이에 박씨가 아이를 돌보는 동안 심씨가 112에 신고했다.

3분 뒤 현장에 도착한 군포 금정파출소 허정원 경위와 경찰관 3명은 박씨 등으로부터 아이를 인계받아 주변 수색을 시작했다. 그러나 다세대주택이 밀집한 현장 주변에서 말 못 하는 아이의 집을 찾는 건 사실상 불가능했다.

그때 허 경위의 눈에 들어온 것은 아이의 머리카락이었다. 마치 최근에 미용실을 다녀온 듯 정돈된 머리를 본 허 경위는 동료들과 근처 미용실을 찾아 아이에 관해 물었고, 때마침 손님 중에 아이를 아는 사람이 있었다.

아이의 집은 미용실로부터 150m가량 떨어진 다세대주택 지하였다. 아이의 엄마는 베트남 국적으로, 당시 안방에서 외출 준비를 하느라 아이가 집 밖으로 나간 사실을 몰랐다며 경찰에 감사를 표했다.

허 경위는 "자칫 사고가 나거나 실종으로 이어질 수도 있었는데 시민분들이 아이를 붙잡고 경찰에 신고해 무사히 집으로 돌려보낼 수 있었다"며 "아이나 치매 노인의 경우 '안전드림' 홈페이지에 지문과 얼굴 등록을 해 두면 실종 사고 예방에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실종 상황이 찍힌 CCTV 영상 갈무리 실종 상황이 찍힌 CCTV 영상 갈무리

[경기남부경찰청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경기 군포경찰서는 아이를 발견해 사고를 예방하고 경찰 출동 전까지 돌봐준 박씨 등에게 감사장을 전달했다고 26일 밝혔다.

박씨는 "요즘 타인에 무관심한 사람들이 많은데 때로는 관심 있게 지켜보는 것도 좋다고 생각한다"며 "너무 무관심한 사회가 아니었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밝혔다.

김평일 군포서장은 "그냥 지나칠 수도 있었는데 두 분의 세심한 관심과 적극적인 행동 덕에 아이를 신속히 가족에 인계했다"며 "앞으로도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stop@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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