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이 변화는 김치, 세계에 어떻게 판매했나[1등의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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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이 변화는 김치, 세계에 어떻게 판매했나[1등의맛]

이데일리 2025-11-22 10:00:00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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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푸드 어벤저스가 모였다.”

세계로 뻗어가고 세계가 주목하는 K푸드 탑티어 회사들이 직접 K푸드의 흥미진진한 스토리를 들려드립니다. 매번 먹는 거라 익숙하지만 실은 잘 모르는 우리 식품의 깊고 진한 맛을 맛볼 수 있을 겁니다. 김치(대상)-만두(CJ제일제당)-유산균(hy)-빵(SPC그룹)-제과(롯데웰푸드)-아이스크림(빙그레)-맥주(OB맥주)-두부(풀무원) 등 각 분야의 1등 회사가 이름을 내걸고 매주 토요일 [1등의맛]을 배달합니다. <편집자주> (33)

[최혜영 대상 글로벌김치연구팀장] 한국을 대표하는 음식으로 김치는 단연 빠질 수 없는 존재다. 코로나 팬데믹 기간에도 김치는 건강식으로서 세계인의 주목을 받았으며, 이후 K푸드 열풍과 함께 그 관심은 꾸준히 높아지고 있다. 최근 미국, 영국, 프랑스, 아르헨티나 등 여러 나라에서 ‘김치의 날’을 제정해 김치의 문화적 가치와 우수성을 함께 공감하고 있다는 사실이 놀랍지 않은가. 지난 2013년 우리의 ‘김치와 김장 문화’가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으로 등재됐다. 현재까지 단일 음식 또는 조리 행위가 등재되는 것은 전 세계적으로 극히 드문 일이며, 발효식품으로서는 김치가 유일하다. 한국의 전통 발효문화가 지닌 과학성과 공동체적 가치를 세계적으로 인정받은 결과라 할 수 있다.

대상 종가 김치 (사진=대상)


우리 고유의 김치는 다른 식품에서 보기 어려운 고유한 특성을 지닌다. 그 핵심은 바로 시간의 흐름에 따라 발효가 지속적으로 진행되고, 이에 따라 맛이 끊임없이 변화한다는 점이다. 전 세계 어디에서도 제조 후에 성질이 계속 변하는 식품은 찾아보기 어렵다. 이러한 특성은 김치를 특별하게 만드는 동시에, 글로벌 시장에서의 품질 일관성과 소비자 커뮤니케이션을 유지하기 위한 큰 도전 과제이기도 하다.

김치는 배추, 무, 고춧가루, 마늘, 생강 등 다양한 농산물에 감칠맛과 풍미를 더하는 액젓류가 더해져 만들어진다. 계절·산지·품종에 따라 품질 편차가 있는 농산물의 조합과 이를 먹이로 삼아 발효를 진행하며 끊임없는 맛의 변화를 만들어내는 유산균. 김치는 수많은 변수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는 ‘살아있는 시스템’이라 할 수 있다. 이러한 예측불허 김치를 전세계 식탁으로 전달하기 위해서는 변화하는 발효 패턴을 과학적으로 제어하고 일정하게 유지하기 위한 지속적인 연구와 기술 개발이 반드시 필요하다.



사람의 얼굴이 다르듯이 배추 역시 개체마다 특성이 다 다르다. 이러한 원료를 제어하는 것도 필요하겠지만 김치의 제조 균일성을 확보하기 위한 첫번째 핵심 단계는 절임공정이라 할 수 있다. 절임은 단순히 짠맛을 주는 과정이 아니다. 배추 세포벽이 소금물 속에서 수분을 내보내며 구조를 단단히 하고, 유산균 발효가 잘 일어날 수 있는 기본 바탕을 만들어준다. 따라서 절임 공정은 김치 품질의 출발점이자, 연중 배추 품질 변화를 고려한 장기적 관리·개선이 필수적인 공정이다. 1년 내내 다양한 산지와 계절의 배추로 동일한 품질의 절임배추를 생산해야 하기에, 절임은 연구자에게 늘 긴장과 집중을 요구한다. 이후 각 단계에서 정밀하게 계산된 양념 배합과 선택된 유산균의 투입을 통해 우리가 설계한 발효 단계로 유도하는 것, 그것이 곧 김치 제조의 과학적 기본 원리이다.

김치와 떼려야 뗄 수 없는 존재가 있다면 그것은 바로 유산균이다. 조선시대 문헌인 규합총서에는 동치미를 “천연 소화제”로 기록하고 있으며, 기름진 음식을 먹은 뒤에는 석박지를 권하는 내용도 등장한다. 또한 동의보감에는 병자나 어린이가 백김치를 먹으면 자극 없이 소화를 돕는다는 기록이 전해진다. 현대의 과학적 연구 관점으로 우리 전통의 지혜를 되짚어보면, 그 근거의 대부분은 바로 김치 속 다양한 유산균의 생리적 효능에 있다. 이들은 장내 환경을 개선하고, 면역 기능을 증진시키며, 발효 과정에서 김치 특유의 풍미와 깊은 맛을 형성하는 핵심 미생물군으로 작용한다. 특히 종가 김치에는 종가만의 고유한 유산균 균주가 사용된다. 이 유산균들은 종가 김치만의 독특한 맛과 향, 그리고 일정한 발효 패턴의 재현성을 만들어주는 가장 고마운 미생물이라 할 수 있다.

전 세계인의 관심을 사로잡은 김치는, 식품 연구원에게 있어 가장 큰 도전정신을 요구하는 식품이다. 김치 연구의 길은 결코 쉽지 않지만, 김치를 통해 한국의 발효문화를 세계에 알릴 수 있다는 사명감과 자부심으로 앞으로도 더욱 깊이 있는 연구를 이어가고자 한다.

최혜영 대상 글로벌김치연구팀장 (사진=대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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