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배송=발암물질’ 발언, 갈등만 키우고 해법은 실종[기자수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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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배송=발암물질’ 발언, 갈등만 키우고 해법은 실종[기자수첩]

이데일리 2025-11-24 05:11:00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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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이데일리 김은비 기자] “심야 노동은 국제 암 연구소가 2급 발암 물질로 규정할 정도로 해롭다”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이 최근 기자회담에서 새벽배송에 대해 언급한 발언이다. 심야시간대 지나친 근무가 과로의 주요 원인으로 지목돼 온 만큼, 노동자의 건강권을 충분히 보장해야 한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하지만 고용과 노동을 총괄하는 장관의 발언은 더 신중해야 한다. 이번 메시지는 ‘새벽배송 = 발암물질’이라는 지나치게 단순한 인상만 남겨, 오해와 갈등을 키우고 제도 개선 논의를 극단적 새벽배송 금지로 좁힐 우려가 있다.

단순 규제로만은 해답을 찾을 수 없다. 새벽배송이 이미 국민들의 일상 깊숙이 파고든 현재 논의는 이보다 훨씬 현실적이고 합리적인 접근이 필요하다. 경제적 파급 효과가 커, 산업 위축은 물론 일자리 감소, 소비자들의 편의 저하가 자명하기 때문이다.

한국로지스틱스학회에 따르면 새벽배송과 주 7일 배송이 중단될 경우, 택배 주문량이 약 40% 감소하면 연간 54조 3000억원의 손실이 발생할 것으로 추산된다. 새벽배송을 전면적으로 내세우고 있는 쿠팡의 월간 활성 이용자수(MAU)는 2400만 명에 이른다. 이에 소비자들은 물론 매출 감소를 우려한 소상공인 판매자, 쿠팡 기사들마저 반대 목소리를 내는 실정이다.

결국 핵심은 산업 생태계를 유지하면서도, 안전하게 일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다. 한국노동자총연합회도 새벽배송 전면금지에는 동의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이는 노동자뿐 아니라 소비자·기업 모두 공감할 것이다. 야간시간 근로시간 및 휴식 보장 등 실질적 대책이 필요하다.

문제는 노동시간 단축을 달성하기 위한 방법을 두고 노사 간의 입장차가 극명하다는 점이다. 더불어민주당 주도로 출범한 택배 사회적 대화 기구가 출범 한 달째 공회전을 거듭하고 있다. 정부는 합의점을 도출할 수 있도록 적극적이고 균형 잡힌 중재 역할을 해야 한다.

정부의 역할은 문제가 있다고 무조건 규제와 제제를 가하는 것이 아니다. 산업이 지속적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기반을 지키면서도, 국민의 안전을 보장하는 촘촘한 안전망을 설계할 수 있도록 나아가야 한다.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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