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세 때 노숙 생활…잉글랜드 9부리그 거쳐 코트디부아르 대표 발탁
(서울=연합뉴스) 이영호 기자 = '노숙 청소년→홈리스 월드컵 출전→잉글랜드 9부리그 진출→코트디부아르 축구대표 발탁.'
2026 북중미 월드컵 아프리카 예선을 통과해 12년 만에 본선 무대에 나서는 코트디부아르 축구대표팀의 22세 공격수 리처드 코네(퀸스파크 레인저스)의 파란만장한 인생 역정이 팬들에게 감동을 주고 있다.
영국 공영방송 BBC는 25일(한국시간) 잉글랜드 챔피언십(2부) 퀸스파크 레인저스(QPR)에서 활약하는 공격수 코네의 성공 스토리를 전했다.
2003년 7월 코트디부아르 아비장에서 태어난 코네는 16세에 가난 때문에 노숙 생활을 해야만 했다.
발재간이 좋았던 코네는 친구로부터 코트디부아르 길거리 축구 단체인 '돈 포겟 뎀 어소시에이션'(Don't Forget Them Association)의 회장을 소개받은 뒤 인생이 뒤바뀌는 경험을 했다.
축구에 매진한 코네는 마침내 2019년 웨일스 카디프에서 열린 '홈리스 월드컵'에 코트디부아르 대표로 출전하는 색다른 경험을 했다.
홈리스 월드컵을 치른 뒤 양국 런던 해크니로 이주한 코네는 동네에서 축구하다가 우연히 이 모습을 지켜본 애슬래틱 뉴엄(9부리그)의 케네디 타바레스 회장의 눈에 들었다.
타바레스 회장은 BBC와 인터뷰에서 "코네가 혼자 축구를 하는 모습을 보고 뭔가 특별한 게 있다는 것을 바로 느꼈다"며 "코네를 팀 훈련에 초대했고, 이후 모든 게 달라졌다"고 말했다.
코네는 2019년 당시 10부리그였던 애슬레틱 뉴엄의 유니폼을 입고 그해 9월 데뷔전에서 해트트릭을 꽂는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코네는 2019-2020시즌(공식전 20골)과 2020-2021시즌(공식전 5골)을 통틀어 40경기를 뛰며 25골을 뽑아내는 활약으로 팀의 에식스 시니어 리그(9부) 승격을 이끌었다.
이후 두 시즌 동안 공식전 90경기에서 82골을 넣는 엄청난 활약을 이어간 코네는 2022-2023시즌이 끝날 무려 '프로팀'들의 주목받기 시작했다.
코네는 2023년 여름 리그원(3부리그) 소속 위컴 원더러스의 초청으로 테스트를 받고서 2024년 1월 정식 계약하며 진정한 프로 선수로 거듭났다.
코네는 2024년 10월 피터버러전에서 9분 만에 3골을 몰아쳐 잉글리시풋볼리그(EFL·2~4부) 역대 최단 시간 해트트릭을 달성하는 기쁨을 맛봤다.
특히 코네는 EFL 선정 2024-2025시즌 올해의 선수와 영플레이어를 모두 휩쓸었고, 마침내 지난 8월 2부리그 소속 QPR로 이적하며 또다시 한 단계 도약을 이뤄냈다.
이런 가운데 코네는 코트디부아르 대표팀으로 처음 발탁돼 지난 19일 오만과 평가전에 후반 17분 교체로 출전하며 A매치 데뷔전을 치르는 기쁨도 누렸다.
이제 코네의 꿈은 2026 북중미 월드컵 무대를 밟는 것이다.
코네는 BBC와 인터뷰에서 "6년 전 홈리스 월드컵이 제 인생을 바꿨다. 제가 지금까지 올 수 있는 길을 열어줬다"며 "제가 축구를 하는 이유는 국가를 대표하기 위해서다. 아프리카 네이션스컵을 넘어 언젠가는 월드컵까지 뛰는 꿈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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