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 하정우가 '윗집사람들'에 전체 자막을 넣은 현실적 배경

실시간 키워드

2022.08.01 00:00 기준

감독 하정우가 '윗집사람들'에 전체 자막을 넣은 현실적 배경

엘르 2025-11-26 01:28:57 신고

하정우 '감독'의 네 번째 장편 영화, 〈윗집사람들〉은 공동주택 거주자라면 누구나 경험했을 층간소음을 소재로 합니다. 그것도 가장 민망하고 듣기 괴로운, '섹다른' 층간소음 탓에 벌어지는 일들을 그리죠. 6개월 동안 매일 밤 '비현실적 부부'가 내는 소음을 참은 아랫집 '초현실적 부부'는 이상하게도 윗집 사람들을 융숭하게 차린 저녁식사에 초대합니다. 폭력 사태가 벌어져도 놀라울 것 없는 마당인데 말이죠. 하정우는 이 어색한 자리에서 네 사람이 나누는 대화를 약 두 시간에 걸쳐 집요하리만치 비춥니다. 모두가 서로의 욕망을 고백하고, '정신적 나체' 상태가 될 때까지 말이죠.


영화 〈윗집사람들〉

영화 〈윗집사람들〉


〈윗집사람들〉의 원작은 스페인 영화 〈센티멘탈〉이 원작입니다. 하정우가 이 작품을 한국에서 다시 만들고자 했던 이유는 뭘까요? 감독과 각본, 주연까지 맡은 그와 함께 공효진, 김동욱, 이하늬가 25일 기자간담회에서 영화와 관련한 물음에 답했습니다. 이에 앞서 같은 날 새벽 별세한 대선배 故 이순재를 추모하는 것도 잊지 않았습니다.


먼저 하정우는 원작에 비해 〈윗집사람들〉이 '보다 영화적'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센티멘탈〉은 유머 코드의 표현이 다소 절제돼 있는데, 〈윗집사람들〉은 오히려 이를 강조하려 했다는 거죠. 그는 "캐릭터도 속마음을 좀 더 드러내도록 바꿨고, 부부 요가나 (성적 암시가 있는) 요리 장면을 넣어 전체적 온도와 에너지를 올리려 했다"라고 밝혔습니다. 원작의 배경음악은 두 곡 정도 밖에 없었지만 〈윗집사람들〉에 훨씬 많은 노래를 삽입한 건 이 때문입니다. 〈센티멘탈〉을 통해 문화와 환경이 달라도 사람 간의 관계는 똑같이 어렵고, 조심스러우면서도 동시에 대담할 수 있다는 걸 느꼈던 것이 〈윗집사람들〉의 출발점이고요.


영화 〈윗집사람들〉

영화 〈윗집사람들〉


107분의 러닝타임 동안 네 배우는 거의 한시도 쉬지 않고 대사를 토합니다. 그래서 대본을 '맛있게' 살리는 게 제일 중요한 영화이기도 하죠. 이를 위해 하정우는 네 명의 주연 모두와 주 5일 사전 리딩을 함께 할 배우도 섭외했습니다. 그럼에도 촬영 현장에서 포착된 빈 공간은 베테랑 배우들의 애드리브가 채웠습니다.


감독으로서의 노력은 또 있었는데요. 한국에서 개봉하는 한국 영화에 한국어 전체 자막을 넣는 시도가 그것입니다. 하정우는 "극 중 상황 자체가 판타지적인 측면도 있고, 문어체 대사가 많아서 관객들에게 사실적으로 표현하기 위해 자막을 선택했다"라며 "한국 영화 후기를 보면 '대사가 잘 안 들린다'는 반응이 많았던 것도 전체 자막을 넣게 된 이유"라고 말했습니다.


〈윗집사람들〉에서 윗집 부부는 하정우와 이하늬가, 아랫집 부부는 김동욱과 공효진이 연기했습니다. 하정우를 제외하고는 모두 기혼자 배우들이라 부부 연기에 큰 어려움은 없을 듯했는데요. 공효진은 "(김동욱과 제가) 둘 다 신혼이라서 (권태기를 겪는) 아랫집 부부를 이해하기 힘들었다"라고 너스레를 떨었습니다. 참고한 것은 결혼 기간이 오래된 부부들의 이야기라고 하네요.


