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연합뉴스) 박세진 기자 = "공공 시설 육상트랙은 주민들에게 전면 개방해야 하는 것 아닌가요."
지난 21일, 대구 동구 율하동 박주영축구장 앞.
주민 김모(30대) 씨는 "쉬는 날 러닝을 하러 박주영축구장에 왔는데 대관료를 내야 이용할 수 있다는 말을 들으니 당황스럽다"며 이같이 말했다.
김씨는 그러면서 "인도나 도로에서 달리면 민폐 소리를 듣는 분위기인데 공공시설마저 자유롭게 이용하지 못해서 답답하다"고 덧붙였다.
최근 러닝 문화가 확산한 가운데 대구 동구가 대관료를 받고 주민들에게 개방하는 박주영축구장 육상트랙 운영 방침이 논란이 되고 있다.
박주영축구장은 지난 2010년 동구 출신인 전 축구 국가대표 박주영의 활약을 기념하고자 금호강변 율하체육공원 내에 개장한 시설.
동구 민원 홈페이지에도 관련 내용이 올라왔다.
주민 정모 씨는 "축구장은 이용료를 받을 수 있지만 육상트랙 이용료를 받는 곳은 동구청이 유일할 것"이라며 "선수들이 훈련한다고 하면 이런 민원 자체를 제기하지 않았겠지만 주로 개인사업자나 조기축구회가 이용하는데도 트랙을 개방하지 않는다"라고 주장했다.
동구의회에서도 주민들과 비슷한 지적이 제기됐다.
김동규 동구의원(안심 1·2동)은 "박주영축구장은 상업적 용도로만 활용하려고 만든 시설이 아니다"라며 "러닝 수요가 높아져서 1년여 전부터 주민이 육상트랙을 무료로 이용할 수 있도록 관리 방안을 만들어달라고 동구청에 요청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동구와 달리 이웃 지역인 수성구에 있는 대구스타디움 보조경기장과 수성구민운동장은 더 폭넓게 개방되고 있다.
대구시는 대구스타디움 보조경기장 육상트랙을 동절기(오전 6시∼9시, 오후 6시∼11시)와 하절기(오전 5시∼8시, 오후 7시∼11시)로 나눠서 개방한다.
수성구는 수성구민운동장 축구장을 둘러싸는 굵은 모랫길(마사토)을 24시간 이용하도록 열어놨다.
동구는 그동안 '대구시 동구 체육시설 관리 및 운영' 조례에 따라 축구장과 부속시설을 함께 대관해야 한다며 육상트랙을 주민들에게 개방하지 않았다.
박주영축구장의 시간당 대관료는 7만5천원∼15만원이다.
그러다 지난 8월부터 매일 오전 6시∼8시에 한해 육상트랙을 무료 개방하고 있다.
동구 체육진흥과 관계자는 "내년부터는 육상트랙 전면 개방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psjpsj@yna.co.kr
Copyright ⓒ 연합뉴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본 콘텐츠는 뉴스픽 파트너스에서 공유된 콘텐츠입니다.