영화 〈윗집사람들〉

영화 〈윗집사람들〉


반면 홀로 결혼을 하지 않은 상태에서 남편 캐릭터를 맡은 하정우는 "결혼한 세 명이 나누는 이야기를 유심히 들으려고 했다"라고 했습니다. 그는 "김동욱, 공효진, 이하늬 모두 결혼 생활은 각양각색이다. (나는) 결혼은 하지 않았지만, 오랜 연인이 있다면 부부와 비슷할 것 같다는 생각으로 임했다"라며 "비혼주의자는 아니다"라고 강조(?)하기도 했어요.


아랫집 아내 공효진과 윗집 아내 이하늬는 MBC 〈파스타〉 이후 십수 년 만에 재회합니다. 이를 두고 공효진은 "당시에도 너무 열심히 하는 이하늬를 보며 '저런 사람이 미스 유니버스 감이다' 싶었다. 친해지면 친해질수록 옆집에 살고 싶은 친구처럼 느껴진다"라며 일화 하나를 공개했어요. 〈윗집사람들〉 촬영 당시 이하늬는 임신 사실을 알고 공효진에게만 이를 귀띔했습니다. 공효진은 "(촬영하며) 테이블에 차려진 진수성찬 앞에서 입덧을 참으며 얼굴 한 번 찡그리지 않고 열심히 하는 얼굴을 보며 놀랐다"라고 회상했죠.


영화 〈윗집사람들〉

영화 〈윗집사람들〉


이하늬는 "공효진이 없었으면 이 영화를 하지 못했을 것"이라며 "(공효진은) 〈윗집사람들〉에서 감독과 배우 사이 다리 역할을 하며 프로듀서처럼 활약했다"라고 칭찬했습니다. 첫 만남이 성사된 〈파스타〉 당시 신인이던 이하늬는 "나중에 좋은 배우가 돼서 공효진 선배와 다시 만나고 싶다는 생각을 늘 해왔다"라고 했는데요. 힘든 상황에서도 〈윗집사람들〉을 선택한 건 공효진의 존재, 그리고 여자 배우들이 같이 할 수 있는 작품이기 때문이어서였습니다.


그렇다면 이 네 명의 조합은 어떻게 이뤄진 걸까요? 하정우는 "공효진에게 가장 먼저 시나리오를 건넨 건 〈윗집사람들〉의 연극적 대사를 가장 자연스럽게 표현해 줄 배우였기 때문"이라고 했습니다. 그는 공효진을 캐스팅한 후 그와 오랜 상의를 거쳐 김동욱과 이하늬를 차례차례로 섭외했습니다. 시나리오는 두 배우에게서 이끌어내고 싶은 이미지에 맞춰 작업했다고 하네요. 이렇게 공들여 만든 〈윗집사람들〉은 12월 3일 개봉합니다.


관련기사

Copyright ⓒ 엘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본 콘텐츠는 뉴스픽 파트너스에서 공유된 콘텐츠입니다.

다음 내용이 궁금하다면?
광고 보고 계속 읽기
원치 않을 경우 뒤로가기를 눌러주세요

실시간 키워드

  1. -
  2. -
  3. -
  4. -
  5. -
  6. -
  7. -
  8. -
  9. -
  10. -

0000.00.00 00:00 기준

이 시각 주요뉴스

알림 문구가 한줄로 들어가는 영역입니다

신고하기

작성 아이디가 들어갑니다

내용 내용이 최대 두 줄로 노출됩니다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이 이야기를
공유하세요

이 콘텐츠를 공유하세요.

콘텐츠 공유하고 수익 받는 방법이 궁금하다면👋>
주소가 복사되었습니다.
유튜브로 이동하여 공유해 주세요.
유튜브 활용 방법 알아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